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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팜플로나
신태하  |  hopeac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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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12일 (월) 23:17:26
최종편집 : 2022년 12월 12일 (월) 23:27:03 [조회수 : 2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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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경건과 축제의 광기가 공존하는 도시 - 스페인 팜플로나

 

신태하 목사

 

이전 글에서 필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소개했다. 종착지가 있다면 시작 도시가 있을 것 아닌가?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루트가 있는데 그중에서 프랑스 각지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를 통과하는 프랑스 길이 가장 유명하다. 이 프랑스 길의 스페인 출발 도시가 팜플로나다.

 

   
▲ 팜플로나 구 도시
   
▲ 팜플로나 풍광
   
▲ 팜플로나 시청사

 

팜플로나는 스페인 북서부 지역 나바라 주의 주도로 10세기에서 16세기 초반까지 나바라 왕국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고 주민의 대부분은 바스크인들이다. 그들은 스페인어와 더불어 바스크어를 쓰며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외치기도 했다.

 

   
▲ 팜플로나 성당
   
▲ 팜플로나 성당

 

이 도시는 기원전 1세기 경에 로마의 장군 폼페이우스에 의해 건설되었다. 이후 이슬람 세력과 서고트 족에 의해 정복당해 오랜 영향을 받았고, 여러 민족의 침략 때문에 도시는 요새화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 길의 중요한 도시로 오랫동안 번영했고, 유명한 역사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 팜플로나 요새
   
▲ 팜플로나 요새
   
▲ 팜플로나 요새

 

팜플로나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산티아고 순례 길의 주요 도시여서이기도 하지만, 온 도시를 광기에 젖어 들게 만드는 ‘산 페르민 축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축제는 매년 7월 초에 열리는 소몰이 행사로 투우에 쓰일 소들과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뒤엉켜 사육장에서 투우장까지 약 800미터를 질주하는 일명 ‘엔시에로’의 모습이 압권이다.

 

 

   
▲ 소몰이 동상 <엔시에로>
   
▲ 소몰이 축제 투우장

 

 

이 축제는 나바라 주의 수호성인이자 3세기 말의 주교였던 산 페르민을 기리기 위해 개최되는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방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소들과 함께 달리다가 사건과 사고, 때로는 사망 사건도 일어나는 광기의 축제로, 그때만은 산티아고 순례 길의 경건한 도시 분위기와는 정반대가 된다.

 

   
▲ 산 페르민 축제
   
▲ 산 페르민 축제
   
▲ 산 페르민 축제

 

이 산페르민 축제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데는 ‘에네스트 헤밍웨이’의 공이 컸다. 미국의 노벨상 수상 작가로 이름을 떨친 그는 1923년을 시작으로 9번이나 이곳을 방문하여 머물렀고, 머무는 동안 산 페르민 축제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그의 소설 <해는 다시 떠오른다>에 산 페르민 축제의 열기, 특히 소몰이 모습을 자세히 묘사했다.

 

   
▲ 산 페르민 축제
   
▲ 산 페르민 축제
   
▲ 산 페르민 축제

 

팜플로나 시는 산 페르민 축제를 전 세계에 홍보한 공으로 1968년에 헤밍웨이의 동상을 건립하고 그의 이름을 딴 거리 및 공원도 만들었다. 그가 다녔던 까페와 레스토랑, 호텔의 대다수가 현재도 존재하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 헤밍웨이가 자주 찾았던 까페 이루나
   
▲ 까페 이루나 내부

 

산티아고 순례 길의 스페인 시작 도시로써 평소에는 조용한 곳이지만, 축제 기간에는 인구 20만 명 정도의 이 도시가 50만 명 이상의 여행객들로 붐비게 되어 숙소 예약이 어렵다. 때문에 팜플로나는 유럽에서 축제 기간 동안 노숙이 허용된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 까페 이루나 내부 헤밍웨이 입상
   
▲ 헤밍웨이 동상

 

축제가 아니더라도 팜플로나는 매력적인 도시다. 고대 로마의 대수로가 아직도 건재하며, 외침을 많이 겪은 탓에 요새화 된 성채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산티아고 순례 길의 조개 표시가 도시 곳곳에 존재하며, 구시가지는 이 도시가 지나온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 준다.

 

   
▲ 순례 길 조개 표시
   
▲ 산타 마리아 성당

 

팜플로나 대성당을 비롯하여 카스티요 광장, 지금까지도 발굴 중인 산타 마리아 성당, 나바라 박물관 등, 여러 명소들이 존재하지만, 팜플로나 평원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도시는 평소에는 순례 길 완주의 의지를 다지게 하는 경건함과 더불어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릴 것 같은 축제의 광기 혹은 열정이 아름다운 곳이다.

 

   
▲ 카스티요 광장
   
▲ 카스티요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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