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독교 서점에는 ‘기독교 이단’과 관련하여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다. 이 책들에서 일반적으로 이단들의 공통점은 성경의 절대 영감성을 부정하거나,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거나, 믿음으로 얻는 구원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는 것 등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이단에 대한 정의’를 잘못 인식하며 사용해 왔다. 많은 개신교인들이 ‘이단(異端)’이란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르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 이단들과 관련하여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른 것이 이단(異端)이다’라는 말은 옳지 않으며, 성경에서도 이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한자사전인 옥편에서 ‘端(단)’자를 찾아보면 4가지로 풀이되어 있다. 즉 ① 바르다 ② 바르게 하다 ③ 끝 ④ 실마리 등이다. 이처럼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바르다’와 ‘바르게 하다’라고 나와 있다. 그래서 이단(異端)의 단어적인 의미는, 다를 이(異)와 ‘바를 단(端)’자, 곧 이단(異端)은 ‘바르지 않다’는 말이 정확한 뜻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단(異端)을 다를 ‘이(異)’와 세 번째 나오는 끝 ‘단(端)’을 결부시켜 ‘끝이 다르다’라고 해석하여, ‘끝이 다른 것을 이단’이라고 주장하지만, 학자들은 ‘바르지 않은 것’을 ‘이단(異端)’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끝이 다른 것이 이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異端(이단)’이란 한자의 뜻풀이를 잘못 해석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발행한 「이단‧사이비 연구보고집」 책에서, 이단은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르다.’라는 뜻이 아니며, 이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르지 않은 거짓된 사설(邪說)’이라고 했다. 또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인 대전신학대학교 허호익 교수는 ‘이단(異端)’은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 나중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거짓되며 사악한 가르침(邪說)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리고 〈교회용어 바로잡기〉를 주장해 온 최창섭 장로는 ‘이단(異端)’은 ‘처음부터 바르지 않은 거짓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처럼 공신력 있는 책과 유관기관에서도 ‘이단’은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른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 국어사전에서 ‘기독교 이단’이란 ‘정통적 교의(敎義)나 교파 이외의 교의나 교파’를 말함이라고 나와 있는데, 대체로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경사전에서 이단은 ‘정통 학파나 종파에서 벗어나 다른 학설을 주장하는 일이나 교파’를 말한다. 그리스어 원어에서 ‘이단’, 곧 ‘하이레시스(αἵρεσις)’의 기본 의미는 ‘선택, 의견’으로써 분파를 일컫는 경우와 교회 내에서의 편당(고전11:19)을 뜻하는 경우, 그리고 다른 교리를 주장하는 이단(벧후2:1) 등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이단’이란 표현은 거의 대부분, 벧후2:1에 나오는 것처럼 기독교의 근본적인 교리에 관한 것들을 부정하는 것을 ‘이단’으로 칭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독교의 근본 교리란, 말하자면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부정하는 것과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는 것, 그리고 믿음으로 얻는 구원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럼 여기서는 베드로후서에 나오는 이단이란 용어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베드로후서 2장 1절에 나오는 이단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1절 : 그러나 백성 가운데 거짓 선지자들이 있었던 것 같이 너희 가운데도 거짓 교사들이 있으리라 그들은 저주받을 이단들을 몰래 들여와 심지어 자기들을 사신 주를 부인하기까지 하고 자기들 위에 신속한 파멸을 가져오리라

