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질병은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가난과 질병은 극복할 대상이다. 가난은 부자가 되기 위한 세상지혜를 얻고 훈련할 수 있는 기회이며, 질병은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한 영적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하여 가난과 질병은 새로운 인생으로 가는 기회이다. 가난하다고 생을 포기하는 자는 부자가 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병이 들었다고 인생을 포기하는 자는 건강하고 행복할 기회를 놓치는 자다. 모든 고난은 인간을 더욱 단단하게 한다. 바위 위에서 모진 갈증과 더위와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고 자란 소나무를 보라! 얼마나 단단하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나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결핵으로 무너진 척추의 통증이 매일 나를 괴롭히지만 누워만 있는 다고 고쳐질 병이 아니었다. 매일 교회를 다니고 성경을 읽으며 나의 영을 맑게 하였다. 그리고 통증을 좀 잊어 보려고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당시 나는 30세의 성인이었지만 어린이들이 배우는 바이엘 1번부터 열심히 배웠다. 그러나 음악에 소질이 없고 아픈 허리 통증 때문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어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하여 도무지 피아노 실력이 늘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허리가 아파서 연습이나 복습은 하지 못하고 학원수업만 간신히 하였다. 내 딴에는 열심히 하였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처음 피아노 배우는 초등학생이 바이엘을 3개월에서 6개월이면 마치는 것을 나는 24개월 동안에 간신히 마쳤다. 피아노 선생은 나를 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했을 거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았다. 나는 피아노 잘 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통증을 잊어 보려고 정신요법으로 다녔기 때문이다.

     다른 일이 생겨 피아노학습을 그 정도로 그만두게 되다. 그런데 피아노를 잘 치진 못해도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 전에는 클래식 음악을 아무리 들어도 좋은 줄 몰랐다. 그런데 2년 동안 피아노를 배우고 나선 연주는 못해도 음악을 듣는 청음능력이 생겼다. 클래식 음악이 서서히 들려오기 시작했고 한 참 듣다 보면 음악이 영혼을 울리는 것처럼 좋다. 지금은 클래식 음악 들을 때가 가장 기분 좋고 마음이 평안하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면 목표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하나라도 건지는가 보다.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박애로 충만한 영혼을 꿈꾸며 | 이강무 | 프로방스 - 교보문고 (kyobobook.co.kr)에서 당당뉴스 독자들을 위하여 한 챕터씩 올리는 중입니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온라인 구입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