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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사월!
황은경  |  hallofreu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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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4월 27일 (수) 22:12:53 [조회수 : 4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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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해지는 계절 봄, 4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4월의 봄은 생명체들의 분주함이 3월보다 더 사방팔방에서 일어나고 있다. 산에서는 나무와 꽃들이 새순을 돋고, 새 봉오리를 피우느라 바쁘다. 산책을 하다가 멀리 서서 마을의 산을 바라보면 봄은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다 어느덧 전체에 머물러 있음을 본다. 층층이 서로 다른 빛깔들을 보이지만 자연의 모든 것은 자연스럽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올 뿐이다. 자연의 일부인 나이건만 나는 마치 그들과 동떨어져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쩌면 저편의 자연은 이편의 자연 속의 나를 바라보면서 똑같이 감탄할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다.  

들에는 아주머니들이 나물을 뜯느라 분주하다. 냉이부터 달래를 캐어 된장찌개와 비빔밥 양념으로 만들고, 쑥은 뜯어 국도 끓이고 쑥버무리와 쑥절편을 하여 나눠 먹는다. 이번 부활주일에 교회에선 잔뜩 뜯은 쑥으로 흰부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쑥설기를 하여 교인들과 마을에 나눴다. 민들레, 미나리, 부추도 한창이고 두릅, 가죽나물(이 나물은 냄새가 구수하다고 하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엄나무순, 가시오가피 등 향이 강하고 맛이 쓴 봄나물도 지천에 널렸다. 마을에 잘 모르는 아낙들이 지나간다 싶으면 십중팔구 나물을 캐러 온 사람들이다. 손에 검은 비닐이 봉긋 솟아오른 것을 보면 여지없이 나물을 캐고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지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산나물 씨가 마를 지경이었는데, 그 이후 각 지자체마다 산나물 채취 금지 단속으로 지금은 뜸해진 경우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소소하게 한끼 밥상을 차릴 여유를 얻게 되었다. 

나도 처음에는 신기해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캐고 뜯고 말리고 하였는데 모든 것이 3년이 정점인거 같다. 3년이 지난 뒤부터는 시들하여 지금은 그저 여기저기 올라오는 것들을 수수방관 하다가 어느 날 예고없이 예초를 한다. 분주히 올라오던 풀들과 꽃들은 선전포고 없는 낫과 예초기에 맥없이 분주함을 내려놓게 된다. 그렇다고 그 분주함이 전멸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연의 생존법칙이지 않을까? 그들은 난리법석이 언제 있었냐는 듯 이튿날 아니 칼날이 지나간 바로 순간부터 몸을 다시 일으킬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며칠 있다 돌아보면 어느새 쓰러지고 베어졌던 그들은 이전보다 더 활기찬 모습으로 위풍당당 서 있는 것을 본다. 그 누가 이기랴! 야생초들의 분주함과 자람새를. 

올 봄은 일교차가 심하면서 낮에는 거의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그 기온에 풀들의 자람새가 심상치 않다. 보통 5월 말이나 6월 초에 예초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벌써 낫을 들고 설치고 있다. 냉이와 민들레는 내 무릎까지 자라 한창 내년을 위한 종족을 번식 중이다. 고양이가 숨박꼭질 하기에 딱 좋은 키다. 농사가 아직 덜 분주해지기 망정이지 5월 이후 분주한 때라면 이번에는 감탄사가 아니라 탄식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사실 농부는 2월부터 분주해지는 시점이다. 고추 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농부는 2월에 파종하고 포토에 옮기고 키우다가 3월에 아침 저녁으로 덮개를 열었다 덮었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지금처럼 4월 하순부터 정식을 시작한다. 이웃집은 벌써 고추 정식을 마쳤다. 멀리서 바라보면 매우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난 아직도 밭을 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들녘에서 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 땅을 갈고 비닐을 덮고 모종 심을 준비를 마치고 날이 좀 더 따뜻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4월은 분주한 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일교차가 아직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작물을 심기에는 조심스럽다. 작년에 비해 같은 달이지만 기온이 높아 벌써 작물을 심은 곳도 있지만 몇 해 전인가? 이번과 같은 날씨에 작물을 일찍 심었다가 4월 말에 갑작스럽게 눈이 오는 바람에 냉해를 입고 큰 낭패를 경험한 농가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 남다른 조급한 분주함이 빚어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진득하니 기다리며 안전하게 5월 5일에 시작할 예정이다. 

4월의 마지막 주, 이제 이틀 후면 5월이다. 겨우내 늘어졌던 한가한 여유로움은 이틀 후면 잠시 덮어두어야 한다. 누구는 겨울의 죽은 땅에서 생명을 피어내는 4월이 고통스럽고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분주한 4월이 여유 만고 땡으로 신나게 놀았던 좋은 시절이었다. 이제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부터 바짝 불을 당길 준비를 하고 있다. 밭을 갈고 나면 그때에 고추도 심고, 참깨도 심고, 상추와 깻잎과 토마토와 같은 일상의 작물들을 심을 것이다. 부지런하고 건강한 농부의 일상이 전개되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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