본문에서, 사도 베드로는 구약시대의 참 선지자들이 거짓 선지자들에게 고통과 핍박을 받았듯이, 이제 신약시대 지역 교회에서도 참 교사들이 거짓 교사들에게 공격을 당한다고 했다. 이러한 거짓 교사들은 저주받을 이단들을 몰래 들여 온다고 했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부정한다. 이처럼 기독교적 용례나 성경상의 용례로 볼 때, ‘이단’은 기독교의 올바른 교리가 아닌 잘못된 교리를 전하는 거짓 교사들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거짓 교사들은 성경의 영감설, 삼위일체, 그리스도의 신성, 그분의 동정녀 탄생, 그리고 죄인들을 위한 그분의 대속의 죽음을 부인한다. 그들은 또한 예수님의 육체적 부활, 영원한 심판, 예수님을 믿음으로 말미암는 은혜에 의한 구원, 성경에 나오는 기적들의 실재를 부정한다. 이와 같이 거짓 교사들인 이단들은 기독교의 근본적인 진리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서두에 언급했듯이, 국내 개신교계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이단에 대한 정의’를 잘못 인식하고 사용해 왔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단(異端)’이란 ‘시작은 같으나 끝이 다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주로 개신교 목사들이 여러 언론 매체들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는 바람에, 일반 교인들도 그렇게 알고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목사들은 말하기를, 이단은 한자로는 ‘異端’인데, 이것을 풀이하면 ‘다를 이(異)’, ‘끝 단(端)’ 즉 ‘끝이 다르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은 ‘시작은 같은데 끝이 다른 것’을 이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옳지 못한 견해들이며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엉터리 사례들이 있어 왔다.

- 이러한 잘못된 사례들을 살펴보자.

사례 1) : ‘이단(異端)’은 끝이 다르다

만일 어떤 사람들을 이단이라고 한다면 왜 이단이라고 하는지 성경적으로 분명한 근거를 두고 말해야 한다. ‘이단(異端)’은 다를 이(異)’, 끝 단(端)字로서 ‘끝이 다르다’라는 뜻이다. 어떤 길은 생명과 천국에 이르는 길이지만, 또 어떤 길은 사망과 지옥으로 가는 길이어서 그 끝이 너무 다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단’을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끝나야 진리이고, 예수님으로 시작하여 예수님으로 끝나야 진리이다. 이단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하는 것 같지만 끝에 가보면 자기네 교리나 교파의 신학적 주장이 나타난다. 예수님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끝에 가보면 예수님이 아닌 어떤 인간을 교주로 내세우고 신격화한다. 그러므로 이단은 끝이 다르다. (중략)

사례 2) : 이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이단(異端)은 끝이 다르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언뜻 보기에 이상한 점을 느낄 수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빠져든다. 이단은 여러 가지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단 전문가들은 그들이 하는 질문만 들어도 그가 어느 이단에 속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단이 사용하는 여러 가지 질문을 보면 성경의 문구 중 구체적인 단어나 숫자, 문장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으로 흔히 비유를 든다. 성경에서 A를 말하고 있는데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는지 질문한 뒤, 그에 대한 답변으로 A는 B를 비유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그래서 B는 곧 C 가 된다는 식으로 설명을 한다. 각 이단 단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질문들과 답변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교회에서 자주 세미나를 하여 성도들이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략)

-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이단’과 관련된 용어가 한자로 풀이되면서 ‘다를 이(異), 끝 단(端)’이라고 이해하여, ‘끝이 다른 것’이 이단이라는 의미로 인식되며 잘못 사용되어 왔다.

- 이제, 기독교 이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 정의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자.

사례 1) : ‘대한예수교한국장로교 총회’의 이단에 대한 견해

국내 개신교계에 ‘대한예수교한국장로교 총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에 속한 ‘한국장로교출판사’에서 간행한 「이단‧사이비 연구보고집」이라는 책(2011년)에는 ‘이단’에 대해 이렇게 쓰여 있다. “이단은 한자로 ‘異端’이다. 여기서 ‘端’은 ‘바르다, 옳다, 진실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단은 ‘시작은 같지만 끝이 다르다’라는 뜻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르지 않은 거짓된 사설(邪說)’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단(異端)’의 한자 중에 ‘단(端)’을 끝 단자라고 생각한 반면, 장로교 총회에 속한 학자들은 ‘단(端)’을 끝 단자가 아닌, ‘바를 단(端)’자 라고 했다. 이 단체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즉 이단은 한자로 ‘異端’이다. 여기서 앞 글자인 ‘이’는 다를 ‘이(異)’자가 맞다. 하지만 뒷 글자인 ‘단(端)’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먼저, ‘바르다’라는 뜻이다. 예컨대 “복장이 단정(端正)하다.”고 할 때 ‘바를 단(端)’자를 사용한다. 다음으로, ‘실마리’의 뜻이 있다. 예컨대 단서(端緖)라는 말은 ‘일의 실마리’라는 뜻이다. 그 다음으로 ‘끝’이라는 뜻이 있다. 예컨대 양단(兩端)은 양쪽 끝을 말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와 관련하여 사용하고 있는 용어인 이단(異端)의 한자어에서 ‘단(端)’은 ‘바르다’에 해당하는, ‘바를 단(端)’을 말한다.

