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정치의 존재이유는 자유다>, 홍원표 저, 한길사

불편한 진실은 매우 흔한 표현이다. 책으로도 출판되었으며, 개그콘서트의 소재로도 사용되어 더욱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사실 나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읽지는 못했고 그 내용도 잘 모른다. 그러나, 아렌트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 항상 이 표현이 떠올랐다. 아렌트는 언제나 “사유하는 삶”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사유해야 불편한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대학교 수업 중 유난히 아렌트와 관련된 수업이 많았다. 솔직하게는 내용이 많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나와의 대화와 나와의 소통을 통한 사유가 원활해야 기계적인 일만 하지 않는 “사유하는 삶”, 즉 “빛의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내용은 잘 기억난다. 당시 이런 내용의 수업을 들었을 때, “사유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굳이 왜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약간 달라졌다. 

최근, “사유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하게 느껴졌다. 낮에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며 충분히 사유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녁에는 사유하지 않음으로써 휴식을 느끼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가 없는 TV 화면을 들여다 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렌트의 책을 다시 되돌이켜보니 과연 내가 낮에 한 것이 “사유”일까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노동의 효율성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했을 수도 있지만, 나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사유는 없는 기계적인 어둠의 삶을 살아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과연 사유는 필요한 것일까? 굳이 불편한 진실을 찾아가며 낮과 저녁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 삶의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내가 하는 행동이 옳은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유하지 않을 때에는 몸과 마음이 상당히 편안할 수는 있다. 다만, 조금 다른 차원의 “삶의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내가 하는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motivation과 열정을 찾기는 힘들다. 이어가 이런 motivation과 열정 없이는 기계적인 삶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삶과 진정한 행복의 삶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이 글을 마무리하며 생각한다: 내게 일은 왜 필요한 것일까?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 것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유를 해야 하는 것일까? 끊임 없이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를 가꾸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준비한다. 

장경은 (해외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