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회 이야기 ⑧ - 케냐 은고베 진관교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 박사는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델링(Modeling), 즉 본보기를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들은 대로 살기보다는 본 대로 삽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의 약 90%는 보는 것을 통하여 옵니다. 목회자는 입술의 교훈보다는 행동의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34년 목회 여정 중에 진관교회에서 15년째 목회하고 있는 저는 참으로 행복한 목사입니다.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인”이라는 교회 표어처럼 건강한 교회에서 행복한 교인들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제게는 언제나 기도해주시며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아버지 같은 분이 계십니다. 바로 정하봉 원로목사님이십니다. 저의 목회 멘토이시며 하나님 나라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역자이십니다. 오늘 해외교회 이야기 여덟 번째 시간에 소개할 제7교회인 케냐 은고베 진관교회는 정 목사님 가정의 헌신으로 지어졌으며, 해외교회 건축 비전이 빠르게 확산하는데 도화선이 된 교회입니다.

정 목사님께서는 진관교회의 3대 담임목사로 24년간 시무하셨습니다. 늘 성도들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 씨름한 목회자였습니다. 당시 서울에서 낙후된 지역이었던 진관교회에서 사역하시면서 1996년 은평지역 복음화를 위해 사회교육관을 건축하셨습니다. 그리고 진관동 일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장기적인 미래를 준비하며 주변의 땅들을 매입하셨습니다. 이때 매입한 부지들은 후에 새성전이 건축되는데 큰 기반이 되었습니다. 부임 이후 제 눈에 비친 정 목사님의 모습은 청렴하고 겸손하며, 깊은 속마음을 가진 인자한 목회자였습니다. 정 목사님은 제가 부임한 이후 약 2년 동안 교회에 나오시지 않고 다른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셨는데, 이는 후임자인 제가 정착하는 데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속 깊은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정 목사님께서는 자신도 해외교회를 하나 건축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일평생 목회하시면서 외부에서 받은 회의비, 거마비 등 모아두신 3천만원을 헌금하셨습니다. 편안한 여생을 누리시는 데 쓰셔야 할 귀한 돈을 영혼 구원과 복음전파를 위해 선뜻 내놓으셨고, 한편으로는 해외교회 세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던 담임 목사의 목회 비전에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일념으로 헌금하신 것이었습니다.

정 목사님 가정의 헌신으로 건축하게 된 제7교회는 케냐의 김윤식 선교사를 통해 은고베 지역에 지어졌습니다. 케냐는 국민의 88%가 기독교인일 정도로 복음화가 많이 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예배를 드릴 처소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일명 나무 그늘 아래에서 모여 예배하는 <나무 밑 교회>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4교회인 소코보라 진관교회, 제7교회 은고베 진관교회를 비롯한 총 12개의 교회가 케냐에 지어졌습니다.

봉헌예배 때 찾은 케냐 은고베 진관교회는 십자가의 형태를 띄고 있는 작은 마당을 가지고 있는 시골교회였습니다.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은 함께 기뻐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예배자들이었습니다. 특별히 그 교회에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며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 원로목사님의 헌신으로 먼 이국땅에 지어진 그 교회가 아이들이 뛰놀며, 함께 교제하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은혜의 처소가 되었다는 사실은 봉헌예배를 드리는 시간 내내 감격으로 밀려왔습니다. 또한, 당시 대한성서공회 이사장으로 섬기시며 성경 보급에 큰 관심을 가지셨던 정 목사님은 케냐 국어인 스와힐리어 성경 1천 권과 영어성경 1천 권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하시며 1천만원을 추가로 헌금하셨습니다. 이 성경책들은 봉헌예배 때 은고베 진관교회에 전달하였고, 당시 봉헌예배를 집례하던 움톰부라 감독회장(Rev, Joseph Ntombura Mwaine, MCK, Presiding bishop)은 정하봉 원로목사님을 향하여 특별한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하였습니다.

너무 감사한 것은 정 목사님 가정의 헌신으로 지어진 은고베 진관교회는 교인들에게 선한 동기를 부여해서 그 후 들불이 번져나가듯 성전건축의 붐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6개의 교회만 지어졌으나 제7교회인 케냐 은고베 진관교회 건축을 기점으로 2017년에 4개, 2018년 12개, 2019년에는 11개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에티오피아에 제55교회인 예레렛나 위데차 진관교회 건축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믿음의 본이 되시고, 선교의 불을 지피신 정 목사님께서는 지금도 매주 예배에 참석하시며,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계십니다. 올해로 85세의 연세가 되셨지만 83세의 오등지 사모님과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은 저와 성도들에게 ‘뒷모습이 아름다운 노(老)부부의 진정한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10년 뒤 나도 원로목사가 되어 정 목사님과 함께 교회를 몸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선교와 전도는 하나님의 소원이며 위대한 명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