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예배’를 드리는 한국 개신교회들

성경에서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을 가장 소중히 여기신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의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을 통해 예배에 대한 상세한 교훈을 알려주셨다. 구약시대의 예배란, 사람이 자신이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주로 짐승의 피로 희생제사를 드리는 것을 말한다. 신약의 교회시대에는 구약시대와는 달리 예배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신약의 예배 의식은 매우 단순하다. 즉, 예수님이 직접 가르치시고 명령하신 대로, 신자들이 지역 교회에 모여 예수님을 기억하며 ‘떡을 떼는 것’, 일명 ‘성찬식’인데, 성경적인 용어로는 ‘주의 만찬’ 예배이다.

신약성경 사도행전 20장 7절에 “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행20:7)”라고 했다. 이 말씀과 같이, 초기 교회시대 신자들은 주일마다 예수님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주의 만찬’ 예배의 목적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기억하고, 그분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감사드리기 위함이다. 또한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보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드리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신약시대에 지역 교회가 하나님께 드리는 참된 예배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은 마15:6에서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말씀했다. 곧 “너희는 그런 전통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헛되게 하였다.” “그들은 사람이 만든 법을 마치 내 교훈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으니 나를 헛되이 예배하고 있다(마15:9).”고 했다. 이처럼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법’을 가지고 하나님을 ‘헛되이 예배’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헛되이 예배한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근거를 두지 않고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예배, 즉 ‘비성경적인 거짓된 예배인 ’엉터리 예배’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참된 예배’와 ‘거짓된 예배’에 관한 사항들을 요한복음 4장 19-24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 요한복음 4장 19-24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19절) 여자가 이르되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20절)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21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22절)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23절)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24절)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한글개역개정성경)

본문은,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자와 대화를 하면서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20절에서 사마리아 여자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예배 장소가, 사마리아인들은 그리심산이라고 주장했고,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그리심산도 예루살렘도 아닌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온다고 했다(21절). 이 말씀은 하나님의 경륜에 따라 새롭게 예배를 드릴 새로운 시대, 즉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이후인 교회시대의 예배에 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시대에는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특별히 모여야 할 지정된 장소가 따로 없다. 다시 말해 어떤 장소에서든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초기 교회시대에는 주로 가정집에서 모여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난다(22절)’는 말씀은, 아브라함의 후손인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23절에서는, 이처럼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은 자들은 새로운 예배를 드리게 된다는 말씀이다. 즉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를 맞이하게 된다(24절). 여기서 ‘영으로 예배한다’는 것은, 구원받은 신자 안에 영이신 하나님이 내주하는 사람이 예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영적으로 거듭난 신자가 육이 아닌 영으로 예배하는 것을 말한다. 또 ‘진리로 예배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에 대한 올바른 지식에 따라 진리로 예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씀이다.

- 다음의 여러 성경들은 요한복음 4장 24절을 올바로 번역한 성경들이다.

                                                - 다 음 -

(한글개역개정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표준새번역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현대어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우리말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니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드려야 한다.

(바른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그분께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한다.

(쉬운성경) 하나님께서는 영이시기 때문에 하나님께 예배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만 하오.

(가톨릭성경)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흠정역한글성경) 하나님은 영이시니 그분께 경배하는 자들이 반드시 영과 진리로 그분께 경배할지니라

(흠정역성경) God is a Spirit: and they that worship him must worship him in spirit and in truth.(영과 진리로)

(NIV신국제역본성경)God is spirit, and his worshipers must worship in spirit and in truth(영과 진리로)."

(NASB새미국표준역성경) "God is spirit, and those who worship Him must worship in spirit and truth(영과 진리로)."

(헬라어원어성경) πνευμα ο θεος και τους προσκυνουντας αυτον εν πνευματι και αληθεια(영과 진리) δει προσκυνειν

- 이 성경들은 모두 다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옳게 번역하였다.

- 그러나 다음에 예시한 여러 성경들은 요한복음 4장 24절을 잘못 번역한 성경들이다.

                                                - 다 음 -

(한글개역성경, 1961년)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현대인의성경, 1970년)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래서 예배하는 사람은 영적인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다.

(공동번역성서, 1977년)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 드려야 한다."

(일본어성경) 神は 靈ですから， 神を 禮拜する 者は， 靈とまことに(영과 진정으로)よって 禮拜しなければなりません．

(중국어성경) 神 是 个 灵 所 以 拜 他 的 必 须 用 心 灵 和 诚 实(심령과 성실) 拜 他

위와 같이 1961년에 발간된 ‘한글개역성경’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고 번역했다. 그 뒤에 발간된 ‘현대인의성경과 공동번역성서’도 한글개역성경을 참고하여 “영적으로 참되고 진실하게”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번역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발간된 모든 한글 성경들은,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한다”고 번역했는데, 이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해야 한다”라는 번역이 잘못 번역되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어성경’은 心 灵 和 诚 实(심령과 성실)로 예배해야 한다고 번역했다. 또 ‘일본어성경’은 靈とまことに(영과 진정으로)라고 번역했다. 따라서 초창기 ‘한글개역성경’은 바로 이 잘못 번역된 ‘중국어성경과 일본어성경’을 참고하여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한글 성경들 가운데, 한글개역성경이 가장 먼저 번역된 성경이다. 이 성경은 ‘영과 진리’로 번역하지 않고, ‘신령과 진정으로’라고 번역하였다. 우리말 국어사전에서 ‘신령(神靈)’이란 ‘신통하고 영묘한 것’이며, ‘진정(眞情)’이란 ‘진실한 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신통하고 영묘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예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초창기부터 오늘날까지도 많은 기독교인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한다.”라는 의미를 ‘열성적’으로 혹은 ‘지극정성’을 다하여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개신교의 저급한 목사들은, 자기네 교인들에게 정성을 다해 진실되게 예배에 임해야 한다고 설교를 해 왔는데, 그러한 설교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사례 1) 제목 :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

