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삶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지만...

<바깥은 여름>, 김애란, 문학동네, 2017
   
   나는 이 책을 출판되었던 그 당시 2017년도에 읽은 적이 있다. 그때 감상은 시간이 너무나 흐른 나머지 도저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감정적인 측면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우연치 않게 다시 집어든 이 책을 보았을 때 그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렸다. 그것은 열린 결말이다. 

   열린 결말은 영화 인셉션과 같이 독자들이 스스로 상상해볼 수 있는 결말을 의미한다. 물론 김애란 작가가 그것을 진짜로 시도하고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감상을 말하자면 소설의 마지막을 열어두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책의 개괄을 설명하자면 김애란 작가의 단편집이다. 단편집이라는 말은 각 소설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짧은 글을 수록한 것으로 큰 주제는 동일할 지도 모르지만 그 내용은 각기 상이하다. 아무튼 그럼에도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암울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가 어떤 현실을 말하고, 보여주고자 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수록된 단편집의 분위기나 내용 그리고 주제가 생각보다 무겁다. 

   기억나는 단편집 중에 하나는 ‘노찬성과 에반’이다. 자세한 내용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노찬성이라는 글의 주인공이 자기합리화를 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면 ‘굳이 저런 선택을 하게 되는 사고의 흐름’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물론 극의 주인공이 어린 나이고, 책임감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이라고 말할 수 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과 말에 대한 모순적인 선택이 극의 분위기를 더욱 암울하게 한다. 

   책 전체의 분위기는 앞서 말한 대로 어둡고 축축하지만 마지막 단편집은 끝맺음을 희망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서로가 가진 상처 속에서 그것을 확인하고 ‘나만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확인한 주인공이 삶의 희망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희망을 느끼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 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책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사실상 동화를 보면 주인공이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처럼 이 책의 끝도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동화의 그런 결말을 열린 결말이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결혼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아는 현대인이 보기에 진짜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열린 결말이라 생각해본다. 

   분명 마지막 극의 주인공은 상실 속에서 위로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 위로가 사람을 자리에 머무르게 할지 앞으로 더욱 나아가게 할지는 미지수다. 그런 것처럼 암울한 삶의 끝은 언제나 미지수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위로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한계가 있고 감정은 말라가기 때문이다. 

   우리의 암울한 삶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게 될까? 이 책은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그리스도인에게도 분명 삶의 암울함이 다가올 텐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것을 해결할 까? 신앙의 힘은 말라져 가는 위로의 감정 속에서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도록 인도해줄 까? 아마 소설 속에서는 신앙의 내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분명 한번 정도의 언급은 있지만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긍정적이지 않은 방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신앙의 관점에서 이 책을 읽고 풀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경우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