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전기>,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유달승 옮김, 시공사, 2012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쳤던 모리아 산이 있던 곳, 다윗이 왕이 되어 여브스 족속을 물리치고 도시를 건설해 수도로 삼았던 곳, 솔로몬 시대에는 성전이 세워졌던 곳, 우리 죄를 대시 지신 예수님의 십자가가 세워졌던 곳, 시온으로 불리며 세계의 중심을 선포했던 곳. 성지 중의 성지인 예루살렘. 그러나 이런 거룩함의 이면에는 늘 갈등과 폭력의 역사가 끊이지 않았던 예루살렘이다. 

이 책은 예루살렘이라는 땅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축복과 저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그 땅의 역사’라고 부제를 달고 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땅’이라는 뜻은 가진 이름과는 다르게 갈등과 폭력의 중심에 있다. 서로 다른 민족 간의 투쟁을 넘어서 종교적 투쟁의 땅이 되었다. 지난 2천 년간 예루살렘의 지배 세력은 11번이나 바뀌었고 거의 모든 경우 극단적 폭력을 수반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예루살렘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정치적으로 내놓은 해법이 60가지가 넘지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게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오면서 예루살렘은 세계에서 가장 신성하면서도 가장 분쟁이 많은 도시가 되었다. 왜 예루살렘의 운명은 그래야만 했는가? 무엇이 예루살렘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예루살렘 땅의 모든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땅의 장대하고 성스러운 역사를 비롯하여 그곳에 살고 배회하며 소유하려 들었던 수많은 개인과 민족의 역사를 담았다. 이 책은 단순히 종교나 분쟁에만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까지 연대기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예루살렘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를 제공한다. 

“1부 유대교, 2부 이교, 3부 그리스도교, 4부 이슬람, 5부 십자군. 6부 맘루크조, 7부 오토만제국, 8부 제국, 9부 시온주의”

저자는 예루살렘을 축복과 저주가 공존하는 땅이라고 한다. 그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지라도 서로를 열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플지라도 서로를 끌어안을 수만 있다면, 예루살렘이라는 땅은 진정한 축복의 땅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희준 목사(용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