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 > 새물결 '길을 찾다'
ESG, 교회를 향한 도전과 응답
이은경  |  감신대 연구교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2년 11월 15일 (화) 11:50:35
최종편집 : 2022년 11월 18일 (금) 22:55:13 [조회수 : 188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이번 기획시리즈 “길을 찾다”는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고민과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기 위해 감리회목회자 모임 <새물결>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이 작업이 목회자와 평신도의 균형 잡히고 건강한 믿음의 바탕을 마련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예수의 길을 따라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발걸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스무 번째 연재를 이어갑니다.

 

ESG, 교회를 향한 도전과 응답

 

이은경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구교수)

 

<질문> 최근 들어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때 비재무적 지표인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된 교회의 상황과 MZ세대가 교회에서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ESG가 교회 개혁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또한 ESG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구성하는데 어떤 점에서 기여할 수 있을까요?

 

   
▲ 이은경 목사

최근 들어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들과 도전들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위하여 ESG 담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교회 안팎에서도 일고 있습니다.

ESG는 최근 경제 분야에서 기업이나 조직의 비재무적 성과를 검토하는 기준으로 선택되고 있는 개념으로, 기업이나 조직을 평가할 때 재무적 지표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 사회공헌, 순환경제, 투명한 지배구조’ 등과 같은 비재무적 목표를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이제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공적 책임’과 ‘공동선 추구’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기업과 조직의 본질과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업이나 일반 조직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야말로 재정적 이익이나 성과를 추구하는 영리집단, 이익집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절대적 지상명령을 이루기 위해 책임을 다하는 대표적인 이타적 비영리집단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회가 ESG 담론이 담고 있는 기후위기, 지속가능한 사회와 같은 전지구적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앞으로 더욱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와 사회, 우리나라와 전세계 그리고 인간과 지구시스템이 상호의존적으로 긴밀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더욱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세상과 구별되어야 하지만, 분리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의 문제, 전 지구적 문제들 역시 교회와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하에 먼저 ESG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런 후에 코로나 이후 변화된 상황과  MZ세대가 교회에서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최근 대두된 ESG 담론이 교회 개혁과 쇄신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ESG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 구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ESG - 잃어버린 것들의 회복을 위한 도구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것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를 말합니다. ESG는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산업화, 도시화, 세계화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자각 그리고 그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닥친 환경위기에 직면해서 현재 인류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지금 그리고 미래에도 지속가능 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그래서 ESG의 활동을 “잃어버린 존재와 관계와 가치와 역할을 회복해 가는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연세계와 사회세계의 존재자들이 각자의 존재와 정체성, 존재자 간의 관계, 그리고 그 고유한 가치와 역할에서부터 이탈된 것에 대해서 강력한 문제의식이 대두됐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청으로 이어져 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ESG 접근은 존재자들의 제자리 찾기 과정이다. 즉 ESG의 대두는 이 세상의 존재자들이 각자의 ‘다움’을 이루어가는 존재 회복 운동이고, 존재자들 간의 관계 회복 운동이며, 각 존재자가 본래 가지고 있던 가치의 회복운동이다. 나아가 각기 주어진 기능을 의미 있게 수행하게 하는 역할 회복 운동이다. 각 존재자의 존재, 관계, 가치 및 역할을 제자리로 갖다 놓자는 주장이다.

ESG는 잃어버린 존재, 잃어버린 관계, 잃어버린 가치 그리고 잃어버린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세 가지 영역에 대하여 나름의 목표와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E’(Environment)는 ‘친환경 경영’을 목표로, 인간들의 이기적 욕망과 무분별한 개발로 촉발된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파괴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자원의 오남용을 막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탄소중립,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사용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S’(Social)는 ‘사회적 책임 또는 사회적 기여 강화’를 목표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워라벨 즉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을 맞추는 것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발전은 특정 집단이나 특정 지역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다른 집단이나 지역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도 불사하는 방식이었으며, 그 배후에는 효율성과 적자생존, 승자독식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방식의 발전을 지양하고, 의도치 않은 불평등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를 돕기 위한 노력과 사회공헌에 관심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G’(Governance)는 ‘도덕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 형성’을 목표로, 소수 자본가가 부와 자원을 독점하는 현재의 위계적, 독점적 시스템을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로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기업이나 조직의 활동이 친환경적이고, 사회 기여적인지를 감독하는 역할과 그 활동을 수행하는 절차의 공정성을 검증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ESG 담론의 핵심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를 해치는 의사결정(Governance)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창세기 1장 26절에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말씀을 마치 인간이 ‘하나님-처럼’ 된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28절의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을 동료 피조물과 자연세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 즉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할 수도 있는 ‘통치권’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생각은 사회 안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보다는 ‘나만’, ‘우리만’이라는 생각으로 확대되었고, 마침내 ‘우리 교회만’이라는 집단이기주의적 행태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선택받은 하나님의 백성과 그렇지 못한 자 또는 교회 대 세상이라는 이분법으로 성과 속을 나누고, 배타적 선교로 이어지면서 교회는 점점 더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되었고, 자기만의 규칙으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조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이러한 모습에 실망은 청년들, 특히 MZ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교회의 역할 중 하나인 사회적 책임을 교회가 외면한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판에 직면해서 ESG 담론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업의 ESG 활동이 소비자들의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E(환경)는 기업의 따뜻한 이미지 형성에, S(사회)는 기업의 따뜻하고 유능한 이미지 형성에, 그리고 G(지배구조)는 기업의 유능한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연구결과가 보여주듯, 한국교회가 ESG를 유의미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그동안 교회가 잃어버린 존재, 가치, 관계 그리고 역할을 회복하여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내고, 다시 제모습을 드러내는데 ESG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SG 담론과 MZ세대

