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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화의 유혹, 신포도 심리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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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년 02월 06일 (일) 23:30:41 [조회수 : 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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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화는 어떤 일을 하고 나서 죄책감 또는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말한다. 합리화의 대표적인 예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경우 처음부터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자기 변명을 하는 신포도형(sour grape)이 있다.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길을 걷다가 포도밭에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를 발견하고 따 먹으려고 애를 썼다. 갖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높은 곳에 달린 포도를 따 먹을 수가 없었다. 먹으려 하면 할수록 힘은 빠지고 기진맥진하여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돌아서는 여우가 중얼거렸다. 
“나무에 달린 저 포도는 아직 덜 익어서 신 포도일거야. 안 따 먹길 잘했어”

이솝 우화의 〈여우와 포도〉는 인지 부조화 이론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여우는 포도를 먹으려고 애썼는데 먹을 수 없자 차라리 포도를 비난함으로써 심리적 부조화를 줄이려고 한 것이다. 여우는 처음에 포도가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먹을 수 없게 되자 원래 가졌던 맛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렸다.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포도를 따기 어렵고, 포도를 따지 못했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신 포도라서 먹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속인 것이다. 합리화라는 방어기제의 특징이다.

사람들이 자주 합리화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안과 불편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바꾸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이때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을 줄이기 위해 주어진 상황에 맞춰 자기 태도나 신념을 바꿈으로써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합리화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원래 그래’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며 자신의 말이나 상황을 합리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변화를 거듭한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에 적응하고 대응하면서 성격, 태도, 습관, 언어 등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나는 원래 그래’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그런 면이 있지만 나아질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화의 부적절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불안과 불편감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현실을 직시하는 게 지혜로운 선택이다. 여우처럼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합리화에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 경우,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부풀려야 하고 진실과는 거리가 먼,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려갈 수도 있다. 차라리 다른 길을 가거나 다른 걸 취해 만족을 얻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더 낫다.

노력했는데도 얻을 수 없고, 이룰 수 없다면 목표를 바꾸거나 실현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좌절을 겪고 내키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럴 때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을 속이는 합리화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잘못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끝까지 우기는 사람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인정하고 다시는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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