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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나눔 대전의 자부심 성심당(聖心堂)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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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28일 (수) 00:12:05 [조회수 : 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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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지났다. 올해의 마지막 칼럼에 성탄과 가장 어울릴만한 이야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대전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성심당(聖心堂) 빵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전의 성심당을 안 가본 이들은 그냥 오래되고 이름난 빵집정도로 생각할 테지만 막상 가보면 대전 사람들이 왜 그토록 성심당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지 느낄 수 있다. 먼저 그 크기에 놀란다. 은행동 성심당 본점 근처에는 성심당 문화원, 성심당 케잌부띠크, 등 성심당의 큼직한 건물들이 여러곳 있다. 대전역에도, 롯데백화점 대전점에도 입점해있다. 두 번째는 빵집마다 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수십 미터 줄을 서고 있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란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는 집인가?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정말 놀랄 것은 성심당의 경영철학이다. 오랜 세월 살아남은 것들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소개할만한 스토리가 있다.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던 정신과 원칙, 역사와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꾸준하게 실행하며 혁신해간다. 성심당이 바로 그런 기업이다. 성심당에는 그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성심당은 1956년 10월 현재 대표인 임영진씨의 선친인 임길순씨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6·25전쟁 중 1·4후퇴 때 신앙의 자유를 찾아 함경도 흥남부두에서 배를 간신히 얻어 타고 남한으로 피난을 왔다. 카톨릭신자였던 그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무사히 자식을 데리고 남한에 정착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깊이 감사했다. 가진 게 없었던 그는 성당에서 얻은 밀가루 두 포대를 가족들과 먹는 대신 찐빵을 쪄서 팔기로 했다. 대전역 앞에 천막을 치고 나무 간판에 ‘예수님의 마음이 깃든 집’이란 뜻의. 성심당(聖心堂)이라는 상호를 새겼다. 하루에 찐빵 300개를 만들면 100개 정도는 전쟁후 버려진 고아나 집을 잃은 노숙인 들에게 빵을 무료로 나눠주었기에 착한 빵집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1981년 임길순씨가 세상을 떠난 후 장남인 임영진 대표가 가업과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았다. 그도 역시 아버지의 나눔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성심당은 매일 400~500개의 빵을 아동센터와 노인병원·외국인노동자센터, 고아원, 양로원 등 각종 복지단체 등에 제공하고 있다. 그날 구운 빵이 남으면 모두 이웃에 기부하는 것이다. 저녁이 되면 여러 기관에서 빵을 가지러 온다. 돈으로 치면 매월 3,000-4,00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덕분에 성심당은 재고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 성심당 덕분에 대전 시내에 굶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전해질만큼 오랜 시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빵을 나누어 왔기에 대전의 최부자집으로 불린다.

이 기부의 뿌리는 1950년 12월, 흥남부두를 출발한 배 속에서 창업주 임길순씨가 드린 기도에 있다. 영하 30도의 추위 속에서, 10만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구출을 기다리고 있던 임길순씨는 기적처럼 마지막 탈출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게 되었다. 영화 국제시장 첫 장면에 나온 바로 그 배이다. 배 속에서 임길순씨는 “이번에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평생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기도했고 그 기도를 실천하기 위해 빵을 나누었던 것이다. 그 기도가 성심당의 본질이요 유산이 되었다. 

성심당은 단일 제과점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00여 종류 이상의 빵을 만들고 있다. 시식할 수 있는 빵 조각이 크고, 빵을 끊임없이 내놓는 것도 성심당만의 특징이다. 성심당 맞은편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이면 우르르 몰려와 시식만 해도 배를 채울 정도로 인심이 좋다. 성심당 건물 주변에는 다양한 포장마차들이 수십 개가 있다. 성심당은 장사하는 분들이 마음껏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고, 그 많은 포장마차에서 마음껏 물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주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경영이념에 근거한 결정이다. 

성심당은 재무제표를 따져가며 사업을 하거나, 매출 목표를 정하거나,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해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해 매출 628억 원. 105억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 매출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은 매장 한 곳 평균 매출이 4억5132만원인데 반해 성심당은 매장 한 곳 연매출이 62억8000만원이니 거의 열네 배의 매출이다.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이 2021년 무려 1165억 원의 광고 선전비를 쓴 반면 성심당의 광고 선전비는 같은 해 1억8000만원 지출했다고 한다. 광고비는 647분에 1정도 쓰고 매출은 14배나 많은 것이다.

그렇게 수익이 많은데도 임영진 대표는 세금을 정직하게 낸다. “세금이야말로 사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공적인 나눔”이라고 말한다.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대로 다 내면 바보 취급받는 우리 사회에서 임대표는 세금 내는 것을 나눔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이것에 관한한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밀고 나간다.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멋지다.

성심당은 대전의 많은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는다. 우리 사회전반에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지만 성심당은 550명의 직원들을 한 가족으로 여기며 굉장히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다양한 권한을 주고 어학이나 문화 등 다른 분야를 배우고자 할 때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 성심당에서 일하는 동안 좋은 것을 많이 배워서 나중에 창업을 하더라도 어디서든 나누고 선행하라는 사랑을 가르친다. 성심당은 경영상태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수익이 얼마 났는지 직원들이 다 안다. 자신의 성과급이 얼마인지도 다 안다. 열심히 일한 만큼, 회사가 성장하고, 회사가 성장한 만큼 자신의 성과급도 높아진다. 그래서 직원들은 성심당이 대표의 회사가 아니라 내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는다.

성심당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끝도 없다. 이런 사랑과 나눔의 실천과 정신이 성심당을 유명하게 했지만 무엇보다도 빵이 맛있고 저렴하다. 성심당의 빵맛은 세계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평가 잡지인 ‘기드미슐랭’에 소개되기도 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튀김 소보로’와 ‘부추빵’을 사기 위해 성심당 앞에는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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