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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장시킨 고난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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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12월 03일 (토) 02:23:23
최종편집 : 2022년 12월 03일 (토) 02:25:09 [조회수 : 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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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아침 시간을 보내고, 문득 바라본 창밖은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가끔 길 잃은 겨울새들이 날고, 코트 깃을 바짝 세운 바람이 바삐 숨을 곳을 찾아 다닙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너 나 없이 삶의 형편들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기에, 배신에, 이민자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갑니다. 자신이 겪는 상처의 크기가 제일 크다고 아우성을 칩니다. 모두들 상처투성이입니다. 상처가 상처를 낳고, 그 상처가 다시 상처를 키웁니다.
 
로라 슐레징어가 쓴 “Bad childhood, Good life”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어 번역판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하트 밴드” 입니다.
 
“상처를 입으셨군요. 그래도 그 상처에서 나오세요. 과거의 일로 오늘을 망치지 마세요. 나쁜 인연을 만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당신의 일생을 망치게 할 수는 없어요. 자기 인생을 망칠 수 있는 건 오직 당신 자신뿐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좋지 않은 과거와 이별하고, 기대하는 삶을 선택하여 인생을 바꾸어가라”고 로라 슐레징어는 자신의 비참한 과거를 통해 절규하듯 말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얼마나 냉정하고, 답답한 말인지 상처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 상처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빠져나와야 제대로 앞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마치 체육시간에 장애물 넘기를 하듯 껑충 뛰어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살 소망이 생깁니다.
 
모든 심인성 질병이 갖는 공통된 특징은 심리적 융통성(flexibility)의 결여입니다. 이는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거부하고, 같은 패턴의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게 합니다.
 
상담학에 융통성과 유사한 개념이 여럿 있습니다. 
한 가지는 탄력성(resilience)입니다. 탄력성이란 절망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내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부딪치는 힘으로 다시 튀어 오르는 힘, 이것은 외부의 충격을 흡수, 그것을 이용하여 더 높이 오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고의 전환과 함께 과거의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를 기쁘게 사는 비결입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한 두 번은 감당하기 힘든 비바람이 부는 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이때에 겪은 마음의 큰 상처와 충격을 주는 정신적인 외상을 트라우마(trauma)라고 하는데 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대개 불안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를 가리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외상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불안장애를 겪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이를 통하여, 자신의 삶과 주변 인간관계에서 한 단계 성장하고 성숙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이라고 합니다.
 
같은 고통을 당했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사람과 성장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닥친 경험을 통하여 배우려는 마음 즉,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융통성, 유연한 마음 자세가 고난이 유익이 되게 하고, 대처하는 탄력을 통한 성장하게 합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과거의 경험이 당기는 힘이 현재의 논리보다 더욱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상처로 점철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자신만이 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짊어지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게다가 과거에 매달려 어떤 형태로든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스스로가 불행을 자초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그래도 로라 슐레징어는 상처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말합니다.
 
“지난 일은 지난 일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매달려 살 수도 있고, 과거를 깨끗이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불행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코 미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아직 용서하지 못한, 기억을 떠올리기조차 불편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피해자로 살지 말고, 그 시절을 극복한 정복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쉽지 않은 인생길을 가고 있습니다. 인생,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너무나 길고 먼 터널이어서 도중에서 내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때때로 고통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언제나 아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아침에, “Post Traumatic Growth” 즉, “나를 성장시킨 고난” 이었다고 가슴 벅찬 고백을 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다시 바라본 얼어붙었던 창밖의 풍경이 숨을 쉬고, 땅 속에서 들리는 얼음물소리가 리듬을 찾았습니다. 차가운 바람들이 모여 차 한 잔 나누며 안식의 미소를 짓습니다.  

박효숙목사/ 청암크리스챤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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