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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농부 Mr. Henry Green 과의 대화
박평일  |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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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10월 09일 (토) 13:42:12 [조회수 :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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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농부 Mr. Henry Green 과의 대화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나를 사로잡는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임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이븐 하짐의 시 '나이' 전문 -

나이는 생의 훈장도 아니고

삶의 월계관도 아니다.

나이는 다만

시간의 무게일 뿐이다

삶은 얼마나 오랫동안 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얼마나 열정적으로

삶을 사랑하고 즐기고 있느냐? 가

더 중요하다.

과학적 방법론은 논리다.

그러나 삶의 방법론은 사랑이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

삶을 사랑하고, 삶을 경외하고,

삶과 진실한 관계는 맺어가는 것이

시인의 삶이다.

-나의 오늘 아침 독백-

지난 목요일 후배 'C' 덕분에 뜻밖의 승마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I-66 하이웨이

길 옆에 있는 Hartland 사과농장에 들렸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농장은 한가했다.

백인 노인 한 분과 30대쯤 되어보이는

미모의 캄보디아 여인이 사과 가판대를

지키고 있었다.

두 마리 Shepherd 도 가판대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캄보디아 여인 핼퍼가 붉은색 의자 위에

앉아있는 주인 노인을 가리키며

나이가 100 살이라고 자랑스럽게

치겨세웠다.

내가 " 나이가 나보다 몇 살 더 위구나.

나도 70이 넘었는데.." 하고 농을 걸었댜.

" 나도 네 나이를 스쳐갔던 적이 있어지."

하고 웃는 얼굴로 응수했댜.

'그래,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야.

지나가는 것이야'

그리고나서 잠시 사과밭을 둘러보았다.

사과나무들 밑에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수북히 떨어져내려 썩어가고 있었다.

가을이 오고 있었다.

후배 C 가 가판대 위에 있는 사과

세 봉지(Half Busel) 를 구입해서

세 사람의 선물로 챙겨 차에 실었댜.

나는 별도로 그 지역에서 나는 Bluebery Jam 

한 병, Honey 한 병, Apple Cider Vyniger

한 병을 케롤에게 줄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100살이 먹었다는 노인과 대화를 더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후배 C 가 차

시동을 걸어놓고 내가 탑승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100살 시대의 요즘 세상에 100살 먹은

노인들과 마주치는 것은 더 이상

희귀한 경험이 결코 아니댜.

이전에도 100살, 혹은 100 살에 가까운 노인, 그리고 100살이 넘은 노인들과

여려차례  마주쳤던 경험이 있었댜.

비록 그듥햐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경험은 없었지만.

그러나 사과농장 주인에게서 내가 받은 인상은

다른 노인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 선하고 해밝은 얼굴표정이 밤새

내 두 눈에 밟혔다.

'오늘 다시 찾아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는

작심을 하고 아침 사업약속을 끝내자마자

Hartland Apple 농장을 향해

자동차 엑설을 밟았다.

가판대 앞에 노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캄보디아 여인이 혼자서 가판대를

지키고 있었다.

'어제 만냤던 100살 먹은 노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다시 찾아왔어. 나를 알아보겠니?'

하고 물었다.

'어제 오후에 들렸던 세 명 중 한 명이잖아.

Henry 는 얼마전까지 여기에 있다가

잠시  Nap(낮잠)을 즐기려고 집안으로

들어갔어. 오래 걸리지는 않을꺼야." 하며

확인 차 집안으로 들어갔다.

Henry 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는 동안

700 Acres 에 달하는 사과농장을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둘러보았다.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었고, 푸른 사과나무들

가지들 위에 빨간 사과들이 주럴주렁

초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다가오고 있는 마지막 순간들을 맘껏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40분쯤 걸었을까. 가판대 가까히 걸어가니

가판대 앞 의자에 앉아 있는 백발 노인의

모습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다.

가판대로 다가 가,

" 내 이름은 Bill Park 이야'

' 네 이름은?' 하며 악수를 청했다.

"내 이름은 Henry Green 이야. Henry 라고

불러 줘." 이름이 영국계 이민 후손이었다.

' 어제 오후에 들렸었는데 내 얼굴을

기억하니?'

"기억하고 말고"

'사실은 Wiseman 인 너에게 삶의 지혜를 좀 배우려고 오늘 이렇게 다시 찾아왔어.

