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날이 이르리라!” 스가랴 14장1절~3절

1. 여호와의 날과 하나님 나라(천국)

① (1절) “여호와의 날이 이르리라 그 날에 네 재물이 약탈되어 너의 중에서 나누이리라”

▶ ‘여호와의 날이 이르리라’ 여호와의 날은 세상의 종말, 개인의 죽음, 삶에서 만나는 위기의 순간이다. 세상에 믿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모든 시간과 공간을 가리킨다. 또한 여호와의 날은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구원과 승리의 날이기도 하다. 여호와의 날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우리의 삶이 판가름 나는, 심판의 날이자 동시에 구원의 날이다. 그 날이 언제인지 하늘의 천사나 아들도 모르지만 그 날은 반드시 온다. 더딘 것 같고 안 올 것 같지만 도적 같이 임하게 될 것이다. ‘여호와의 날이 이르리라!’ 스가랴가 전한 예언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세례 요한이 전한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둘 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날에 대한 대비와 종말에 대처하는 믿음의 자세를 증거하고 있다.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해서 오늘만 사는 근시안적인 삶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내일을 준비하며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삶에 대한 강력한 촉구다. 썩어질 땅의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불멸하는 하늘의 것을 바라보며 사는 거룩한 삶으로의 초대다. 인간의 유한성 곧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며 오늘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사는 지혜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다.

▶ 스가랴 14장은 그 날에 벌어질 몇 가지 사건을 선명하게 미리 보여준다. “그 날에 네 제물이 약탈되어 너의 중에서 나누이리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대상은 돈이나 부동산 같은 제물이다. 물질은 소중한 것이지만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변하는 것, 사라지는 것, 두고 가는 것이기에 영원하지 않고 소멸한다. 어린 시절 땅따먹기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해가 저물면 모든 것을 땅바닥에 던져두고 집으로 돌아가듯 우리도 이 땅의 삶을 마치는 날, 모든 제물을 버려두고 아버지의 품 본향으로 돌아간다. 예수께서 하신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심중에 생각하여 가로되 내가 곡식을 쌓아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꼬 하고 또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에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눅12:16~20)” 단지 제물이 무용하다거나 부질없다는 말이 아니다. 소중한 삶을 제물을 축적하는 데 집작하거나 제물에 삶의 목적을 두고 인생을 허비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소유가 너무 적다고 낙심할 것도 없고 아주 많다고 자랑할 것도 없다. “사람의 생명(Life,인생, 삶)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니라(눅12:15).” 다만 하나님이 맡겨 주신대로 자족하며 내 손에 있을 때 하나님의 뜻대로 선용하면 그 뿐이다. 왜냐하면, 그 날에 우리의 재물이 약탈되어 너의 중에서 나누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리 오래지 않아서 누구나 예외 없이 경험하게 될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② (2절) “내가 열국을 모아 예루살렘과 싸우게 하리니 성읍이 함락되며 가옥이 약탈되며 부녀가 욕을 보며 성읍 백성이 절반이나 사로잡혀 가려니와 남은 백성은 성읍에서 끊쳐지지 아니하리라”

