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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박세훈  |  해미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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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10월 06일 (수) 22:46:53
최종편집 : 2021년 10월 06일 (수) 22:49:54 [조회수 :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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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강은교 옮김, 이레

함석헌 선생님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비난하고 등지고 있을 때 어머님처럼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책이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똥통에 빠진 자신을 아무 말 없이 깨끗하게 닦아주셨던 어머님처럼 자신의 허물도, 자신의 잘못도 품어주고, 안아주었던, 그래서 자신을 위해 하늘 어머님께서 보내 주셨다고 고백했던 그 책, 그래서 함석헌 선생님은 그 책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번역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라는 책이다. 

칼릴 지브란(1883-1931)은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철학자이자 화가이며 소설가와 시인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한 레바논의 대표작가이다. 그는 레바논 북부에 위치한 동방 가톨릭 교회 일원인 마론파 신자들이 모여 사는 브샤리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외할아버지는 마론파 가톨릭 성직자였다. 지브란은 아메리카의 보헤미아라고 불리는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독신으로 지내며 예술 활동에만 전념하며 늘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주장하다 마흔 여덟의 나이로 짧은 일생을 마쳤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알무스타파라는 예언자가 오팔리즈라는 곳에서 12년 동안 머물다가 고향으로 떠나려고 배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팔리즈 사람들은 예언자에게 마지막 진리를 전해 달라 간절히 청하고, 예언자 역시 슬프고 안타깝게 여기던 터라 기꺼이 그 청에 응하게 된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궁금히 여기던 것에 대하여 한 명씩 질문을 하면서 예언자가 답을 하는 형식이다. 그 질문은 사랑, 결혼, 일, 죄와 벌, 이성과 열정, 자유, 고통, 우정, 기도, 선과 악,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다양한 주제와 더불어 철학적인 사유에 이르기까지 무려 스물여섯가지에 이른다. 

사실 신학교 시절 필독서에 가까웠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가 그렇게 마음에 와 닿는 책은 아니었다. 선문답식의 알 듯 모를 듯싶은 이야기들이 20대 뜨거운 가슴의 청년에게는 낯선 문법의 책이었음에도 분명했다. 서재 한 켠에 꽂혀 있던, 20년 동안 잊고 있었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다시금 꺼내들게 되었다. 

함석헌 선생님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그 예언자, 왠지 코로나에 지쳐가던 일상, 목회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 몸과 마음에 힐링이 필요했던 차, 내 마음을 위로해 줄, 내 삶에 리트릿이 되어줄 좋은 책을 찾다가 집어 든 책이 바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였다. 

고통에 대하여 예언자 알무스타파는 말한다.
“의사를 믿으라. 말없이 고요하게 그가 내주는 약을 마시라.
그의 손은 아무리 무겁고 딱딱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이의 부드러운 손길에 인도되고 있으니.
그가 내주는 잔 아무리 그대들의 입술을 불타게 할지라도, 도공이신 그 분의 눈물에 적신 신성한 흙으로 빚은 것이니...”

오늘도 보이지 않는 그 분의 따뜻한 손길이 고단하고 곤고한 삶에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모든 이들을 어루만져주시고 일으켜 세워주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박세훈 목사 (해미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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