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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 필 때내 설움도 연한 향기로 날려 보내는 네가 나는 좋아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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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6월 03일 (금) 17:12:06
최종편집 : 2022년 06월 06일 (월) 14:35:08 [조회수 : 6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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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계국

둘레길을 걷는 것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집 주변의 동네길이나 골목길이어도 좋다. 호젓하고 나무 무성한 숲길이나 아파트의 옆길이어도 좋다. 작은 개울물 흐르고 농촌의 흥건한 냄새 자욱한 시골길이라면 넉넉한 여유를 주어 감사하다. 가파른 비탈로 난 구부러진 산길도 옛 생각나게 하여 더 호젓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가 걷는 길에는 늘 아름다운 꽃들이 함께 걸어준다. 새들과 나무 잎새들도 정겨운 말을 걸어오며 행인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초여름에도 많은 꽃들이 다투어 핀다. 이팝나무꽃과 아카시아에 이어 장미와 찔레꽃, 수국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야광나무 꽃과 때죽나무 꽃도 피고 이어 밤나무도 꽃을 피워 욕망을 자랑하는 향기를 품어 내리라. 이 때쯤에 들판과 야생의 언덕에는 금계국(Golden-Wave, 金鷄菊, 학명:Coreopsis grandiflora/Coreopsis drummondii)이 한창이다. 금계화(金鷄花) 라고도 불리는 초여름의 한 두 해 살이 노란 황금꽃으로 국화과에 속한다. 북아메리카 원산지이며 줄기 윗부분에 가지를 치며 높이는 30∼60cm이다.

금계국 꽃잎들은 환한 그리운 임들의 얼굴이며 그 웃음들이다. 함께 어울려 피고 힘차게 노래하는 싱그러움이 모두를 즐겁게 한다. 화려한 금닭, 금계(金鷄)처럼 이쁜 꽃이 피는 국화(菊花)라서 금계국(金鷄菊)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설과, 혀꽃의 색이 금색이며 끝이 닭의 벼슬처럼 여럿으로 피어나 그리 명명된 것이라 한다. 한 생태학자의 주장처럼 많은 동물들 중에서 오직 닭만이 길들여지지 않는다고 한다. 장탉은 새벽이면 목을 홰쳐 울어 여명을 알려야 하고, 암탉은 알을 나면 꼬꼬댁하고 울어야 한다. 이들 금하려는 어떤 길들임도 소용이 없다. 닭은 본래의 자유와 본성을 결코 잃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상큼한 이른 아침에 길을 걸으며 바람을 맞는다. 일찍 깬 새들의 재잘거림인 정겹고 연한 아침 안개 여유로이 곁에 두고 걸으면 오늘 하루가 벅차다. 아침 대지를 달려보고 싶다. 이슬 머금은 꽃들과 풀잎들이 새롭다. 꽃잎과 나뭇잎에 이슬 맺힌 아침이나 비가 갠 오후의 둘레 길은 아름답다. 길어진 낮과 붉게 이울어 가는 저녁노을의 들녘은 조용하다. 간혹 들리는 아이들 노는 소리는 생동감을 더한다. 신록의 계절에 만물이 왕성하게 자라듯 금계국이 피는 계절에 우리의 자녀들과 우리 이웃들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들일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늘 오는 것이며 보내야 하는 것이고 내일도 결국 오늘이 되며, 어제도 과거의 오늘이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란 단테(Dante Alighieri)의 말을 기억하게 된다.

 

< 금계국 필 때>

 

너의 환한 얼굴이

나는 좋아

 

너의 노오란 웃음이

나는 좋아

 

함께 모여

흐드러진 너희들 조용한 노래가

나는 좋아

 

햇살 이고

바람 어루만지며

내 설움도 연한 향기로 날려 보내는 네가

나는 좋아

 

아무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너의 영혼

 

나비의 춤

상쾌한 기분의 새소리가

너의 꽃말이

나는 좋아

 

   
▲ 길옆 금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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