▶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기 전에 큰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다. 하나님의 통치를 대적하고 훼방하는 세력과의 전쟁을 가리킨다. 적그리스도는 특정한 시대의 특정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통치를 대적하는 모든 세력을 통칭한다. 하나님이 역사하실 때 사단도 함께 역사한다.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계시록 12장12절에 기록된 아마겟돈은 적대자 사단과 하나님과의 마지막 전쟁 장소를 일컫는 아마겟돈은 구약에서 몇 차례 중대한 전투가 벌어졌던 므깃도에서 유래했다. ‘아마겟돈’은 ‘므깃도의 산(하르 므깃도)’을 의미하는 히브리어의 헬라어 음역이다. 단순히 종말에 벌어질 최후의 전쟁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역사 속에서 이미 벌어진 이스라엘 나라의 멸망과 예루살렘 성전파괴사건을 내포한다. 나라의 멸망과 성전파괴는 세상에 믿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하나님의 통치가 끝나버린 것 같은 모든 절망의 순간을 의미한다. 믿음의 표상인 성전은 세 번 지어지고 세 번 무너졌다. 솔로몬성전은 B.C 587년경 신바벨론제국의 느브갓네살에 의해 파괴되었다. 스룹바벨성전은 에피파네스에 의해 유린되었다가 마카비에 의해 잠시 회복(하누카)되었으나 B.C 63년경 로마제국의 폼페이우스에 의해 파괴되었다. (스룹바벨 성전이 파괴되지 않고 일부 훼손된 것이란 주장은, 제3성전을 세우면 주님이 재림하신다는 세대주의 종말론의 왜곡된 주장에 불과하다) 헤롯성전은 A.D 70년경 로마제국의 티투스에 의해서 파괴되었다. (헤롯성전의 파괴는 예수께서 친히 예언하신 말씀의 성취이자 요한계시록이 기록된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 솔로몬성전의 파괴, 스룹바벨성전의 파괴, 헤롯성전의 파괴는 각각의 시대는 다르지만 상황이 동일하다. ‘느부갓네살, 에피파네스, 폼페이우스, 티투스, 네로, 도미티안 등’으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통치를 대적하고 왕 되신 그리스도를 훼방했던 수많은 적그리스도들에 의한 나라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 하나님 나라 백성에 대한 박해를 포함한다. 이 말씀은 과거의 역사 속에서 경험했던 종말론적 사건을 넘어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비가오고 창수가 나는 날과 같은’ 현재적 종말사건, 또 알 수 없는 미래에 맞이할 종말의 날을 향해서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성읍 백성이 절반이나 사로잡혀 가려니와’ 그 날에 믿었던 성전이 파괴되고 극심한 박해로 무너짐이 심하겠지만, ‘남은 백성은 성읍에서 끊쳐지지 아니하리라’ 그 날에도 그루터기처럼 남은 자가 있어서 그들을 통해 다시 새 희망을 열어 나가게 하시겠다는 언약이다.

③ (3절) “그 때에 여호와께서 나가사 열국을 치시되 이왕 전쟁 날에 싸운 것 같이 하시리라”

▶ ‘그 때에’ 알 수 없는 미래에 벌어질 최후의 전쟁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 모든 시대에 걸쳐 벌어질 모든 영적 전쟁을 내포한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통치를 대적하고 훼방하는 적그리스도와의 영적 전쟁이 벌어지겠지만 마침내 승리하게 하실 것을 증거 한다. ‘이왕 전쟁 날에 싸운 것 같이 하시리라’ 하나님께서는 남 유다를 멸망시키고 솔로몬성전을 파괴했던 바벨론제국을 바사 왕 고레스를 들어서 구원하시고 스룹바벨과 학개, 스가랴를 통해 성전을 재건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스룹바벨성전을 유린했던 헬라제국(셀류코스왕조)을 마카비 가문(하스몬 왕조)을 들어서 회복(하누카)하게 하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헤롯이 재건한 예루살렘성전을 파괴하고 극심한 박해를 일삼던 로마제국 위에 주님의 교회를 세우셨다. (A.D 313년 콘스탄티누스황제의 밀라노칙령에 의한 기독교공인, “모든 기독교도는 신앙의 자유가 있다") 이미 과거 역사 속에서 마침내 승리하게 하셨고 언제나 의의 최후승리로 인도하셨던 것처럼 미래 종말의 순간에도 동일하게 역사하실 것을 선포한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삶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물질만능주의와 양극화로 인해 신음하며 코로나19가 공포와 불안의 왕관을 쓰고 다스리는 현실을 살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오늘도 승리하게 하실 것이다. 스가랴의 예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저마다의 삶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와의 믿음의 선한 싸움을 하는 이들에게 인내와 소망으로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변함없고 한결같은 언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