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수 감독이 타일 작업을 꼼꼼이 지켜보며 격려하고 있다. 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군산지방회 연도교회 찾아 ... 군산항에서 90분 배 타고 들어가 
- 홍흥기 목사 ... 작년 말 연도교회 부임, “행복하게 사역 중” ... 순직 소식에 안타까움 더해

호남특별연회 김필수 감독(비전교회)은 지난 2월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군산여객터미널에서 1시간 30분간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연도교회(홍흥기 목사)를 찾았다. 예배당 바닥에 방수작업과 타일을 깔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1천만 원이 넘는 공사비를 김 감독이 외부 후원으로 마련했다. 평택제일교회(주청환 목사)도 큰 액수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제일교회 집회 강사로 초청받은 김 감독이 연회를 향한 비전을 선포했고 이에 은혜 받은 평택제일교회가 특별헌금했던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감독선거 기간에 연회 안에 있는 낙도(落島)교회를 심방해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그때 연도교회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담임목회자가 없는 상태에서 교회를 지키고 있던 이해정 권사, 유금종 집사, 엄동섭 집사 등 교우 4명이 김 감독을 영접했다. 예배당에 들어가 기도하고 교우들과 대화를 나눌 때 예배당 바닥에서 올라온 습기로 인해 양말이 젖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들까지 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여 바닥공사를 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말을 남긴채 돌아왔다. 마음으로는 바닥공사를 하기 위해 반드시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때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연도 방문에는 조병진 장로(익산영생교회) 등 연회 내 목회자 약간 명과 공사를 담당한 2명의 기술자가 동행했다. 공사를 위한 타일과 시멘트, 석고 등 자재도 배에 실어 가져 갔다. 1시간 30분 동안의 항해 후에 도착했고 여객선에서 내려 마중 나온 홍흥기 목사를 따라 연도교회로 향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일행은 연도교회에 도착해 타일공사를 위해 정비해놓은 예배당 바닥을 둘러보고 한자리에 모였다. 김 감독이 대표로 기도한 후 사택으로 자리를 옮겨 홍 목사의 삶과 연도교회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사택 앞에 놓여 있는 종탑에서 지역복음화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한 후 교회로 이동해 시멘트와 타일 등 자재를 예배당 안으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모여 간절한 마음으로 공사 마무리와 교회의 안정을 위해 기도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행정총회에서의 취임과 동시에 매주일 광주에 있는 연회본부를 찾아 철야기도에 정성을 쏟고 있다. 연회 소속 선교사 가족과 원로목사, 원로장로 초청 입맞춤 세족식에 이어 사모위로회 등 섬김사역을 진행했다. 특히 연회 재정의 어려움을 고려해 자신이 섬기는 비전교회에서 적립해 놓은 퇴직금(6찬만 원)을 미리 요청해 사용함으로써 화제가 됐다. 이후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를 비롯해 부평교회(손웅석 목사), 평택제일교회 등이 김 감독의 돌봄사역을 위해 특별후원금을 보냈고 앞으로 후원을 약속한 교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8년 된 교회 ... 현재 교인은 80대 노인 2명

연도는 인구 약 40명 정도의 작은 섬이다. 군산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23km, 장항에서 남쪽으로 약 8km 떨어져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군산시 옥도면 연도리다. 연도의 주민들은 12월부터 2월까지 대부분 육지로 나가서 생활한다. 날씨가 추운데다 고기잡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여객선 운항도 뜸뜸하다고 한다. 섬에는 연도교회 홍흥기 목사와 기관장들만 남은 상태에서 2월 중순 이후부터 주민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1975년 10월 15일 연도에 도착한 이종균 목사가 교우 1명(유영주 양)과 19일 주일예배를 처음으로 드리면서 시작된 연도교회는 48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교인은 80대 노인 두 명이 전부인 비전교회다. 연도교회는 1977년 엄안섭 성도의 부지 기증과 광림교회(당시 고 김선도 감독) 교우 박원동 씨의 후원으로 성전을 건축했다.(당시 건축비 250만 원) 13년 동안 섬기던 이종균 목사가 1988년 11월 건강악화로 사임했고 곧바로 제2대 김연수 전도사가 담임으로 부임했다. 1988년 12월 25일 교회 설립 후 최초로 당회를 개최했고 1989년 10월 성전을 개축했다. 1990년 12월 23일 자립교회를 선포했고 1991년 3월 김연수 전도사의 이임으로 제3대 신진섭 전도사가 담임으로 부임했다. 