사례 2) :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의 견해

한국 교회에는 많은 이단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제는 이단경계주일을 지켜야 할 정도입니다. 이단이 무엇일까요? 흔히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 끝에 가서 잘못되는 것을 이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단’(異端)이라는 단어 중 ‘단’(端) 자는 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옥편에 찾아보면 ‘바르다, 곧다, 옳다, 진실하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단은 바르지 않은 것, 진실하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이단은 사설(邪說), 즉 사악한 가르침을 뜻합니다. 이단(異端) 은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 나중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거짓된, 사악한 가르침(邪說)을 의미합니다.

2000년 전에 쓰인 신약성경에는 이미 이단의 주요한 특징들이 명확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벧후2:1에는 이단들을 ‘거짓 선지자요 거짓 교사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단은 그 속에 진리가 전혀 없는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요8:44)이며, 사교집단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통교회가 고백해 온 기독교 신앙의 기본적인 교리를 현저하게 왜곡하여 거짓된 교리를 주장하는 거짓 선지자 또는 거짓교사를 이단(벧후2:1)이라고 합니다. (중략)

사례 3) : 〈교회용어 바로잡기〉에서의 이단에 대한 견해

〈교회용어 바로잡기〉를 내세우며 주장한 최창섭 장로는, “우리나라에는 여호와의증인, 안식교, 몰몬교, 통일교, 신천지, 전도관 등이 이단에 속한다”고 했다. 이들은 출발부터 바르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이단(異端)의 단어적인 의미가, 다를 이(異)와 ‘바를 단(端)’자라고 했다. 그래서 이단(異端)은 ‘바르지 않다’는 말이 정확한 뜻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이단은 처음부터 바르지 않은 거짓된 것을 의미한다. 위에 언급한 여러 이단들도 출발부터 바르지 않았으며, 이들은 모두 처음부터 기독교의 근본 진리인 ‘삼위일체 교리’와 예수님이 ‘성자 하나님’이심을 부정하는 집단들이었다. (중략)

- 위 사례들의 내용이 ‘이단에 대한 올바른 설명’임을 알 수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이단과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단은 ‘처음부터 교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에 이단과 관련된 용어가 본문(벧후2:1)에 나오듯이, 그들은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교사들’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이단들이지, 처음에는 ‘참 선지자들이며 참 교사들’이었다가 나중에 거짓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또 성경에서는 이단들을 “사나운 이리(행20:29), 거짓 형제들(갈2:4), 가만히 들어온 사람(유1:4), 적그리스도(요일2:18), 자칭 사도(계2:2), 자칭 선지자(계2:20) 등”이라 했다. 이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단들이지, 처음에는 이단들이 아니었다가, 마지막에 가서 이단들로 바뀐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국내 개신교에서는 언젠가부터 ‘이단(異端)’에 대한 한자 풀이를 잘못함으로써, 이단에 대한 정의가 잘못 알려져 사용되어 왔다. 이단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 교리를 주장하는 자들이지, 처음에는 참 되고, 끝에는 거짓으로 변하는 자들이 아님을 여러 사항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단들은 거짓 교리를 가르치는 거짓 교사들이며, 이들은 기독교의 근본 진리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하는 자들이다. 하지만 국내 개신교에 속한 수많은 교인들이 아직도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무지한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잘못된 주장이나 언어유희에 속지 말고, 베드로후서 2장 1절에 나오는 이단에 관한 내용을 올바로 파악하여 이단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인지하고 적용해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