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12월 31일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이 광화문 교보 유리창에
비출 때
나는 광화문 네거리에 있었다.
그믐을 멋있게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시간을 버리기 위해 교보빌딩에 들어갔으나
아니, 이게
웬일인가?
문고는 발 디딜 틈이 없을만큼
붐비고
천장에 걸린 거울에도 사람이 득실댄다.
밖으로 나왔다.
종로 보신각은 가나마나 더할 테니
차라리 청계천으로 가자하고 온
것이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다.
시계를 보니 4시50분
아직도 40분이 있어야
점등되기에
寒氣를 참으며 거리에서 서성이어야 했다.
집에서 먹을 거 든든히 먹고 나왔기에
마시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어
넉넉한 속에서 초조하게 시간을 기다렸다.
점점 어두워지면서 시간이 되니 불빛이
들어왔다.
사방에서 사람들은 환성을 지른다.
그렇다.
나는 빛이요, 길이요, 진리라고 외친 자
있었다.
빛은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고 편안함을 준다.
건너편 빌딩에 비친 불빛도 아름답다.
행길 건너 조선일보의 조명도 아름답지만
주차하고 있는 자동차 차창에 비친 빛조차 아름답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환하고
세모를 추억하기 위해 나는 한가하게 걷는다.
한국의 중앙인
광화문을....
그리고 저녁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성찬(?)을 펼쳤다.
KTF의 후라이드치킨과 Cass 한 통
내일부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여지껏 편하게 지내온대로 그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그래도
연말이라고 내게 연하장과
폰메시지를 보내주는 다정한 마음씨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답장을
쓴다.
"감사합니다. 님께도 좋은 새해이기를 바랍니다"라고.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