이후 몇 명의 담임자가 바뀌었고 제6대 담임 김광수 전도사 시절인 2005년 유미정 집사의 여동생 유신정 집사(남편 서진석 집사)가 교회 상황을 본 후 1억 원을 후원해 예배당과 사택을 새롭게 건축했다. 당시 교회 부지(50필지)는 유민종 집사가 기증했고 2005년 9월 22일 봉헌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짧은 시간 재임하고 바뀌는 과정에서 교세가 급락했고 현재 2명의 교우만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당시 건축비를 봉헌하고 지난해까지 담임자 생활비도 부담한 것으로 알려진 유신정 집사 부부는 현재 목원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와 교회를 섬길 각오인 것으로 전해졌다. 

▲ 홍흥기 목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교회로 올라가기 전에 김필수 감독이 축복하며 기도하고 있다.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왼쪽 첫번째는 조병진 장로, 왼쪽 끝은 김영천 목사)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홍흥기 목사 ... 선교사 20년, 사회복지 사역 10년, 목회 마무리는 연도에서

홍 목사는 지난해 11월 연도교회에 부임했으며 정년은퇴를 4년 앞두고 있다. 연도교회에 부임하기 전까지 온두라스 선교사로 사역했다. 1992년에 목사안수를 받고 러시아 선교사로 파송받아 사할린에서 10년 동안 사역했다. 그리고 국내로 돌아와 뜻한 바 있어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공부한 후 강원도 속초에서 복지사역 10년 동안 복지사역에 힘썼다. 이어 다시 ‘부르심’에 이끌려 중국 선교사로 4년, 온두라스 선교사로 6년 동안 사역하고 지난해 목회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귀국했다. 

