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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에 찾아볼 만한 십자가 갤러리 'THE CROSS'‘그리심’ 대표 염영식 장로, 양평 서종 전원주택에 전문작가의 십자가 작품 400점 상설 전시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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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3월 22일 (수) 18:55:00
최종편집 : 2023년 03월 31일 (금) 07:58:38 [조회수 :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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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두물머리를 지나 양수역에서 황순원 문학관 ‘소나기 마을’쪽으로 가다보면 ‘샘말’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나지막한 언덕길을 올라서 보니 길에서 봤을 때 있을 것 같지 않았던 전원주택 몇 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샘말길 10번지. 십자가 갤러리 ‘더 크로스’가 자리 잡은 곳이다.

평생 꽃재교회를 섬기며 크리스천 디자인 회사 ‘그리심’을 운영온 하며 기독교문화에 기여하여 온 염영식 장로 부부가 이곳에 터를 잡은 때는 2년 전쯤이다. 은퇴를 앞두고 도심을 떠나 살려고 3~40여 곳을 발품 팔아 다니며 결정한 집이라고 한다. 염 장로는 이 주택 1층과 2층 한 켠에 전시공간 ‘더 크로스’를 마련하고 15년 동안 국내외에서 수집해 온 십자가 400점을 전시했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다.

“선교회나 주변 친구들이나 몇몇 교회에서 소식을 듣고 찾아옵니다. 인터넷같은 데서 보고 언제 가면 좋겠냐 고난주간에 가도 되겠냐 뭐 이런 문의들이 계속 오죠. 오시면 제가 안내해 드리고 둘러보시고 나서 차 마시며 대화도 하고 그러죠.”

콘노출콘크리트와 검정색 유리 프레임으로 건축해 모던하고 심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주택은 잔디가 있는 넓은 정원과 어우러져 막 기지개를 켜는 봄날의 햇살을 모두 받아내고 있었다. 모든 은퇴자들의 로망이라고나 할까 한켠에 텃밭까지 마련해 놓아서 평화롭기 그지없어 보였다. 염 장로는 일주일에 한두 번 회사일을 돌보느라 서울을 찾는 때 외엔 거의 이곳에서 지낸다고 한다.

 

   
▲ 양평 서종면의 샘말 자택에 십자가 갤러리 'THE CROSS'를 연 염영식 장로(꽃재교회, 그리심 대표)가 십자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가들과의 오랜 교제가 십자가 안목 높여

 

14년 전 성결교단의 해외선교위원장과 총회장을 지내고 지금은 은퇴한 천안성결교회 권석원 목사님을 만난 것이 십자가 수집의 계기가 됐다. 권석원 목사님이 2천여 점이나 되는 다양한 십자가를 교회에 전시해 놓았는데 그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각각의 십자가에 담긴 역사와 문화, 전통, 종파, 그리고 신앙고백에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천안성결교회 홈페이지(http://www.cehc.kr)에 들어가 보면 십자가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십자가를 수집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자신의 크리스천 디자인 회사의 사업과도 관련되어 있다. 업무상 기독교 이미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서 구입한 이미지는 다른 사람도 쓸 수 있어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회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가 필요했다. 직접 촬영을 위해 십자가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런 계기로 해서 모으기 시작한 것이 1년에 30~40점씩 됐다. 적지 않은 돈이 들었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으면 십자가를 찾게 되고 십자가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디라도 쫓아가서 관람하고 구입도 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감리회에서 유명한 송병구 목사님의 전시회도 찾아 안목을 높였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니까 점점 많은 작가를 알게 되더라고요. 한때는 50~60명 정도의 작가들하고 교제를 했어요. 처음에는 소품 성격의 것을 수집하다가 점차 전시회나 작가들의 공방을 찾아다니면서 작품성을 고려해 수집하는 것으로 바뀌어 갔어요.”

작가들과의 만남은 본인의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염 장로 자신도 공예와 관련된 공부를 했었기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소재발굴을 같이 하면서 그렇게 15년여 동안 교제를 이어갔다.

그래서 그런지 전시된 십자가들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다. 소재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창작 기법과 표현이 담대하고 실험적이어서 정형화된 십자가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넘어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때로 작가들이 창의성과 작품성만 따지다 보니까 기독교적인 의미나 해석을 작품에 담는 부분이 약한 경우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령 예수님이 쓰신 가시면류관의 가시를 8개로도 표현하고 10개로도 표현하는 무심(?)함이 보이면 성서에 지주 등장하는 숫자 7이나 12, 40 등의 의미를 알려주고 작품에 반영해 보라고 작가에게 권고하는 식이다. 이런 대화는 작가들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염 장로는 지금도 20여명의 작가들과 소통하며 십자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로 소재를 무엇으로 선정할지, 어떻게 표현할지 작가가 담으려는 의미에 대해 조언을 주고 받는 대화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면 연락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작가들이 생업을 이유로 작품활동을 멈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아주 유능하고 기대가 되던 작가들도 다수 있었는데 과외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작품활동을 유지한다고 해도 기독교가 아닌 상업적 작품에 열중하고 있는 듯하다는 현실을 알려줬다.

 

   
▲ 한국적 표현으로 만든 작품들

 

십자가 400점과 400가지 사연


갤러리 '더 크로스'에는 도자기나 목공 외에도 철제라든지 한지, 천, 유리, 못, 자개 같은 소재의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다. 갤러리의 작품 분류도 대부분 소재와 작가 위주로 나뉘어 있었다. 전시물마다 작가명과 작품명, 그리고 간혹 간단한 해설을 붙여놓아 신앙과 창의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도록 돕는다.

