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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사의 고충인빤따 선교이야기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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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06일 (목) 11:24:36
최종편집 : 2023년 04월 06일 (목) 11:40:48 [조회수 :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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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양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말없이 사라지다. 클락, 한국호텔에서 바라본 석양.

     감리교 필리핀 선교사회 1분기 모임을 갖기 위해 클락에 위치한 한국호텔에 가게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접수를 마치고 잠시 호텔에서 쉬는 시간에 나는 내일 단체로 받게 될 마사지를 미리 받기로 하였다. 이유는 지난 주일 치료대도 없이 불편한 자세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다보니 내 허리가 많이 아프고 그리고 인빤따에서 클락까지 약 6시간의 차량운행으로 너무 몸이 피곤하였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마사지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불건전한 것이 아니고 어린이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싸고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주택 가까이서 운영하는 매우 건전한 휴식요법이다. 1만원이면 받을 수 있는 마사지로 피곤을 풀 수 있다는 것은 필리핀 와서 누리고 싶은 일 중의 하나이다.

     마사지사를 호텔측에 부탁하니 약 30분 만에 마사지사가 도착하는데 입에 마스크를 써서 얼굴은 잘 알아볼 수 없으나 키가 매우 작고 몸이 매우 말라서 혹시 미성년자가 아닌가하고 나이를 물어보니 20살이나 되는 아가씨였고 나중에 알고 보니 잘 먹지를 못해서 키가 자라지 못하고 몸이 마른거였다. 마사지 보다도 내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과 삶'에 관한 것이다. 너무 어리고 약해 보여서 어떻게 마사지를 하게 되었느냐고 물은 나의 질문과 함께 그녀의 가정사항을 모두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벨(Bel)이었고 공교롭게도 그녀의 고향집은 내가 이번에 선교사역하던 인빤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로라(Aurora) 딩갈란(Dingalan)지역이었다. 놀랍기도하고 반갑기도 하다.

     벨은 가정살림이 어려워 11학년까지 다니다 중퇴하고 이 길을 들어서게 되었다. 아버지는 49세인데 병이들어 몸저 누워있고, 어머니는 40세인데 자기를 낳은 후 14년이나 지나 다시 아기를 낳기 시작하여 현재 6살 미만의 남자 동생 2명과 여자 동생 2명을 더 낳아서 그 아이들 기르느라 집안일만 하고 돈을 벌 수 없단다. 그 아이들이 아니라도 자기 고향엔 일거리가 없어 자기 마을 사람들은 거의 놀고 지내며 하루에 한끼 정도 먹고 간신히 살아가는 이들도 있고 그것도 못 먹고 굶는 사람들도 많단다. 벨은 그래도 고등학교까지 다니던 학생이었기에 어린 동생들과 아파서 누워계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도시로 나오게 되었다. 여비를 빌려서 약 8시간 걸려 클락에 까지왔지만 며칠 동안 일거리가 없어 길에서 서성이다가 한 여자분을 만나고 그분에 의하여 마사지를 배우게 되었다.

     마시지를 하면 하루에 얼마나 버냐고 물었다. 호텔에서 나같은 손님이 부르면 550페소를 받는데 그 중에서 200페소는 호텔측에 주고 그리고 250페소는 마사지 업소 주인에게 주고 자기에게 돌아 오는 것은 고작 100페소란다. 한국돈으로 약 2300원 정도이다. 말도 안되는 노동력 착취다. 이런 류의 유흥업소의 사회구조가 거의 그렇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까지 착취당하는 줄은 몰랐다. 그렇게 100페소를 벌면 그것을 바로 고향의 엄마에게 송금한단다. 자기가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 모두가 굶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단다. 가끔 손님이 많고 팁을 넉넉히 받는 경우에는 밥을 사먹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굶는단다. 그래서 벨의 모습이 그렇게 야위고 작은 모양이다. 잠은 어디서 자느냐니까. 주인집에서 다른 마사지사들과 함께 자는데 조그만 방에 7명이 자서 침대 위와 방바닥 그리고 침대 밑에까지 들어가서 잔다고. 이제 겨우 20살 밖에 안된 처녀가 너무나 고생이 심하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지만 학자금도 없고 마사지에 전념하다보니 공부할 시간을 낼 수도 없다고.

     마사지 받을 맘이 싹 가셔 버렸다. 피곤해서 마사지좀 받고 쉬려 했다가 벨의 말을 듣고 나니 정신이 버쩍 든다. 순간 내가 그동안 살아온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넉넉하게 살았으며 그리고 얼마나 안일하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에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왔는가를 스스로 반성하게 되다. 벨이 사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사지를 받을 기분이 전혀 아니다. 마사지를 받지 않겠다고하니 벨이 수입이 걱정이 되는지 울상이다. 마사지 받는 것을 포기하고, 벨에게 서비스비 550페소를 주고 그리고 별도로 팁을 1000페소 주면서 열심히 살라고 격려하다. 그리고 내가 다시 인빤따 가게 되면 너의 고향마을 오로라(Aurora)도 꼭 방문하여 너의 아버지도 치료해 주고 마을사람들도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하다. 벨이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호텔 방문을 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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