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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are, 날아올라요!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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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7월 23일 (토) 01:30:14
최종편집 : 2022년 07월 23일 (토) 01:33:17 [조회수 :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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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가장 행복한 시간은 교회로 출근할 때입니다. 못 믿으시겠다고요? 조금 더 분명하게 말씀드리자면 출근길 집을 떠나서 교회에 도착할 때까지입니다. 저는 요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비가 자주 와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일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비가 오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비가 오면 자전거를 탈 수 없기에 자전거에 대한 사랑은 날씨에 대한 기호마저 바꿔버렸습니다. 

저의 집과 교회는 약간의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80% 정도의 경로가 중랑천 자전거 전용도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직접 운전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도착합니다. 운전 스트레스도 없고, 가뜩이나 상승한 기름값도 아낄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습니다. 또한 녹색영성을 추구하는 교회의 목사답게 탄소 배출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전거를 탈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은 다름 아닌 영성의 측면에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현대인에게 있어 가장 반-영성적인 장소는 ‘혼자 운전하는 정체된 도로 위의 차 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면서도 가장 적대적으로 단절된 공간, 그 안에 있는 사람 보다 그 겉껍데기에 의해 레벨이 매겨지는 곳,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서는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되고 남을 앞질러야만 하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경쟁자인 그곳, 모두가 차창 뒤 익명의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기에 방심했다가는 양심마저 쉽게 숨길 수 있는 곳, 가만히 있어도 탄소를 배출하여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기계 속의 인간,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거나 머뭇거렸다간 날카로운 경적이 내뿜는 신경질적인 감정의 배설 소리를 들어야 하는 곳, 무언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곳, 반칙을 일삼고 질서를 망가뜨리며 폭력적인 사람들에 의해 인간에 대한 절망과 혐오감만 높아지게 하는 가장 반영성적인 장소가 ‘혼자 운전하는 정체된 도로 위의 차 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길을 고스란히 거쳐서 도착한 곳이 또 다른 생존경쟁의 터전이라면 준비 운동을 했노라고 위안 삼을 수라도 있겠지만 저의 목적지가 교회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찌감치 이 땅에서 운전면허 취득하기를 포기했었습니다. 2004년 독일에 나가기 전, 염탐차 다녀왔던 독일 여행에서 이웃과 약자를 배려하고 너무나도 질서정연한 독일인들의 운전습관을 접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정작 독일에서는 차를 살 돈이 없어서 한 번도 운전을 해 보지 못했지만 그렇게 따 두었던 운전면허를 가지고 지금껏 ‘생존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18년 무사고 운전실력을 자랑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울 도심의 나 홀로 운전석은 저에게 여전히 불편하기만 합니다. 출근할 때 비가 오면 영성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오느니 차라리 2~30분 더 소요되는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반면, 자전거를 타면 마음이 푸르러지는 것 같습니다. 휘파람이 절로 나오고 저도 모르게 지나치는 사람마다 자연스레 눈인사를 건넵니다. 그럴 때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배경 음악이 되어줍니다. 자전거를 타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 또한 참 편안해 보입니다.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려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자전거길 양옆으로 아름답게 조성해 놓은 꽃길도 예쁘지만 이름 모를 들꽃들이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한쪽으로는 막힘 없이 물이 흘러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다른 한쪽으로 꽉 막힌 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아직 성화 되지 못한 못된 심보가 제게 남아있나 봅니다. 시원하게 내달리는 제 옆으로 꽉 막힌 차들이 줄지어 서 있으면 한일전에서 골을 넣고 사이타마 구장을 돌며 산책 세레머니를 펼치는 박지성 선수의 표정으로 지긋하게 쳐다보면서 그 옆으로 쓱 지나갑니다. 타자의 고난에 공감하지 못하는 어린 목사의 마음을 애교로 봐 주시고 용서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부드러운 바람을 타고 자전거 길 언덕을 넘을 때면 마치 자전거가 날아오를 것만 같이 느껴집니다. 그 단계가 되면 제 푸르른 마음속의 노래가 바뀝니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달리는 자전거 위라 마음껏 소리 내어 노래할 수 있습니다. 바로 ‘Volare/볼라레/날아올라요!’라는 곡입니다.  


Volare/날아올라요

Penso che un sogno cosi` non ritorni mai piu`
다시는 이런 꿈은 못 꿀 것 같아요

mi dipingevo le mani e la faccia di blu
꿈에서 나는 내 손과 얼굴을 파란색으로 칠했지요

Poi d'improvviso venivo dal vento rapito
그리고 갑자기 불어온 빠른 바람을 따라,

e incominciavo a volare nel cielo infinito
끝없는 하늘을 날기 시작했어요

Volare, oh oh cantare, oh oh oh oh
날아올라요~ 오오 노래를 불러요~ 오오오오 

Nel blu dipinto di blu felice di stare lassu`
파랗게 칠해진 푸른 하늘 속, 이 위에서 느끼는 행복

...

이 노래는 도메니코 모두뇨(Domenico Modugno)가 1958년 산 레모가요제에서 발표해서 그랑프리를 받은 곡입니다. 파바로티와 보첼리, 집시킹 밴드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불렀지만 결코 오리지널의 감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라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감사한 것은 예전보다 파란 하늘이 자주 펼쳐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름이 되면 가뜩이나 파란 하늘에 수증기가 많아서 뭉게구름이 피어납니다. 그 시절의 하늘이 더 푸르렀던 것은 어쩌면, 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저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를 꿈꾸며 우리의 마음도, 우리의 눈동자도 파랗게 물들여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노래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꿈속에서 끝없이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는 주인공의 손과 얼굴은 온통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작아지고 그를 위한 한줄기 음악만이 남습니다. 그러나 달이 지면서 꿈도 점점 사라집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여전히 아름다운 별이 수놓아진 푸른 하늘 속에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사랑하는 이의 푸른 눈 속이었습니다. 애초에 그 눈에 빠져들어 꿈속을 헤매게 되었고 푸른 하늘을 날며 노래했던 것이지요. 대단한 명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양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기술을 연마하지 못해서 도메니코 모두뇨처럼 “볼라레 오오”를 부를 때 두 손을 활짝 펼치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여름이 가기 전, 사랑하는 사람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함께 듣고 함께 부르면 어떨까요? 날씨가 흐려도 상관없습니다. 푸른 하늘은 사랑에 빠진 이의 눈동자에 있으니까요! 이탈리아 말이라 부담스러우시다고요? 이 노래는 이 부분이 나올 때만 목 놓아 불러도 충분합니다. 단, 모레뇨처럼 두 손을 활짝 펴야만 합니다. 

볼라레 오오,  칸타레 오오오오!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 펠리체 디 스타레 라쑤!

https://youtu.be/t4IjJav7x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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