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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가네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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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03일 (월) 00:59:19
최종편집 : 2023년 04월 03일 (월) 01:03:46 [조회수 : 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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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이 있다면 ‘치매’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때면 치매만큼은 절대 겪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도 그렇다. 자주 사용하던 단어가 입에서만 맴돌 뿐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고, 오랜 기간 사귀어 온 사람을 대면하고 있는데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건망증으로 일상에서 잦은 실수를 반복할 때면 치매가 아닐까 은근히 두려움에 휩싸이곤 한다.

아들 셋을 모두 의사로 키워내고 세계 곳곳을 다니는 외교관으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어느 중년의 남성은, 직원이 들고 온 서류의 결재란을 찾지 못하면서 치매가 발견되었다. 오랜 시간 아내의 정성스러운 돌봄에도 불구하고 결국 화분에 뿌려진 돌을 씹어먹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치매가 얼마나 가슴 아픈 질병인지, 가족들은 또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다른 질병들 역시 무섭고 두렵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고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것,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온 숱한 날들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것만큼 슬픈 일이 있을까. 치매-알츠하이머는 암보다 무서운 병으로 불린다.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두려움을 불러온다. 

알츠하이머는 독일인 의사 알츠하이머 박사가 처음 보고한 병으로,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는 65세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5~10퍼센트 정도가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치매를 의심할 정도가 되면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초기 자각 증상이나 발병 시기가 뚜렷하지 않아서 그렇다. 특히 초로기 치매는 일반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 속도가 빨라 인지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30대부터 뇌의 노화가 진행되므로 이 시기부터 평소 두뇌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젊은 치매 환자가 늘어나면서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친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젊은 나이에 겪는 심각한 건망증이나 기억력 감퇴를 뜻한다.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건망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마트폰 등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 직장이나 학교에서 겪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등을 꼽는다. 
 
스마트폰의 경우 우리 생활 전반적인 영역을 지배하면서 이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이에 따라 뇌기능 둔화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디지털치매(Digital dementia)라고도 하는데,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잊어버리는 증상을 말한다. 생활에 심각한 위협이 따르는 것은 아니어서 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를 유발해 공황장애, 정서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도 영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데, 실제로 우울증에 걸리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서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한 ‘필름이 끊겼다’는 단기 기억상실을 자주 경험할 경우 추후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의사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지속적인 학습이나 독서, 과도한 음주나 흡연 자제, 충분한 수면 등 뇌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등을 시도해야 한다. 더 많이 기억하고, 더 빨리 기억해 내고,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뇌 건강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푹 잘 자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배우고 익히기를 즐겨하며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금-여기’에 머무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멀어져가는 기억을 붙잡아 두기 위해 지금부터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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