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초복에 즐기는 보양식 염소탕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2년 07월 13일 (수) 00:45:04 [조회수 : 331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2010년 뉴욕에서 처음 정착했던 곳은 플러싱 한인 타운이었다. 집을 구하고 이사한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거리에서 뜻밖에 생소한 간판을 보았다. 노던블러바드 164st 근처 식당에 보신탕집이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이상하다? 개고기를 먹는 한국 사람들을 혐오스럽게 여기는 미국에서 저렇게 대놓고 보신탕 장사를 할 수 있는 건가?”하며 의아해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염소탕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염소탕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부터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는 한국계 이민자들이 보신탕 대용으로 염소탕이나 염소전골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2002년 첫 목회지였던 양양에서 보신탕집을 했던 성도가 지금은 양양 낙산 근처에서 ‘뜰’이라는 염소탕집을 운영하고 있다. 개고기 식용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보신탕대신 염소탕이 메인메뉴가 되었지만 보신탕도 메뉴에 있긴 하다. 이 집은 100% 프라임 암컷염소만 사용하는데 프라임 암컷염소란 야생이 아닌 농장에서 사육된 염소로 도축 전 3개월 간 곡물을 먹여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고, 1000°C 직화처리를 하여 육질이 연하고 육즙이 풍부하며 특별한 숙성으로 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한 염소를 말한다. 1년에 한번 정도 양양, 속초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들려서 염소탕을 먹곤 하는데 맛은 오래전 먹었던 보신탕맛과 거의 비슷하다. 실제로 염소탕과 보신탕의 조리방식이 똑같기 때문에 모르고 먹으면 보신탕인지 염소탕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돌아오는 토요일(16일)이 초복이다. 초복을 앞두고 지방 청장년회에서 1년에 한 번씩 목사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를 하는데 지난 월요일이 바로 그 날이었다. 장소는 이천에 설봉골이라는 염소탕집이었다. 귀한 섬김 덕분에 오랜만에 몸보신을 했다. 염소전골이 메뉴였는데 1인당 27000원이었고 한테일블에 4명이니 1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다. 소나 돼지나 닭에 비해 흔치 않은 고기다보니 물량 공급이 상대적으로 불충분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밑손질 과정이 복잡해서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데 합리적인 가격인지는 잘 모르겠다.

염소는 소와 양보다 먼저 길들여진 동물이다. 1만 년 전 이란의 산악지대에서 가축화가 된 것으로 본다. 염소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약 600여종이 존재한다. 수명은 10-16년 정도이며, 무게는 30-40kg 정도 된다. 염소는 아무 풀이나 가리지 않고, 뿌리까지 뽑아 먹기 때문에 목초지를 사막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또 번식력이 왕성해서 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에 때때로 골머리를 앓는다. 나폴레옹이 죽은 세인트헬레나 섬에선 방목한 염소 2쌍이 수천마리로 늘어나서 생태계를 멸망시킬 뻔 한 적도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서해와 남해의 무인도에서 인근 섬 주민들이 소득증대목적으로 방목한 염소들이 늘어나 통제불능상태가 되어 나무껍질 뿐만 아니라 뿌리까지 먹어치우는 바람에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염소떼 소탕작전을 벌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애서 염소고기를 접하기는 쉽지 않지만 염소고기는 전 세계 4분의 3에 이르는 국가들이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먹는 육류이다. 종교상의 이유로 소를 먹지 않는 인도나 돼지를 먹지 않는 중동의 이슬람지역에서도 염소는 닭과 양처럼 어디에도 걸리지 않아 종교적으로 문제없이 먹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6세기 초 고려시대에 흑염소를 중국에서 가져와 경상도에서 처음 사육한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염소고기는 식감이 쫄깃하다. 좋게 말해서 쫄깃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좀 질기다. 염소가 활동량이 많고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서 그렇다. 염소고기의 효능은 대략 5가지이다. 첫째, 염소고기에는 암세포 생성을 예방해 주는 리놀레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암 예방에 효과가 좋다. 둘째, 비타민과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염소고기를 먹는다면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셋째, 칼로리가 낮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혈액순환 개선과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넷째, 철분이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8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분들과 산후 임산부 분들에게 효과가 좋다. 다섯째, 미네랄, 비타민, 단백질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허약해진 몸의 기력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향상 시켜주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노화방지에 탁월한 비타민 E(토코페롤)도 45mg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기력보충과 원기 회복에 좋은 보양식으로 이용되어 왔다. 

무더운 여름, 몸보신이 필요하다면 오랜만에 염소탕 한 그릇도 좋을 듯하다. 속초, 양양에 들리시는 분들은 “뜰” 염소탕 집을 꼭 가보시면 좋겠다. 현지인들이 인정하는 맛집일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염소탕 중에서 가장 맛이 있는 집이다. 

 

임석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2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1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멋쟁이 (222.114.70.236)
2022-07-26 10:58:31
개고기를 먹으면 왜 않되는가?
개~혀?
충청도말로 개 고기를 드십니까?
라는 말입니다.

제가 어릴때에 시골에서 가마솥에 멍멍이를 잡아서 통째로 넣고 푸~욱 고아 놓고 몇 날 몇 일을 먹던 개장국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먹거리가 많고 좋은 음식, 유익한 보약들이 넘처나니
개장국으로 체력을 보강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염소,돼지,소,닭,고기는 되고, 개는 않된다는 것인지요.
성경적으로 구분을 해 놓은 것도 아닐텐데~~~,
리플달기
0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