나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지?'

" 얼마던지. 그런데 나는 내가 찾고 있는

그런 Wiseman 이 아니야. 평범한 한 농부일

뿐이야 "

그의 경손한 대답이 나의 구미를 더욱

당겼다.

'구체적인 대화로 들어가기 전에

단도 직입적으로 묻기로 하지.

네가 100까지 건강하게 살게 된

장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니?'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어. 그냥 살아왔을

뿐이야."

'그래도 뭔가 한 가지 쯤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말도 좋으니 생각나는대로 알려 줘.

네 인생 철학이나 인생관도 좋고 '

" 글쎄.....

딱히 철학이나 인생관 같은 것은 없어.

너무 심하게 애쓰지 않고 열심히, 그러면서

느긋하게 즐기며 살아왔다고나 할까."

"삶의 목적이나 성취하고 싶었던 욕망 같은

것들도 없었니? 예를 들어 남과 비교하며

그들보다 더 잘해보겠다는 욕망 같은 것.'

"없었어."

'그렇다면 네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뭐니?'

"Family(가족) 이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특별히 기피하는

음식이나 먹고 있는 건강식품은?'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어. 어려서부터 즐겨 먹어오던 음식을 지금도

그대로 먹고 있어."

'특별히 아픈데는 없니?  복용하고 있는 약은?'

"전혀 없어"

'잠은 잘 자고?'

"아주 잘 자. 낮에 의자에 앉아 잠시 오수를

즐기곤 하지."

' 혹씨 인생을 살아오면서 불행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니?"

" 딱히 그런 기억은 없어. 나는 늘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왔었거던."

' 마지막 질문인데, 너의 종교는?'

"평범한 Methodist 신도로 교회에

츨석해 오고 있어."

Henry 는 나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은은한 미소가 단 한 순간도 그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Green 농장은 영국에서 이민 온 농부 할아버지

Mr. Green 이 1,200 Acres 에 달하는 거대한 Plantation 을 할머니, 처가집으로부터

구입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는 영국에서 들어온 말들이 주요 생산도구였었고, 각종 과일, 옥수수, 밀을

비롯한 각종 작물들 외에 소, 말, 양, 등

가축들도 길렀다고 한다.

모든 농작물들과 가축들은 미국대륙에 본래

있었던 것들이 아니라 유럽 이민자들을 따라

수입해온 것들이다.

'노예를 노동력으로 사용했었느냐?' 는

나의 질문에, 노예를 사용해 본 적은 없었고

다섯 명의 농장 상주 노동자들과 절기에

따라 파타임 헬퍼들의 힘을 빌려 농사를

지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Mr. Green 은 1900 년대 초에 농장을

인수 받아 네 명의 자녀들을 두었으나 그들 중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자식은 Henry 뿐이라고 했다.

Henry 는 슬하에 5명의 아들들을 두었는데

한 명이 사망을 하고 4명의 아들들이 주위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사과농장은 61세의 막내 아들 Bill 이 상속

받아 운영하고 있고, 다른 한 아들은 Hicks 은 가까운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Grocery store 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손자 Brian 은 근처 농장에서 Bkuebery, Pumkin, 옥수수 등 농사를 짓고 있다

Henry 자신은 Pensivania 에 있는

Lee Leigh University 에서 화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간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차 세계대전 시 군에 징집되어 3년간 군복무를

마친 후 이 농장으로 돌아와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고 있다. Henry 는 첫번째 부인과 65세에 사별을 하고, 둘째 부인은 7년전에

7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내가 만난 그는 단 한번도 농부 외의 다른 직업을 꿈꾸어 본 적이 없는 영원한 농부였다.

나는 떠너기 전에 Henry 에게 Elvis 가 부른

' Can't Help Falling in Love' 답례로 불러주며 언제고 그가 원한다면 내 카라오키 장비들을

들고 달려와 그가 좋아하는 옛 미국 팝송들을 불러주겠다는 약속을 해 두었다.

그의 막내 아들 Bill 도 가수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20년간 매년 사과 수확철에

찾아오겠다며 나를  꼭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

"꼭 그럴께.' 그는 연신 웃는 얼굴로

두 손을 흔들며 나와의 작별을 아쉬워 했다.

 

09/19/ 2021

100 살 먹은 나의 친구 Henry 를 그리며.

버지니아 숲 속에서

박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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