요한복음 4장 24절에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고 했다. 여기서 ‘신령’이라는 말은 거룩하고 엄숙한 종교적 분위기가 있어야 하고, ‘진정’이라는 말에는 진심과 정성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종교적으로 엄숙하게 정성을 다해 예배를 드려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종교적으로 엄숙하고 정성을 다해 드리는 예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하나님은 사람의 노력이나 열심 그리고 정성을 원하신다. 다시 말해,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다. 〈중략〉

사례 2) 제목 :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이 말씀처럼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이 하던 예배를 폐하시고 전혀 새로운 차원의 예배를 선언하셨다. 그것은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다. ‘신령으로 드리는 예배’는 기도와 깨끗한 양심과 자기부인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말씀하셨는데, 그 어원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진실을 말한다. 진실한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구약시대나 신약시대나 예배에 공통적으로 있어야 할 것은 바로, 이 ‘신령과 진정’이다. 〈중략〉

사례 3) 제목 :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립시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4장 23-24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아버지께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신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신령으로 예배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의 감화와 감동의 충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라는 것이다. 즉 성령의 인도로 예배를 드리라는 말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해 회개할 것은 진심으로 회개하고, 정성을 다해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받으신다. 예배의 성공자가 바로 축복을 받는 자이다. 〈중략〉

- 위의 사례들은 전부 잘못 번역된 성경들의 엉터리 해석으로부터 생겨난, ‘엉터리 예배에 관한 설교들’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의 각 지역 교회에서는 1961년부터 1997년까지 주로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한글개역성경’만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시대의 요청에 따라, 1998년에 와서는 동일한 대한성서공회에서 ‘한글개역개정성경’을 새로 출간했다. 이 개역개정판이 출간된 이후 ‘한글개역성경’의 수요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현재 기독교 출판업계에서는 한국 개신교의 약 95%의 교회가 ‘개역개정판’으로 교체되었고, 나머지 약 5%의 교회만이 ‘한글개역성경’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8년에 대한성서공회는 ‘한글개역성경’을 수정‧보완하여 ‘한글개역개정성경’을 출간했다. 당시 이 공회는 ‘한글개역성경’의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약성경 12,823곳과 구약성경 59,889곳을 수정하고, 또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따라 개역성경의 표기를 올바르게 고쳤다고 했다. 그리고 성경 원본의 번역문제와 우리말 표현을 올바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처음에는 많은 교단에서 ‘개역개정판’ 사용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글개역성경’에 나타난 수많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제는 약 95%가 ‘개역개정판’을 수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예장 합동 등 일부 보수 교단과 또 개신교의 이단들과 사이비 교회들에서는 오로지 개역한글판 성경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요한복음 4장 24절, 곧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고 했다. 이 말씀은 1961년판 한글개역성경의 번역이다. 그런데 대한성서공회는 1998년판 한글개역개정성경을 출간하면서, 이 구절 가운데 ‘신령과 진정’이란 단어가 헬라어원본성경과 영어 성경들을 대조해 볼 때 ‘한글개역성경’이 잘못 번역되었음을 인지하고, ‘영과 진리’로 수정하여 번역하였다. 말하자면 하나님께 대한 예배와 관련된 이 단어들이 잘못 번역되어 앞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영과 진리’가 아닌 ‘신령과 진정’, 즉 인간적인 열성과 정성에 치우친 샤머니즘적인 번역과 해석으로 말미암아, 기독교의 참된 예배가 한국식 무속신앙처럼 여겨져 왔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최초의 한글성경번역자들은 ‘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장로교가 전체 개신교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교세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한글 성경 번역에 있어서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장로교에 속한 사람들이 성경 번역에 동참했다. 그런데 장로교에서는 교리적으로 사람을 ‘영-혼-육’의 삼분설로 보지 않고, ‘영혼-육’의 이분설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요한복음 4:23에서도 ‘한글개역성경’ 번역자들은 “아버지께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여 ‘영과 진리’로 번역하지 않고, 잘못 번역된 중국어성경과 일본어성경을 모방하여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한다고 오역을 한 것이다.

대한성서공회가 1998년에 ‘한글개역성경’의 잘못 번역된 부분들의 수만 군데를 수정‧보완하여 ‘한글개역개정성경’을 발간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특히 하나님께 대한 예배와 관련하여 본문(요4:24)을 올바로 고침으로써, 기독교인들이 예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일부 보수 교단과 이단과 사이비 교회들은 아직도 여전히 ‘한글개역성경’ 번역인 ‘신령과 진정’이 옳은 번역이며, 개역개정의 수정된 번역인 ‘영과 진리’가 잘못된 번역이라고 계속 우기고 있으며, 한글개역성경만이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는 완벽한 성경이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야 말로 예수님 당시의 유대주의자들 가운데 있었던 바리새인들이나 율법학자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와 같은 자들이 부지기수다. 여하튼 기독교인들은 열린 마음을 갖고 잘못 번역된 성경들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 번역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잘못된 엉터리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적으로 거듭난 성도들은 올바로 번역된 성경을 갖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영과 진리’로 참되고 올바른 예배를 드려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