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으로 망가진 척추

     “스물아홉 살, 이제 한창 피어날 꽃 봉우리가 채 피기도 전에 시들어 버리면 어떡합니까! 하나님, 제발 이 아이 좀 살려 주세요“

     허리가 아파 엎드려 잠이 들었다가 내 등을 어루만지며 기도하는 어머니의 기도소리에 잠이 깨다. 한 밤중이었다. 어머니는 한 숨도 주무시지 않고 아픈 내 등허리에 손을 쓰다듬으며 기도하고 계셨다.

     서울대 병원에서 스물아홉 살에 왼쪽 신장절제 대수술을 받았을 때 담당 의사를 비롯하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내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신장절제수술도 물론 큰 문제이지만, 신장을 망가뜨린 결핵균이 척추에 전이되어 척추가 이미 다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신장수술 후 허리가 아파서 매일 누워 지내며 찜질을 해야만 했다.

육신의 고통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 후 5년 후 왼쪽 귀에 염증이 생겨 뇌로 전이 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앓던 중이염을 제때에 치료하지 못하여 20여년이 지나 심해져 염증이 뇌로 침입하기 직전이었다.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하여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였다. 수술 중 많은 염증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안면신경을 건드리게 되었고 그로인해 입이 돌아갔고 밥을 먹으면 밥이 입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다시 3년 후 염증은 코에서 발생했다. 이것도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뇌로 전이될 심각한 지경이란다. 코는 충주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하였다. 이렇게 약 11년에 걸쳐 3차의 수술 과정을 통하여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한 결과 나는 여러 가지 아픈 증세가 몸의 이곳저곳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자가 되었다.

한 쪽을 치료하기 위한 약은 다른 장기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항생제와 소염진통제의 장기 복용에 의하여 위가 약해져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여 툭하면 죽을 끓여 먹든가 소화제를 입에 달고 살았다. 소염제로 인해 장내 세균이 모두 죽어 심각한 대장질환이 발생하였다. 설사와 변비가 교차 반복하였고, 지독한 변비로 인해 억지로 변을 보다가 항문의 핏줄이 터져 치질이 생기다. 치질의 통증과 불편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약을 많이 먹어 간에 나쁜 영향을 미쳐 시야가 흐려지고 때로는 눈물이 나오지 않아 눈꺼풀이 닫히지 않아 벌겋게 충혈 된 눈을 감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찬바람만 불면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워서 피부과를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였고 피부과의 약은 독하여 또 다시 위장과 대장질환을 야기하였다.

고등학교 때 유도하다 다친 왼쪽 무릎이 도져 정형외과와 한의원, 물리치료실을 20년 째 다니던 중이었다. 그러던 터에 3번이나 대 수술을 받는 가운데 내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매일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는 병원나그네가 되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과를 변경해 가며 병원을 찾아 다녔다. 29세 때 첫 번째 수술을 받은 후부터 28년 동안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항문외과, 한의원 물리치료실 등을 전전긍긍하며 치료받으러 다녔다. 내 몸은 질병의 종합센터가 되었다.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궁색한 내 과거를 밝혀 동정을 구하자는 게 아니다. 29세 때에 신장절제수술을 받은 후 인생의 한계상황 속에서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을 겪던 연약한 환자가 수많은 질환의 고통을 믿음으로 이겨내고 지금까지 41년 동안 생명을 연장 받아 죽지 않고 건장하게 살아남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가기 힘든 지구촌 오지를 다니며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료하는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며, 누구나 하나님 안에서 살고자 하는 의지와 선한목표를 갖고 굽히지 않고 굳세게 나아가면 나처럼 반드시 건강도 회복하고 보람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내 인생의 놀라운 신앙체험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글은 내 머리로 생각하여 쓴 글이 아니다.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힘으로 내가 직접 걸어 다니며 발로 쓰고 몸으로 쓴 글이다. 글 솜씨가 부족해서 문장이 좀 투박하지만 나의 바램은 혹시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고난을 당한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동안 큰 용기를 갖고 다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삶을 사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신이 간절히 원하면 신의 에너지가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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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필자가 이번에 출간한 "박애로 충만한 영혼을 꿈꾸며"(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 ejkGb=KOR&mallGb=KOR&barcode=9791164801831&orderClick=LEa&Kc=#N) 에 실린 글을 당당뉴스 독자들을 위하여 한 챕터씩 올리는 중입니다.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온라인 구입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