 

과학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종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고, 세계와 인간의 의미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것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구성해주었습니다. 특히 교회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예배가 그러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 마디로, 종교공동체는 그동안 우리에게 삶의 의미, 소속감, 정서적 안정 등을 제공해 주었고, 친밀함과 같은 유대관계 형성에도 긍정적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기독교는, 교회는 어떠할까요? 안타깝게도 그 대답은 ‘노’(NO!)일 것입니다. 특히 MZ세대라 일컬어지는 청년세대가 교회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MZ세대들의 교회 이탈은 더욱 심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 중 하나는 교회가 더 이상 청년들의 삶에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에 직면해서 ESG 담론이 교회에 주는 시사점들은 무엇일까요? 먼저 환경(Environment)과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과 경각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 욕심, 욕망이 생태계 파괴와 무분별한 자연 개발의 원인이 되었으며, 그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에 위기가 도래했다는 자각을 끌어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각성과 시대적 부름 앞에서 이제 교회들이 생태목회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사회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새로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를 비롯하여 예장 통합교회와 기장교회가 교단 차원에서 “기후위기시대 한국교회 선언문”을 채택했고, 올해 초 감리회 선교국 산하에 ‘감리교생태목회연구소’가 개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과 변화는 MZ세대에게도 유의미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MZ세대는 1980년~1995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세대와 1996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말하며, 이들은 개인용 컴퓨터, 온라인 게임, 휴대폰 등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란 첫 번째 세대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라고도 불립니다. 또한 MZ세대는 ESG 소비와 투자에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교회 안팎에서 해왔던 대부분의 활동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먼저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도 없어도 그저 따라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MZ세대는 이전 세대와 많은 것들이 다른데,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차이점 하나가 ‘가치소비’입니다.

가치소비는 미닝아웃, 가심비, 돈쭐 등의 행태로 나타나는데, ‘미닝아웃’(meaning-out)이란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 성향, 주장 등을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며, ‘가심비’(價心費)는 가성비를 넘어 즉 가격에 상관없이 마음의 만족감에 따라 소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돈쭐’은 돈과 혼쭐을 합친 것으로, 착한 기업이나 사업장의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돈으로 혼낸다는 뜻입니다. MZ세대들은 이러한 자신의 취향과 소비형태를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디지털 세상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는 특히 온라인 가상공간에서의 게임에도 매우 익숙하며, 그중에서도 ‘모드’(MOD)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모드는 Modification의 줄임말로, 사용자가 게임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맵(Map)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게임 안에서 완전 새로운 맵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기존의 것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덧입히는데 익숙하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 MZ 청년세대에게 교회의 활동과 교회가 제공하는 신앙경험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세상이 줄 수 없는 가치와 의미를 주기는커녕 보편적인 세상의 가치조차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교회의 사역과 활동은 단지 교회공동체 안의 신자들만을 위한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사회문제들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그리고 투명한 조직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ESG를 활용한 목회 패러다임 전환 – 생명목회, 샬롬목회, 정의목회

 

물론 교회는 ESG 담론이 논의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ESG가 추구하는 환경적, 사회적, 공적 가치들을 성서적, 교회적으로 풀어내어 적용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지키기 위해 교회와 교회를 포함한 주위환경을 녹색으로 물들여 왔으며(Environment),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Social). 최근 들어 몇몇 교회들이 특히 재정과 교회 운영에서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례들이 있기는 했지만, 교회는 그 처음 시작부터 정의와 평등을 지향하는 조직(Governance)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ESG가 추구하는 환경 보존과 생명 존중, 사회적 책임, 평등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등의 개념은 성서 안에 그 근거를 두고 있으며, 초대교회 시절부터 교회공동체가 지향해온 공동체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가 세상의 가치들을 따라 성장지상주의, 성과주의에 편승하거나 혹은 개교회(우선)주의에 매몰되는 경우들이 생겨나면서 교회에 대한 비판이 교회 안팎에서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와 시대적 도전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ESG 담론을 교회적이고 목회적인 언어로 읽으면서 교회의 본래적 사명과 역할을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먼저 ‘E’(Environment, 환경)를 통해서는 교회가 ‘창조세계와 생명 돌봄’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여 ‘생명목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더 이상 인간은 존재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얽혀있는 지구시스템 안에서 자연과 상호의존하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연 역시 더 이상 인간 삶의 배경이나 환경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자연은 만물의 근원적 바탕으로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고 가꾸는 책임을 맡은 공동-청지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확장된 청지기론’이라 부릅니다.

