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시험하고 확증하는’게 ‘구원 확신’인가?

기독교에서 ‘구원의 확신’이란,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확실히 믿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믿는 자들이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 주신다. 이 구원에 대한 근거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있으며, 구원의 확신도 성경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 이를테면 요한복음 5:24에, “내가(예수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고 했다. 이 말씀처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다’고 했으므로, 신자들은 구원의 확신을 분명히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구원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성경과 동떨어진 비성경적인 구원의 확신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그들은 성경에 나오는 각종 율법을 지키며 율법대로 살려고 노력하거나, 방언이나 병 고침의 은사가 있다거나, 교회의 직분(목사, 장로 집사 등)을 갖고 있다는 등을 구원의 증거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도 구원받은 증거로써 성경 말씀을 근거로 제시한다. 예컨대 약2:17에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했으므로, ‘행위’도 구원의 조건에 해당하고, 또 마24:13에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했으므로, 인내도 구원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한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구원의 확신’과 관련해서는, 고린도후서 13장 5절을 인용하며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라”는 말씀을 내세운다. 말하자면 믿는 자는 수시로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면서, ‘구원의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는 고후13:5과 관련하여 과연 이 구절이 ‘구원의 확신’에 관한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신약성경 고린도후서 13장 5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받은 자니라 (한글개역개정성경)

고린도후서는, 사도 바울이 자신의 사도권을 변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록되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침투한 유대교 거짓 교사들로부터 누명을 쓰고 중상모략을 당했다. 즉 바울은 12사도에 속하지 않았으며, 예루살렘 교회로부터 받은 추천서(천거서)도 없고, 인품이 형편없는 인물로 매도당한 것이다. 본문(13:5) 전반부에서 바울은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고 했다. 이 말씀은,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의 사도권을 의심하고 거짓 교사들의 가르침에 미혹되었는데, 그 원인은 그들의 신앙이 미성숙하고 믿음을 저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본문(5절) 후반부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받은 자니라”고 했다. 이 말씀은, 구원받은 신자들은 자신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주해 계시든지, 아니면 그렇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였다. 만약 고린도 교인들이 진짜 신자들이라고 한다면,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진실한 종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 자신의 사도권을 의심하기에 앞서, 교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믿음을 성찰하고,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 신자임을 나타내 보이라는 의미이다.

고린도 교회는, 사도 바울이 2차 전도여행 때(주후 51년경) 고린도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18개월 동안 머물면서 개척한 교회이다(행18:11). 그리고 고린도후서는, 바울이 고린도 교회의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이지, 불신자들에게 보낸 편지가 아니다. 따라서 본문(13:5)도 구원받은 신자들에게 보낸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본문을 잘못 해석하여, 이 구절을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이나 구원의 확신이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구원의 확신’을 위해 자신들을 시험하고 확증해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사용하고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많은 목사들이 설교 강단에서 이 구절을 오용하고 있고, 일반 교인들도 전도 시에 구원이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이 구절을 적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문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 신자들에게 “바울의 사도권을 의심하지 말고 너희 자신들의 믿음을 성찰하라”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왜곡하여, 바울이 고린도 교회 신자들에게, 그들이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없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라”는 말씀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이 본문을 ‘신자들 자신이 구원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문제’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목사들 가운데서도 강단의 설교를 통해 교인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는데 이 말씀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잘못된 사례들을 살펴보자.

- 다음의 사례들은 본문(고후13:5)을 잘못 해석하고 적용한 사례들이다.                                     

사례 1) 제목 : 너희가 믿음 안에 있는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라

이 땅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인생은, 평생 그리스도인으로 살았지만 정작 참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인생일 것입니다. 차라리 자기 욕심과 욕망을 좇아 이 땅에서 인생을 즐기며 살다가 영원한 멸망 가운데 빠지는 인생이 더 나을 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그나마 이 땅에서 만큼은 자기 원대로 살았으니까요. 참된 믿음을 갖지 못한 채 종교인의 삶을 살고 있는 자들은, 이 땅에서 자기 스스로를 속이며 종교적인 율법으로 삶을 억누르다가 영원한 형벌을 고스란히 받게 될 끔찍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인생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인생일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정말 믿음 가운데 있는지 스스로 시험해 보라고 명합니다. 즉 “당신은 정말 구원받았습니까?”라는 질문인데, 이에 대해 분노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말하자면 “나를 뭘로 보고 그런 말을 하느냐?”라고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라고 했습니다. 즉 내 믿음을 시험하고 확증하는 일은 신자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믿음은 영생을 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믿음이 참되면 영생을 얻을 것이요, 당신의 믿음이 거짓이라면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을 보면 우리가 점검하고 확증해야 할 믿음이 이렇게 중대하고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중략〉

사례 2) 제목 :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에 대해 믿는다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일에 집회 때는 믿는 사람의 옷을 입고 교회에 나가고, 나머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믿지 않는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지근한 삶과 하나님에 대한 적당한 지식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느 대형교회 목사는 자기 교인의 60%만 구원받았을 것이라 말하였고, 또 어떤 신학자는 한국 개신교의 약 10%만 참된 믿음을 가진 자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그 신학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거짓 믿음을 소유한 90%에 포함됩니까? 아니면 참된 믿음을 가진 10%에 포함됩니까? 그러므로 당신은 믿음 안에 있는가 스스로를 시험하고 확증하십시오. 바울은 고린도후서 13:5절에서 이 시험의 기준을 말해주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이것이 바로 참된 믿음을 소유한 자의 특징입니다. 그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 것을 아는 것입니다. 믿는 신자들은 ‘구원의 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중략〉

사례 3) 제목 :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라

복음 말씀을 통해, 신자가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즉 구원의 확신이 없으면, 구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평화와 기쁨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수행하지도 못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들이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하고 확증하라고 했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에 다니지만, 자신이 확실히 구원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바울은 고후13:5을 통해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시험하고 확증하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모두 자신들의 구원의 확신에 관한 문제를 검증해 보아야 할 것이다. 〈중략〉

- 위의 3가지 사례들은 모두 다 고후13:5의 말씀을 잘못 이해하고 해석한 사례들이다. 말하자면 본문(13:5)은 앞서 언급했듯이, 고린도 교인들의 ‘구원의 확신’에 관한 문제가 아니며,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 신자들에게, “바울 자신의 사도권을 의심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고린도 교인들이 스스로 참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들의 믿음을 점검하고 성찰하라”는 말씀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본문(고후13:5)을, “구원의 확신을 위해 우리 자신을 시험해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하고 적용해 왔다. 그렇게 되면 믿음이 약한 자들이나 초신자들은 결국 ‘구원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의심과 좌절과 절망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 구절은 상술한 바와 같이,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구원의 증거나 구원의 확신으로써 자신들을 시험해 보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

이 말씀은, 바울의 사도권에 대한 증거를 고린도 교인들이 인정할 것을 요청하는 구절이다. 그러므로 성경 독자들은 본문을 ‘구원의 확신’에 관한 것이라는 개신교 목사들의 잘못된 해석과 설교를 추종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성경 본문의 앞뒤 문맥이나 당시의 기록 배경과 그리고 본문과 관련된 성경 전반의 상황과 주제를 파악하면서 성경을 바르게 관찰하고 해석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엉터리 목사들의 거짓 설교에 현혹되거나 속지 않을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