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창립멤버도 없고 목회경험도 없는 전도사가 교회를 개척하였으나 개척정신으로 열심히 하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청년들이 모여들어 작은 지하예배당을 채워 개척교회치곤 제법 잘 되었다. 당시 충주의 큰 교회 몇 교회를 제외하곤 내가 섬기는 개척교회의 청년 숫자가 제일 많아질 지경이었다. 게다가 중동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돌아오신 집사람의 친구 김현정씨와 그의 남편 송영태씨가 교회에 등록을 하고서 부턴 장년들도 생겨나 비교적 교회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다. 당시 송영태 선생은 나보다 나이가 4살이나 연배이고 키도 크고 덩치도 큰 미남형이며 외국경험이 많아 청년들에게 매우 인기였다. 하여 우리는 그분을 가끔 청년들 친교모임에 초청하여 그분이 사우디 지역에서 험한 산길을 20시간 이상 자가운전하며 겪었던 경험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서부영화를 보든 듯한 즐거움에 빠지기도 하였다.

     1년 후 김현정씨는 우리교회에서 집사직분도 받고 큰일을 감당하였다. 남편 송선생님은 교회에 차가 없는 것을 보고 교회차량구입을 위하여 12인승 승합차 신형 구입비 전액을 헌금하였다. 당시 그 금액은 16평짜리 남산 아파트를 살 수도 있는 큰 금액이었다. 우리교회는 개척한지 얼마 안 되어 새 차량도 운행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작은 교회에서는 차를 살 엄두도 못 내던 시기에 우리 교회는 송영태 김현정집사 가정의 현금으로 새 차를 구입한 것이다. 약 30년이 지난 후 지금 생각하면 김현정집사 부부의 헌신은 보통사람들이 감히 할 수 없는 큰 헌신을 하셨다. 당시 그분들은 서울에서 내려와 아파트도 사지 못하고 전세로 살던 형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큰 금액을 아파트 사는 데 보태지 않고 교회차량구입을 위하여 헌금하였다는 것은 보통사람이 할 수 없는 결단이었다.

     당시 김현정 집사는 어느 날 이곳에 남편의 친구가 한 명도 없으니 나와 당신 남편과 ‘친구’가 되면 어떻겠냐고 제의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당시 나는 나보다 4살이나 많고 외국경험이 많은 송선생님은 나에게 존경스러운 형님이 되실 분이지 감히 나의 친구가 될 분으로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승낙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내 나이 70이 되고 보니 10살 차이도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친구라는 개념은 동년배에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고 친한 사이에 사용하는 말로 겨우 7살 먹은 어린아이도 나에게 친구라고 하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송선생님이 부족한 나와 친구가 되길 원하신다면 나는 그분과 인생노년의 다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오랜 동안 만나지 못해 지금 그분들이 어디에 사는지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김현정 집사님과 송선생님은 나의 개척교회 시절 하나님이 보내신 큰 축복의 통로였다. 나는 중보기도 할 때마다 잊지 않고 늘 그 가정을 위해 감사와 축복 기도를 드린다.

      이 글은 필자이 저서 '박애로 충만한 영혼을 꿈꾸며' | 이강무 - 교보문고 (kyobobook.co.kr)에 실린 글로 당당뉴스 독자들을 위하여 한 챕터씩 올리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