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최헌·최안나 선교사로부터 키이우 현지의 사정(관련기사: 우크라이나 최헌 선교사 긴급 인터뷰)을 들은 이후 장종일 선교사(서울/은평동/진관교회 소속)님께도 현지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선교사님은 교인들과 함께 전쟁을 피해 집을 떠난 난민들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계신 김현호 선교사(삼남/창원동/기쁨의교회 소속)님 역시 난민사역을 하고 계시지만 인터뷰는 장선교사님께 일임하셨습니다.

두 선교사님은 난민들이 기거할 수 있도록 선교센터를 방으로 개조하여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일 뿐 아니라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난민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위치를 특정해서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난민 200여명이 모처에 머물고 있으며 그곳은 이미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어서 찾아오는 사람이 있고 어떤 때는 데리러 나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일주일전 쯤에 접한 것이니 지금은 인원에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장선교사님은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촬영에 제한이 있어서 사역 장면을 상세히 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양지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지금 난민들을 먹일 음식과 부상자들을 치료할 의약품,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의류와 침구류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감리회 본부 선교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의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선교사들의 사역을 돕고자 후원계좌(우리은행 142-242485-13-149 예금주 감리회유지재단)를 열어 모금 중에 있습니다. (원문보기) 전쟁의 참상을 피하지 않고 현지의 고통받는 민중들과 함께 하는 선교사님들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 선교지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담은 언론보도 사진들

▶ 우크라이나 어디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사역을 하셨는지요? 그리고 선교사님은 지금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시는지요?

장종일> 2000년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길에는 경찰도 많았고 겨울에는 눈 위에 누워 있는 알코올 중독자들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교 방향을 교회 개척과 마약 알코올 재활 사역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교회 개척지는 체르노빌 원자 발전소 피해 이주자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역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쪽 돈바스 전쟁 지역입니다. 전쟁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늘 불안한 가운데 대포와 총격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모든 사역을 중지하고 난민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교실 20개와 강당 교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매일 교우들은 몰려드는 300여명 되는 피난민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피난민들에게 숙식을 준비하고 아침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행용 가방 하나들고 집을 나와 갈 곳도 없이 안전지대를 찾고 있는 피난민들입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많은 도시 아파트 주택들, 공장, 학교, 병원, 유치원들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합니다.

▶ 러시아의 침공이 열흘 지났습니다. 이 침공으로 군인과 시민들의 피해가 클 텐데 선교사님 주변에도 피해가 확인되는지요.

장종일> 매일 선교지 여러 군데에서 연락이 옵니다. 휴모떼 지역의 50살 넘은 현지인 세르게이 목사님은 울먹이고 말을 잇지 못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잃고 어떤 이는 그들의 생사도 알 수 없는 가운데 슬픔을 표현할 길도 없이 생명의 위험을 피하여 저희 선교지로 피신하여 오고 있습니다.

전쟁 뉴스를 보면 저희 가정이 22년 동안 사역지를 오고 가던 길과 도시와 마을들이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현지인들의 헌신적인 눈물과 기도로 개척한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사랑하는 성도들이 불우한 아이들을 자신들의 가정으로 입양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토미르와 키이우에 러시아군이 들어 왔으며, 폭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쟁발생 후 그 다음날 교인과 동네 청년들 30명이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현지인 목사는 제발 살아만 돌아와 만나자는 눈물의 기도로 그들을 전쟁터로 보냈습니다.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터로 보내는 부모와 아내들의 심정은 다를 것입니다. 7년 전에도 9명의 청년들이 돈바스 전쟁에 참전했는데 15일 만에 모두 전사자로 돌아왔습니다. 현지인 목사님의 눈물의 기도는 그들이 살아 돌아 올 때까지 교회의 기도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현지 사역자들과 매일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로 통화를 하지 못하면 통신시설이 파괴 되거나, 생명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사역지의 사역자들과 교인들은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전쟁난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현지 교회를 생각하며 저희 가족은 매일 눈물로 그들의 안전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 시장, 병원, 이동, 교육, 경제활동 등등 시민들은 이 현실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요.

장종일> 갑작스런 러시아의 침략이었지만, 선교지의 교인들은 기도하는 가운데 전쟁을 대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기에 두 달 전 부터 감자. 식용유. 샴푸 등 생필품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매일 몰려오는 난민들을 섬기기에는 식료품과 약품 등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전기, 물, 가스등을 대비하여 비상식량인 저장음식을 병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더욱 힘든 것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피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토미르 지역의 사역자는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밤에 러시아군들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적외선 만원경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꼴라스텐교회는 3월7일 주일 예배 중 교회 근처에 폭탄이 떨어졌는데 다행히 불발이 되었다고 합니다.

▲ "지난 주일날 교회 옆집에 폭탄이 떨어졌는데 불발이었습니다..아마 교회를 공격 했을 것 같습니다"

▶ 한국도 러시아 경제제제에 동참한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정부에 바라는 것을 들으시는 게 있는지요? 혹은 한국의 교회가 어떤 도움을 주었으면 하시나요?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이제 시작 되었는데 피해가 너무 큽니다. 죽음을 당한 가족들, 가족을 잃은 아이들, 부상을 당한 군인과 일반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삼월 말까지는 영하의 날씨여서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난민들은 길거리나 방공호에서 전쟁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장은 이들을 위한 도움입니다. 약품과 의료품, 침랑과 먹을 것들이 필요합니다. 아직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전쟁 난민들은 국경선 부근에도 있지만 농촌 시골 마을에도 숨어서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많은 도움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임하길 기도 부탁을 드립니다.

붙임: 지명과 현지인 이름을 생략했습니다. 현지 사역 촬영은 안 하기로 했답니다. 교인 중에는 군데 갔다 사람들도 있는데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전쟁 소식만 전해 드립니다. 사진은 일반적인 것을 보냅니다.(장종일)

▲ 침대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목재

▲ 난민들을 위해 저장 식품을 만들고 있는 교인들

▲ 난민을 먹일 음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