필립 헤프너는 창조 세계의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창조작품이면서 동시에 창조 사역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피조된 공동-창조자’(created co-creator)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교회는 지구전체가 겪고 있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무관심해서도 안 되고, 교회의 모든 활동을 생태적으로 전환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도 안 됩니다. 특히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인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은 기독교인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산림 등을 통해 흡수하거나,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활용 기술을 통해 제거해서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의 극단적인 자연재해, 이상기후 등을 겪으면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산업문명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위기의식이 이제는 전세계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1년 봄, 우리나라에서도 ‘기독교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출범했고, 5월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모든 회원교단과 연합기관 대표들이 모여 ‘한국교회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예장 통합교회와 기장교회 그리고 감리교회가 ‘탄소중립 선언문’을 채택했고, 이것이 단순한 선언으로 그치지 않도록 교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다양하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비를 할 때도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다양한 형태가 가능합니다. MZ세대의 ‘미닝아웃’과 ‘그린슈머’(greensumer, 녹색소비자), 물건의 품질뿐 아니라 제품의 사회적 가치까지 중시하는 ‘소셜슈머’(socialsumer) 또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우선순위에 들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지갑을 잘 열지 않는 ‘앰비슈머’(ambisumer) 등이 있습니다. 또한 옷과 관련해서는 슬로우패션, 상향소비(Trading Up), 양심적 패션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공정무역, 미니멀 라이프, 녹색교통, 그린에너지, 녹색서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교회들이 녹색교회, 생명목회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S’(Social, 사회)를 통해서는 교회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 ‘샬롬목회’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따라서 교회공동체의 존재방식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교회는 그 처음 시작부터 환대와 공생의 공동체, 즉 사회적 공동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예수의 삶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예수의 삶은 언제나 중심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소외된 이들을 향해 있었고, 그들과 더불어 먹고 마시며 하나님나라를 선포했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가는 곳은 언제나 소통과 상생이 일어나는 사회적, 공적 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그곳에서는 늘 새로운 관계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유대와 친밀함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즉 인간뿐 아니라 생명있는 모든 것들의 ‘공생’을 위해 일해야 하며,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인간의 역할도 바뀌고 있습니다. 홀로 책임지는 존재가 아닌 ‘응답’(response)하는 존재, 즉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거기에 성실하게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변인’(spokesperson)이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목소리가 들려지지 않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공동체가 창조세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의 공생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영국 성공회의 케네스 리치는 성육신 교리를 근거로, “기독교의 하나님은 사회적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사회적이고, 하나님이 참여적이시기에, 하나님의 자녀들이 모인 교회는 마땅히 사회참여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G’(Governance, 지배구조)를 통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책임의 공유’를 통해 ‘정의목회’를 구현해야 합니다. 교회는 본래 평등하고 합리적이며, 공적인 정체성을 가진 조직입니다. 특히 사도행전 6장 1-7절에서 ‘일곱 집사’를 선출하는 과정을 보면, 초대교회가 교회 내 문제 특히 재정문제를 얼마나 공정하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방식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공개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구약의 출애굽기 18장 13-27절에서는 장인 이드로의 제안으로 모세가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을 세우고 그들에게 자신의 책임과 권한을 나눈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서를 통해 우리는 공동체의 모든 일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그리고 공정하게 진행했을 때, 그것이 공동체뿐 아니라 거기에 속한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교회의 의사결정구조 안에도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청년, 장애인, 어린이와 같이 그동안 교회조직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하며, 교회의 최고의결기구에 남녀 대표자가 적정비율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가 당시 로마 세계와 유대인 공동체에게 놀라움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예수의 말과 행동이 그들의 편협하고 위계적인 사회질서와 종교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수의 복음은 성과 속, 공동체 안과 밖, 남녀노소 등의 이분법적 질서를 전복시키는 사건이었으며,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하나님나라 운동이었습니다.

ESG 담론은 세상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그 기본적 가치와 지향점은 교회공동체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ESG 담론에 대한 논의는 이것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ESG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성서적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교회적 언어로 풀어내어 실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와 더불어 ESG를 도구로 삼아 잃어버린 교회의 본래 모습을 찾아내고,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과 활동은 사회적, 환경적, 전지구적 위기와 도전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 될 것입니다.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47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