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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러운 착각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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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8월 28일 (일) 23:33:01 [조회수 : 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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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도덕 과목에서 만점을 놓치지 않은 기억 때문일까? 가끔 나는 내 자신이 도덕적 사람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착각을 한다. 

독일 쾰른대학교 호프만 교수 연구팀은 1,252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12시간 동안 자신이 목격한 도덕적·비도덕적 행동을 적고 보고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분석 결과, 도덕성을 문제 삼을 만한 행동을 했거나 관여했거나, 혹은 목격했다는 보고가 전체 응답의 29퍼센트에 달했다. 

실험 결과에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배제하고 자신이 직접 한 행동의 횟수만 적도록 하자 선행 수치가 악행 수치보다 2배가 더 많이 나온 것이다. 자신이 목격한 타인의 행동을 적도록 한 항목에서는 선행과 악행이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타인에게 들은 사례 중 악행이 선행보다 2배 정도 더 많다는 결론이다. 나쁜 소문이 좋은 소문보다 2배 더 빨리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낸 셈이다.

우리가 눈으로 인식하는 세계의 모습은 실제가 아닌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다. 심지어 우리가 집착하는 선과 악도 절대적이지 않다.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는 주먹은 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남을 돕고자 등을 두드려주는 주먹은 선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악하다고 생각했던 주먹이 선으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선과 악의 절대적 기준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주먹 자체만 놓고 생각하면 선과 악을 구분하기가 모호해진다. 

사람의 태도와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비판하고 심판하는 태도로 세상을 보면 온갖 더러운 것만 눈에 띌 것이고, 감상하는 태도로 세상을 보면 멋있고 예쁜 것들만 눈에 들어올 것이다. 복잡한 세상에는 산과 강, 꽃과 나무, 바람과 비 등 온갖 만물이 가득한데, 이는 시시각각 변해간다. 그래서 자기중심적 해석에서 벗어나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깨달음이 깊어질수록 삶은 더 풍성하고 편안해진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자세는 외모와 성격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생긴 것은 마음에서 나오며, 상황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처럼 사람의 마음가짐과 생각이 변하면 표정도 변한다. 그러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고 점차 하나의 성격으로 굳어진다.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평화롭다.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운 경지를 보여 준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은 “아름다운 두 눈으로 사람들의 장점을 보고, 매력적인 입술로 친절한 말을 건네세요”라고 했다. 

호프만 교수의 도덕적·비도덕적 행동 평가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타인에게는 엄격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관대한지 알게 된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시시각각 변하기 쉬운 존재임을 또한 알게 된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듯 각자의 길이 있고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타인의 악행에 대해서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쳐 모든 사람이 다 듣고 알게 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본성이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악한 행동은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나 자신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늘이 푸르른 날들이다. 우러러보면, 부끄러움 많은 것은 내 자신뿐이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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