그리고 교회가 없는 작은 섬에서 마지막 목회로 마무리하고 싶은 꿈을 갖고 찾았다. 때마침 선교국에서 연도교회에 8개월 동안 담임자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답사도 하지 않은채 무조건 가겠다며 부임했다. 그때가 지난해 11월이었다. 홍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교회 환경을 바꾸는데 팔을 걷어 부쳤다. 교회 뒤편에 위치한 보일러실은 쓰레기장과 다름 아니었다.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탓에 기름이 바닥으로 흘러 자욱이 흥건했고 여기저기에 오물과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보일러실도 청소했다. 그렇게 교회와 사택 주변을 정리하면서 쓰레기 버리는 일에만 한 달이 소요됐다. 하지만 여전히 막기에 버거운 일도 있다. 예배당 강단 아래는 벌레서식처로써 특히 바퀴벌레가 사택과 교회 바닥에 집을 지었다고 했다. 일시적으로 처리는 했지만 날씨가 추운 겨울이라 잠시 뜸하지만 봄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어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허물어진 사택은 홍 목사가 선교사직을 퇴직하면서 여기저기서 받은 700만 원으로 리모델링하여 정비했다. 다행히 물(상수도)은 잘 나왔다. 교인이 2명 뿐이니 목회자 생활비 지원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목사는 지금이 천국처럼 좋고 행복하다며 해맑게 웃었다. 남들은 외로운 섬 낙도라고 말하지만 주님이 함께 하시므로 외롭지 않다며 거듭 미소지었다. 한 달 동안 국가에서 주는 노인연금과 자녀들에게서 받는 용돈을 합한 80여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도 도와달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홍 목사의 이야기를 듣던 김필수 감독과 익산영생교회 조병진 장로가 교회에 초청하겠다는 말을 하자 조심스럽게 목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교회를 지키고 싶다며 외부교회의 설교 초청을 받아도 되도록 섬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록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자주 바뀐 목회자들로 인해 상처 입은 성도들의 마음을 달래고 품기 위한 마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이후 10명만 전도하게 해 달라며 기도한다고 했다. 교회 목사로서만 아니라 이웃으로서, 주민으로서 함께 부딪히며 살갑게 다가간다. 일행이 첫날 저녁식사를 위해 찾은 교회 아래 식당에서는 허리 아픈 할머니 혼자 10명(다른 손님까지)의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에 직접 음식을 나르고 밥과 국을 그릇에 담는 등 마치 내 일처럼 자연스럽게 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지냈기에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홍 목사를 보면 반갑게 인사한다고 했다. 홍 목사는 돌아오는 주일에 주민 3명이 예배에 나오기로 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선교사 출신인 기자의 눈에 20년 동안 선교사로 사역했던 홍 목사는 국내선교사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김필수 감독은 홍 목사가 연도교회에 부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잠시 설명했다. 작년 여름 심방에서 연도교회에 담임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비전교회 교우들과 함께 기도했다. 나이가 있고 삶에 여유도 있는 담임자의 부임을 위해 계속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홍 목사를 보내셨다고 했다. 홍 목사가 부임하기 전에 먼저 이야기가 된 목회자가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취소했다며 그 직후 홍 목사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것이다. 홍 목사의 주택에서 그런 사연을 전한 김 감독은 간절한 마음으로 홍 목사와 연도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연도에서의 외로움을 주님과 동행함으로 떨쳐내게 하옵시고 맡겨 주신 한 영혼이라도 잘 돌볼 수 있도록 모든 여건과 환경을 주장하여 주옵소서. 그런 사역이 되게 하옵소서.” 
(눅 19:10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 

▲ 김필수 감독과 일행이 사택 앞에 있는 종탑을 붙들고 지역주민들의 영혼구원에 나팔이 되게 해 달라며 기도하고 있다.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그런데 군산으로 돌아온지 이틀 만에 김필수 감독은 비보를 접했다. 홍흥기 목사가 바닥공사를 마친 일꾼들에게 홍합을 대접하겠다며 높은 파고로 위험한 바닷가에 나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소천했다는 소식이었다. 창졸지간에 일어난 일로 함께 간 사람들이 급히 건져내 군산으로 나갔으나 끝내 호흡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김필수 감독은 주일 준비로 바쁜 토요일(25일) 오후였지만 홍흥기 목사의 빈소를 찾아 눈물로 위로예배를 집례했다. 8개월 동안 담임자 없이 교우들이 성경을 읽어가며 주일예배를 지켰던 연도교회가 홍흥기 목사의 부임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 시점에서 갑작스런 담임목사의 소천 소식이 전해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뉴스M 황기수 기자]

▲ 김필수 감독이 연도교회 예배당에 들어가 강단 앞에 꿇어 앉아 기도하고 있다. 서서 기도하는 이는 익산영생교회 조병준 장로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김필수 감독과 홍흥기 목사가 타일 공사를 위해 바닥을 정비해 놓은 강단 앞에서 함께 촬영하고 있다.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홍흥기 목사가 선교사직을 내려놓으면서 받았던 퇴직금으로 수리한 사택 주방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홍흥기 목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교회로 올라가기 전에 김필수 감독이 축복하며 기도하고 있다. 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김필수 감독이 사택 앞에 있는 종탑의 종을 시타하고 있다.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김필수 감독이 김영천 목사와 함께 석고를 교회 안으로 옮기고 있다.(상) 홍흥기 목사(왼쪽 아래) 고종수 목사와 조병진 장로(오른쪽 아래)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

▲ 조병진 장로가 익산지방회 홀리봉사대에서 준비한 후원금을 김필수 감독에게 전달하고 있다.출처 : 뉴스엠(newsM)(http://www.knews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