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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스텔라데이지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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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9월 25일 (일) 00:35:43 [조회수 : 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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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거리 기도회에 참석하였다. 스텔라데이지(Stellar Daisy)호 침몰 2000일을 맞아 2차 심해수색을 촉구하는 연합기도회였다. 한동안 청와대 앞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이제는 용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광장이든,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거리든 이곳은 대한민국의 모든 하소연과 호소, 분노와 함성이 모이는 곳이다. 거짓과 진실이 다투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예배드리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일 것이다.

 
  스텔라데이지 호 참사는 2017년 3월 31일 자정 무렵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선원들의 문자를 보면 다급한 상황을 느낄 수 있다. “긴급 상황입니다”, “본선 2번 포트 물이.샙니ㅏ” “포트쪽으로 긴급게”, “ㄱ울고 ㅣㅆ습니다”. 모두 23:20분에 보낸 가톡 문자였다. 그리고 10분도 못되어 침몰하고 말았다. 남대서양 공해상 브라질 산토스 남동방 2500km 지점 인근이었다. 승선원은 24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중 구조된 필리핀 선원 2명을 빼고 모두 실종자로 처리되었다. 아직 사망자 확인을 못해 지금껏 선원의 가족을 유가족이 아닌 실종자가족으로 부르는 배경이다.

  니미츠 급 항공모함 크기의 스텔라데이지 호가 순식간에 침몰한 원인은 무엇일까? 대책위원회가 심해수색 요구를 청와대 광장이나 용산 대통령실 거리에서 거듭 촉구하는 이유이다. 당국은 배의 결함을 보고받고도 계속 운행을 허가하였다. 고철덩어리 배를 바다에 띄우고 26만 톤의 석탄을 실어 나르게 한 당사자가 배의 침몰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침몰 5년이 넘고, 대통령도 바뀌었지만, 사고 원인과 책임자 처벌은커녕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밝혀지지 못하였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무책임은 도를 넘었다. 진보 정부든 보수 정부든 마찬가지였다. 하물며 교회도 이웃의 고통에 무심하였다. 겨우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대표가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선박 노후화’를 꼽는다. 선령(船齡)이 무려 25년이다. 애초에 유조선이던 배를 2009년에 철광석 운반선으로 바꾸면서 무리하게 선박을 개조한 것이 사고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초대형 광석운반선(길이 311.89m, 선폭 58m, 적재 중량 266,141톤)이 단 2분~10분 사이에 침몰할 만큼 바람과 파고 등 기상 여건이 우려할 수준도 아니었다고 한다. 

  침몰 이후 대응 부실과 사고 원인의 조사 부재는 큰 실망감을 주었다. 선사는 침몰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허둥대던 끝에 12시간이 지나서야 사고를 통보하였고, 이런 늑장 대응으로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정부 내에서도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간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신속한 대응에 차질을 빚었다. 국제공조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해를 넘긴 2018년 8월, 국무회의가 예비비 53억 원 지출을 의결함으로써, 2019년 2월 15일, 1차 심해수색을 시작하였다. 수색은 순조로워서 17일 침몰한 선체를 찾았고, 블랙박스를 수거했으며, 21일에는 선원의 유해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심해수색업자와 계약기간이 끝나 27일에 수색을 종료한다. 딱한 일은 항해기록저장장치를 발견하고도 업자의 어설픈 관리로 쓸모없는 고물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이상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2차 수색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침몰 선박에 대한 추가 심해수색 미추진에 따른 인권침해’를 진정하였다. 비록 재판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각하하였으나, 그 결정문(2021.8.23.)에서 “국무총리에게,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규명과 실종자 유해 수습을 위한 추가 심해수색의 실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주문 2항)라며 대책위의 입장을 반영해 주었다. 

  예수님은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눅 15:4)고 말씀하신다. 중요한 관심사는 ‘찾아내기까지 찾는’ 일이다. 어느새 깊은 심해에 자식을 빠뜨린 지 2천일, 실종자 가족의 요구는 다만 유가족이 되는 것이다. 얼마나 가슴 아픈 소망인가? 더 이상 늦기 전에 다시 스텔라데이지 호에 대한 2차 심해수색을 실시해 유해를 수습하고, 사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 바다에 빠진 별꽃같은 식구들을 건져 올려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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