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이향은, 이준영, 이수진, 서유현, 권정윤, 한다혜, 이혜원 지음, 미래의 창, 2021

매년 연말이 되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게 된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회고와 성찰을 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거나 원치 않는 삶을 다시 살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앞으로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기 위해 눈앞에 펼쳐질 미래가 어떤 모양일지 살펴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래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살기 위해, 또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발이라도 맞추며 걸어가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한다. 독서도 하고, 인터넷 포탈을 뒤지기도 하며, 구글링과 유투브에 빠져 보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 요즘 세상을 파악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러기에 다가올 미래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잘 정리하여 집약적으로 소개하는 작업이 가치가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그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트렌드 코리아 2022>로 곧 있으면 맞게 될 가까운 미래, 2022년 한국에 유행하게 될 트렌드에 대해 전망한다. 사실 트렌드라는 말은 귀에는 익숙하나 그 뜻을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쉽지 않은데, 저자는 ‘일정 기간 유지되는 다수의 동조’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이 정의가 최근 근본적인 양상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동조자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그 유지 기간도 짧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이제 트렌드는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느끼는 커다란 흐름이 아니라 작은 지류들과 같이 소수의 단위에서 갈라지고 모였다가 다시 퍼지고 있다며, 자신이 소속된 준거집단 위주로 형성되던 전통적 우리 의식이 취향 위주로 재편되는 나노 사회에서 트렌드가 세밀하고 다양하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미래에 대해 예측하거나 적응해 나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어렵다고 해서 외면하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할 수는 없다. 복잡다단하다 할지라도, 또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빠른 변화가 있다 할지라도, 다수가 동조하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수가 동조하는 미래는 열리게 된다. 그 미래에 대해 적응 또는 대응할 것인지 혹은 무시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본인의 자유이기는 하나, 무엇을 하든 트렌드를 알아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저자가 나열해 놓은 다수가 동조하는 미래의 키워드들을 보면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1. 나노사회: 한국 사회의 원자화로 인해 개개인으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회의 모습.
2. 머니러시: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인해 다양하고 커다란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좇는 사회적 현상.
3. 루틴이: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철저하게 자기를 관리하는 모습.
4. 헬시플레저: 돈이든 루틴이든 건강 없이는 불가능하므로 젊어서부터 몸을 챙기는데, 이러한 건강관리가 즐겁고 편하고 실천 가능하게 이뤄지는 형태.
5. 러스틱라이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일주일에 하루 이틀이라도 시골의 정취를 느끼는 삶.
6. 실재감테크: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기술.
7. 라이크커머스: 동료 소비자 상호 간의 ‘좋아요’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
8. 득템력: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
9. 엑스틴: 이전 세대와 달리 풍요한 10대를 보냈고 10대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부모 세대.
10. 내러티브 자본: 자신만의 서사, 즉 내러티브를 들려줄 수 있는 힘으로 중요한 자본력.

우리가 맞게 될 미래는 우리가 좋건 싫건 이렇게나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등장하고, 2022년이라는 일정 기간, 혹은 그 이후까지 한국 땅을 살아가는 다수의 동조를 이끌어 내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미래 트렌드 앞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떻게 미래에 적응해야 할까? 2021년을 회고와 성찰 속에서 마무리하고 다가올 2022년을 능동적으로 맞이하고픈 이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신태하 목사 (보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