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오염>, 제임스 호건 지음, 김재경 옮김, 두리반 출판사, 2021년

 캐나다 환경단체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 이사회 이장을 역임하고 밴쿠버 홍보전략 기업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제임스 호건은 세계적인 석학들과 사상가 26명을 만나 공적 담론이 형성되어야 할 광장의 오염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

 1부에서는 광장이 오염된 원인을 찾아보는데, 자신들이 이루어 놓은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그룹이 가짜 뉴스와 프로파간다를 통해 사람들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유익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진실이 힘을 잃고, 민주적 소통이 무너지는 사회에서 양극화되어 공적 담론이 형성되어야 하는 광장이 오염되었다는 것이다.
 제임스 호건은 애필로그에서 두려움, 분노, 절망이 대게 자신과 타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보며, 대중의 감정을 잘못 읽어 우리가 수없이 목격하는 갈등과 불통이 더 심화시켜 광장을 오염시킨다고 한다.

 2부에서는 그에 대한 답으로 양극에 서 있는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는 예일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의 책임자이자 예일대학교 삼림환경연구대학원 소속의 과학자 앤서니 라이저로위츠의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가진 운동선수처럼 상대를 쓰러뜨리려고 애쓰면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추켜세울 줄 알아야 한다’(p.262)는 것과 사회정의 운동가 마셜 간츠가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통해 전하는 ‘사랑이 결여된 힘이 정의로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이 결여된 사랑 역시 결코 정의를 이룰 수 없음’(p.299) 등을 말한다. 그 마지막은 베트남의 저명한 승려 틱낫한의 ‘진실을 말하되 벌하려고 말하지는 마세요.’(p.341)였다.
 
 제임스 호건이 오염된 광장을 회복하는 일의 시작은 마지막 <우리에게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p.348)에 나오는 2011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 14세를 만나 나눈 이야기다. ‘환경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하는 주요 하천들에 목숨을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려 수십 억 명입니다. 그러니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p.349), 자본주의 시대의 양극화 상황에서 기후변화의 가장 큰 비극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 주범이 아니라는 점(p.353)이 기업들의 이미지 메이킹과 대중 기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프로파간다와 사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광장이 오염되었다는 것이다. 
   
 제임스 호건은 광장의 오염을 회복하려면 양극화의 담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말하기를 멈추고 듣기 시작해야 하며, 달라이 라마가 말한 것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감정부터 해결해 적과 협력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야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는 능력만큼이나 존중심을 가지고 협력하는 능력 역시 발전시키려고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나, 한 회사나, 한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창1:28, 새번역) 하신 말씀이 들려온다. 다스림은 군림이 아니라 돌봄이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자연과 사회)을 만들어 주시고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 결국 환경을 돌보는 일이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일이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혼자만 살려고 해서 오염된 광장은 회복될 것이다.
   
 오충환 목사(꿈이있는미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