“이 십자가는 십자가 틀에 못을 박고 실을 꿰어 놓은 스트링 아트구요 요거는 이게 사순절 십자가인데 가운데 싹이 사십 개에요. 이건 십자가 수집가들도 보시기 쉽지 않은 100% 한지로 만든 십자가에요. 닥나무 종이를 여러 겹 합지해서 십자가 틀을 만들고 여기에다가 모시나 삼베, 고서古書, 나뭇잎, 돌가루, 지승끈 이런 한국적인 소재를 더해 만들었어요.”

“이 작품을 만든 작가는 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흙을 굽는 과정에서 수분함량을 조절해 이렇게 휘게 만들어 십자가를 표현한 거래요. 굉장히 어려운 기법인데 작가가 저걸 만들면서 담석이 왔다고 해요.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렇게 고난인 것을 체험하며 만든 작품이랍니다. 십자가가 이렇게 참 다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순절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민경숙 씨라고 굉장히 미 있는 퀼트 제품을 하시는 분 작품입니다. 비처럼 내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씨앗과 열매, 밤하늘의 별과 같은 약속, 그리스도의 보혈을 표현했어요.”

“다음 이 분은 자개로 노아의 방주를 십자가 안에 표현했어요. 비둘기도 있고요. 최근에 만나서 교제하는 작가이신데 홍대 나오시고 자개 명인에게 사사를 받았다고 해요. 이 십자가는 속이 썩은 나무로 만들었어요. 썩은 것에도 생명이 움튼다는 의미겠지요?”

“이 작품은 6개의 못 자국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이 못 박히신 자리 3개하고 예수님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신 말씀대로 자기가 못 박힌 자리 3개를 더해 6개의 못 자국을 남긴 거죠”

“이 춤추는 십자가는 물고기 12마리가 꿈틀거리는 형태로 표현했어요. 물고기 찾아보세요. 여기 전시된 작품 중에서 가장 비싸게 구입한 작품 중에 하나에요. 작품성이 아주 뛰어나요.”

 

   
 
   
 

 

언제든 환영, 사전 예약은 필수

십자가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과 구입과정을 모두 기억하는 듯 염장로의 설명은 끝이 없었다. 정말 구입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부담되어서 끝내 구입하지 못해 미련을 두고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마음에 두었다가 끝내 소장하게 된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목회하면서 작품활동하는 목사님의 생활을 도우려고 수년 동안 적지 않은 금액의 선교비를 보냈던 일화도 있다고 하니 400점 십자가에 400가지 사연이 있을듯하다.

작품설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방문자에게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작품마다 상세설명을 달아 놓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기자의 제안에 염 장로가 손사래를 쳤다. 관람자가 더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데 상세 설명서가 각자의 상상이나 해석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도록圖錄을 만들라는 주위의 권고를 두고도 고민만 하고 있다고 했다.

사순절도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마침 개나리와 목련이 꽃망울을 막 터트리고 있어서 주말쯤엔 만개할 듯하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지혜요 능력이 됨(고전1:18)을 겨울을 털어내는 봄나들이 길에 십자가 갤러리 ‘더 크로스’에서 묵상해 봄이 어떨까. 염 장로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했으니.

 

<“THE CROSS”>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샘말길 10
방문 전에 염영식 장로(010-5230-2110)와 시간을 정해야 한다. 

http://kko.to/XvvZKxVoXR

 

   
 
   
▲ 100% 한지를 이용해 만든 작품. 이태리에서 작품활동 하던 여성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 우련히 흐른 유약이 물고기 모양을 띠었다.
   
▲ 기와를 뚫거나 한복을 편 모양으로 십자가를 표현했다.
   
▲ 퀼트 작품
   
▲ 세상 짐을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왕관을 쓰고 한복을 입은 사람이 지게를 메고 손을 벌린 모양으로 십자가를 표현했다. 2010년 초 루터교에서 해외 손님들에게 이 십자가를 선물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 애착이 가는 십자가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염장로가 소개한 십자가다. 2010년 초 덕수궁 현대미술관 아트샵에서 5만원을 주고 산 십자가 인데 이후로 십자가 구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 꽃채교회 본당에 전시된 염장로의 십자가 전시물을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 통나무 조각을 펼치니 그 안에 아기 예수 탄생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 가톨릭적 요소가 담긴 작품은 이 전시장에 그리 많지 않다. 염장로가 일부러 수집을 피한듯 하다.
   
 
   
 
   
▲ 십자가 중앙에 40개의 순이 돋아나 있다.
   
 
   
 
   
 
   
 
   
 
   
▲ 자개로 노아의 방주를 표현한 작품
   
 
   
▲ 강렬한 느낌이 살아 있는 남미의 십자가들이 한국인의 핸드페인팅 작품과 함께 놓여 있다.
   
 
   
 
   
 
   
▲ 소장품중에 가장 비싸게 구입한 작품에 속하는 '춤추는 십자가'. 물고기 12마리로 표현했다.
   
 
   
 
   
▲ 색유리 작품
   
 

 

   
아래 작품들은 염장로의 주택 2층 공간에 전시된 십자가들이다.

 

   
 
   
 
   
 
   
 
   
 
   
 
   
 
   
 
   
 
   
▲ 6개 못자국 십자가
   
 
   
 

 

   
 

<“THE CROSS”>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샘말길 10
방문 전에 염영식 장로(010-5230-2110)와 시간을 정해야 한다. 

http://kko.to/XvvZKxVo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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