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사회 |
|
시 한 편 - 하야(夏夜)내일의 내일을 내다 본다. |
|
|
|
입력 : 2005년 07월 28일 (목) 00:00:00 [조회수 : 2830] |
|
| |
 |
|
|
| ▲ 계속된 열대야로 잠 못이루는
밤(출처:네이버 이미지) |
|
에어컨을 켜도
후덥지근한 밤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 서니
살 것 같아.
텔레비전 켜놓고
깜박 눈 붙이고 나니
또다시 덥다.
냉장고에서
수박 한 켜 잘라 먹으니
그제야 기운이 돈다.
4층 베란다
창문 열어 젖뜨리니
뼈속까지 들어오는 바람
태풍이 오려나 반가워
에어컨을 껐다.
등골이 오싹하여
문 닫으면 또다시 더워.
지겨운 열대야에
서늘한 바람
친구처럼 반갑다.
태풍이 오면
매미도 일찍 잠드는지
울다 지친 몸 날릴까 봐
옴짝 않는건지...
나무 흔드는 소리와
자판 두들리는 소리 외엔
적막한 밤
누군가 내 글 읽는 사람
이 밤의 열기처럼
그 열정 홀연 스러지겠지만
일단은 반겨야지.
분침은 자정을 향해
45도로 좁혀지고
다초점렌즈 벗은
구겨진 내 눈도 흐려진다.
내일이 오면
하루 더 늙어가고
죽음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살 듯
내일의 내일을 내다 본다.
미지의 소녀를
기다리는 소년처럼
가슴 벌렁이고
마구 떨리는 것은
이렇게 바람이
불어서일까?
하야(夏夜)!
흔들리는 창 너머
아파트 201동
깜박이는 형광등 빛
못 미치는 먹구름 속
먼 데서 천둥소리가
도둑고양이처럼 다가온다.
혹 감기가 들지 모르지만
이 기분좋은 바람을
만끽하는 짐승
편안한 몸을 새벽까지
그 혀 끝에 맡겨 보마.
소나기 직성껏 퍼 부어
밤새 그 빗소리 헤아리다
잠을 잊을망정
잠시 잊을망정
우루루루루루루루르..
드디어 천둥이
내 가슴 흔들어 댄다.
작은북의 트레몰로에
잔뜩 긴장한다.
2005-07-27 자정
[뒷글]
그동안 정말 무더운 밤이었습니다.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66 |
 |
|
|
|
|
|
|
|
| 김미영
() |
 |
|
|
| 동감입니다. |
정말 덥습니다. 우리집은 에어컨도 없는데 ....
그래도 괜찮습니다. 곧 있으면 여름이 물러 갈테니까요.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이승칠
() |
|
|
|
| 비의 나그네 |
오늘의 詩들은 밤비로 시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님이 오시나 보다. 밤비 내리는 소리~"라고 유행가를 흥얼대 봅니다. 찬송가가 흘러 나와야 하는데... 아직 중생을 하려면 멀었나 봅니다.
러시아의 여름 밤은 춥습니다. 비도 안 내려 교회마다 비타령 기도를 합니다. 한국은 비가 와야 농사가 되지만 사할린은 비가 와야 연어들이 바다에서 강을 타고 오는데, 강바닥이 보일 정도입니다.
북쪽의 할머니 선교사님은 연어를 절일 소금을 잔뜩 사 두시고 기다리고 있을터인데... 요새는 황당한 연어들이 생겨 구름타고 오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전화 한 통 해 드려야 할 것 같군요.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