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감리교회는 <사회신경>을 배우고 적용해야 합니다.
이광섭  |  h-stair@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2년 05월 05일 (목) 23:46:35 [조회수 : 299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근래 들어 더욱 거세진 한국교회의 공공성 상실에 대한 비판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한국교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신학적 체계나 시스템을 갖춘 교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사회계몽과 민족운동,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여로 공공성을 구축했기 때문에 한국교회 안에는 공공성에 대한 DNA가 분명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개신교파들은 교회의 사회적 대응을 개인의 신앙 양심이나, 개교회의 성향에 맡겨두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뿌리인 사회선교 전통과 너무 오래전에 이별을 한 탓입니다. 여기에 한국감리교회가 포섭되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두 가지를 기억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감리교회는 시작부터 복음을 사회에 적용해 온 교회입니다. 웨슬리의 복음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그의 첫 야외 설교지였던 영국 브리스톨의 하남마운트(Hannam Mount)는 노예무역과 가난과 도박으로 일그러진 부두 노동자와 알콜 중독자와 광산 노동자들의 도시였습니다. 그의 복음은 이들에게 회심을 일으켰고, 새로운 사회를 일구어냈습니다. 이 신앙의 전통은 사회 성화의 교리로 정리되어 한국감리교회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둘째, 감리교회는 한국의 개신교 가운데 연대주의(Connectional system)를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입니다. 연대주의란 말속에서 우리는 공교회성을 읽어냅니다. 강력한 공교회 조직체인 가톨릭교회나 공교회성을 담고 있는 미국연합감리교회(UMC)는 개교회주의가 갖고 있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교리’, 혹은 ‘사회원리’가 그것입니다. 가톨릭은 교회의 역사와 함께 축적해 온 583개 조항에 이르는 ‘사회교리’가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 역시 60여 조항에 달하는 ‘사회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사회교리나 사회원리는 교인들의 사회지침이면서, 교회의 대사회적 입장이며 신앙원리입니다. 여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한국감리교회 역시 11개 조항의 사회신경과 거기에 따른 3개의 부속 문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리교회에 이와 같은 사회적 신앙의 근거가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 운동이 감리교회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일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잠들어 있는 ‘사회신경’이 깨어난다면 교회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첫째, 신자 개개인의 신앙이 새로워질 것입니다. 신앙의 주요 영역을 자신의 내면으로만 여기던 데서 삶의 모든 영역으로 신앙을 확장할 것입니다. 종교적 영역과 삶의 영역을 분리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믿음이 삶의 전 영역에서 능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지역에 뿌리내리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근원적인 문제는 지역성을 잃어버린 데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비전교회부터 초대형교회에 이르기까지, 농촌교회에서부터 서울 도심의 교회까지 단일한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주의와 물량주의가 그것입니다. 문제는 지역을 배제한 채 성장을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지역에 무관심하고 무감각하여 스스로 게토(ghetto)처럼 되었습니다. 감리회 사회신경은 지역과 소통하는 매뉴얼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 속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풀어나갈 삶의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신경은 전도의 새롭고도 깊은 차원을 여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인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한목협, 2018). 신앙과 일상생활과의 괴리가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한국교회에서 전도보다 시급한 것은 교회를 떠나는 신자들의 신앙적 갈등을 해소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한 가장 실질적인 일로 사회신경을 배우고, 논의하고, 적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선 신학생들이 감리교 사회신경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사회신경에 정통한 목회자가 10년만 꾸준히 배출된다면 감리교회는 질적으로 새로워질 것입니다. 다음으로, 총회와 연회와 지방회 차원에서 사회신경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정회원 연수교육, 목회자 세미나, 준회원 교육, 지방 사경회등 모든 배움의 장에서 사회신경이 논의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교회에서 사회신경을 읽는 모임을 갖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짝이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만나게 될까요? 그리고 개교회와 지방회, 연회등 단위별로 사회신경 실천 사례들을 모으고 간증 대회를 가져본다면 정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의 교회를 염려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동일합니다. 본질을 붙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신경은 감리교신앙의 본질입니다. 이를 실행함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가 생명 있는 교회입니다. 지금 당장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교리와 장정’에 잠들어 있는 사회신경을 읽어 보십시다. (이 글은 「기독교세계」 1081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이광섭목사 / 전농감리교회 

이광섭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9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