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혹은 1981년 9월말 때쯤 서울 우이동에 있는 천주교 명상의 집 하루
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집은 근처 방학동 산 속 아래에 있었기에 약 45도 경사의 산길을 꽤 걸어 내려가야만
했다. 내려가다가 구두 신은 발이 쭉 미끄러지길래 ㄸ을 밟은 줄로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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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사
약 10초 후 허리를 숙이고 신발을 쳐다보니 내 오른
발이 조그만 뱀의 중간을 정통으로 밟고 있었다. 그때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내 몸을 멀리 날렸다. 당시 근방에 전신주가 있었고 마침 후래쉬를 든
여성들이 내 뒤로 내려오고 있었기에 "뱀이 있다 !"고 고함을 쳤고 그 여성(젊은)들이 후래쉬를 그쪽 주변으로 샅샅이 비추었으나 순식간에 뱀은
사라졌다.
다음 날 그 동네 어른들에게 그 일을 얘기했더니 살모사라고 하면서 큰 일이 일어날 뻔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장소
근방에서 과거 살모사에 물렸던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당시 우이동에 있던 큰 뱀 가게에 가서 물어보았다. 거기
땅꾼으로 보이는 사람이 내가 밟은 뱀의 형태와 색깔 등에 대해 물어서 본대로 얘기했더니 살모사가 틀림없다면서 댁이 운수대통했으니 주택복권을
사라고 충고하였다. 그러나 사지 않았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나의 노모도 있었고 시간은 밤 9시에서 10시 쯤이었다. 가을철
독사의 독이 가장 독하다고 한다. 거긴 산 속이었고 공중전화도 드문 때였다. 그래서 물렸다면 응급조치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뱀을 중간에
밟고 한 10초 있었으므로 대가리와 꼬리도 봤다.
그러나 지금도 뱀을 밟은 것은 틀림없으나 100% 살모사라고 단정할 자신은 없다. 죽어서 지옥에 가지 않고 다행스럽게도 천국에 간다면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당시 그 얼마나 놀랐었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