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에게 하늘나라를 묻다
저자 :  전원     출판사 : 생활성서         출판년도 : 2020.7.5.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마태 13:34).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의 신비는 정연한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또 부족하다. 예수님은 당시 민중의 생활 속에서 친숙한 소재를 찾아서 비유적으로 쉽게 복음을 전하셨다. 예수님은 일상 속의 소재로 가르침을 전할 때에 가장 빨리 이해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는 자연 현상도,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나 양을 기르는 목자의 모습도, 빵을 부풀리는 작은 누룩도, 혼인 잔치를 앞 둔 신랑신부도, 예수님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전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저자는 현재 도봉산성당 주임신부이며 영성 교육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성경 말씀 비유 에세이인 이 책을 통하여 저자는 잘 알 것 같으면서도 애매한 느낌을 주는 예수님의 비유의 진정한 의미를 잘 깨달을 수 있도록 쉽고도 재미있게 이끌어 준다.

“하나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0-32)
겨자씨의 비유는 여러 복음서에 나오는 데 각각 어투는 각기 다르지만 가장 작은 씨앗 속에 하나님 나라의 신비가 이미 담겨 있음을 비유적으로 말한다. 저자는 이처럼 작은 겨자씨같이 사소한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깨닫고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며 살아 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 아름다운 밀밭에 가라지가 섞여 있다는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시원하게 뽑아 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주인은 가라지가 다른 밀들과 뿌리들이 엮여 있어서 그러다가 건강한 밀까지 뽑을지 모른다며 그대로 두라고 하십니다” 
저자는 예수님의 제자들도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고 우리도 잡다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서 상대를 부정적으로 보기 보다는 좋게 바라보고 품으며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 흠결없는 착한 사람보다는 자신의 그림자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화해하며 하느님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온전성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는 하느님께 꽃이 피지 않는 씨앗을 받은 것처럼 자폐 아들을 안고 수많은 날을 눈물을 쏟으며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꽃도 피울 수 없었습니다. 감정 교류가 되지 않는 나무토막 같은 아들을 안고 아들의 정서와 감정을 깨우기 위해 수많은 세월을 쓰다듬어 주고 볼에 뽀뽀를 해 주고 스킨십을 해 주며 키웠습니다. 여전히 나무토막 같은 아들이지만 이즈음 저는 임금의 선택을 받은 동화 속 어린아이 심정으로, 다만 한 가지 ‘진실했다.’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주님 앞에 서 있습니다. 주님은 사람들에게 씨앗을 건네주며 화려한 꽃을 피워 오기를 바랐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정성과 사랑을 다한 ‘삶의 진실’을 원하십니다.”
저자는 우리에게서 돈,권력,직위 등을 빼면 무엇이 남느냐?면서, 자폐아를 평생 키운 어머니처럼 허구가 아닌 “삶의 진실”을 찾아 살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사람이라도 깊이 들여다 보고 공감하며 품고 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또 인생의 매순간이 하나님 나라의 신비로 충만해 있으며, 일상의 아주 작은 것에서도 소중한 의미를 깨닫고 기쁘게 진실되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