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리교회는 2030년 이면 1930년 12월 2일 기독교조선감리회 총회가 조직 된 이후 100년을 맞이합니다. 2020년 12월 3일 현재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설립 90 주년에 서서 앞으로 10년 동안 지난 한 세기의 역사와 전통을 성찰하고 비판적인 극복과 창조적인 계승의 길로 다른 한 세기의 새로운 역사지평을 열어 내야합니다.

그 10년을 앞둔 시점인 2020년 한국과 전 세계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와 초양극화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으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전 인류문명사의 대전환이 그 이전과 이후를 가르며 진행되는 가운데 일반 서민들의 삶과 한국교회의 생활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제 지구와 인류는 지난 250여 년 추구한 물질문명의 과도한 돌진과 화석연료 산업자본주의 소비문명의 극단적인 폐해를 겪으며 예수 그리스도와 동서양의 선현들이 개척해낸 생명내면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삶의 세계를 심원하게 회복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그 생존이 불확실하게 되었다. 생명영성문명의 창조를 통해 창조세계의 균형과 조화와 공존과 공생과 평화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현재 한국감리교회는 기존 패러다임이 낡아 신앙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한생명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는 지금 패러다임 전환기와 세대교체기와 시대교체기를 당하여 심각한 관심과 집중된 헌신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신앙의 희망으로 밝게 보지만, 현실의 눈으로 보면 암담하기도 합니다.

지난 인류의 근현대사는 동서가 근대제국주의의 비극을 겪으면서 5천여 년의 역가 지나 비로소 한 세계사의 단계로 본격 진입하는 일대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과거 한 세기가 무력과 전쟁을 축으로 돌아간 죽음과 극단적인 경쟁의 시기였다면 오는 한 세기는 문화력과 평화를 축으로 움직이는 생명과 공생의 시대여야 합니다.

한국감리교회는 격동의 19세기 말 사랑과 구원의 신앙공동체로 출현하여 ‘개화와 독립 지향의 교회’(제1교회)로서 일제강점기 사명을 감당했고, 분단 후 남한에서 ‘치유와 민주 지향의 교회’(제2교회)로 부흥성장과 저항분투의 역정을 걸었습니다. 이제 ‘평화와 공생 지향의 교회’(제3교회)로서 새로운 시대에 하나님의 새로운 사명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간 한국감리교회는 개화기에 인류사의 새 빛을 지닌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의 길을 개척했고, 1930년 ‘진정한 기독교회-진정한 감리교회-진정한 조선교회 패러다임’의 궤도를 창출했으며, 1978년 이후 ‘개체교회 중심의 풀뿌리 패러다임’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하나님 나라의 섭리를 새롭게 펼칠 ‘한국감리교회의 큰길로서 한생명의 길 패러다임의 신앙공동체’ 즉 한생명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를 빚어내며 한반도와 아시아와 세계와 지구에 사랑과 평화와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한국감리교회는 자기 역사와 신앙전통을 교육하는 동시에 새로운 역사창조의 길을 걷는 훈련을 합니다. 자기의 역사와 전통을 망각한 사람이 자신을 알 리 없습니다. 한국감리교회 위기의 큰 원인은 자기 정체성 상실에 있습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고,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가야하는지가 희미합니다. 우리시대를 당당하고 희망차게 살아가도록 새 차원에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야 합니다.

이제 한국감리교회는 적어도 10년간 기도와 활동과 경제의 거의 전부를 다음 한 세기 새로운 사회와 교회의 주역들을 양성하는 데 쏟아 부어야 합니다. 개화기에 옛조선이 아닌 새 한국의 세대들을 길러내는 데 주력하며 출현하고 정착하고 투신하여 근현대사의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서 교육과 선교와 친교와 봉사의 초점을 다시 한 세기의 빛을 지닌 새 세대를 빚어내는 실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감리교회는 21세기 지구촌기독교의 핵심으로서 인류보편적인 사랑과 생명의 빛을 발하도록 합니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삶과 참 세계를 여는 새창조 생명의 원형(archetype)이요, 각 시대에 요청되는 신앙생활과 교회운영의 패러다임(paradigm)은 이 원형의 생명력과 창조력을 해석하는 모형이고, 그 패러다임의 초점과 조명을 받으며 역사구조와 신학적인 담론(discourse)을 생성해내며 한 시대를 건강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여기서 한국감리교회 신앙공동체는 개화기에 개척된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의 생명 맥과 일제하 강하게 천명했던 ‘진정한 기독교회와 진정한 감리교회와 진정한 한국교회’의 자기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열어가야 하며, 바로 셋째 동방의 등불의 심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한국감리교회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와 초양극화 시대의 요청에 복음적이며 역사적이며 미래적인 응답을 하며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 나라를 살고 또 실현해가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새로운 신앙공동체로 현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고하고 애쓰는 우리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30 메소디스트 포럼(Methodist Forum)

총무 곽일석 목사(iskwa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