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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지체[설교] 롬12:3-8, 청파감리교회 김기석목사 설교와 음성듣기

당당뉴스 | leewaon3@chol.com

입력 : 2006년 11월 26일 (일) 00:00:00 [조회수 : 3248]

서로 지체
롬12:3-8
(2006/11/26)

음성으로듣기

[나는 내가 받은 은혜를 힘입어서, 여러분 각 사람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마땅히 생각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분수에 맞게 생각하십시오. 한 몸에 많은 지체가 있으나, 그 지체들이 다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와같이, 우리도 여럿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있으며, 각 사람은 서로 지체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따라, 우리는 저마다 다른 신령한 선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그것이 예언이면 믿음의 정도에 맞게 예언할 것이요,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또 가르치는 사람이면 가르치는 일에, 권면하는 사람이면 권면하는 일에 힘쓸 것이요, 나누어 주는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지도하는 사람은 열성으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 불임의 신앙
예수님은 당신을 따라 나선 제자들을 보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마5:13, 14)고 말씀하셨습니다. 직설법으로 되어 있는 이 말씀은 사실은 초대이고 명령입니다. 예수를 믿고, 예수를 따르는 자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보다 잘 요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소금처럼 자기를 녹여 부패를 막고 또 맛을 내는 것, 자기 속에 있는 기름을 태워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들의 존재 이유입니다. 제가 처음 교회에 나갔을 때 교인들은 습관적으로 교회를 가리켜 ‘구원의 방주’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교회 바깥의 세상은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세계라는 인식에서 나온 말일 겁니다. 세상이야 어찌 되었든 우리끼리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그 바탕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교회를 가리켜 ‘어머니와 교사’라고 일컫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따뜻한 품이 되어야 하고, 자칫하면 방황하기 일쑤인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교사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교회의 그런 역할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세상의 소금 구실을 잘 하고 있습니까? 세상의 빛이 되고 있습니까? 안타깝지만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제게는 없습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진리에 대한 목마름과 절박함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신앙이 개인의 문제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하면서 교회는 병들기 시작했습니다. 신앙이란 우리의 계획 속에 하나님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속에 우리가 동참하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무너졌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진 교회는 이제 갱신의 탄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교회에 위임된 소명은 지금도 우리의 삶 가운데로 돌입하고 계신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욕망으로 뒤틀린 세상에 충격을 가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의 그릇된 질서에 충격을 가하기 위해서 하늘의 망치가 되어야 하고, 새로운 생명을 출산하기 위한 모태가 되어야 합니다.

수억의 신을 가진 인도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은 창조신인 브라흐마(Brahma)와 그것을 유지시키는 신인 비슈느(Vishnu), 그리고 세워진 모든 것을 파괴하는 신인 시바(Shiva)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신은 자기들의 삶을 지켜준다고 믿는 비슈느이지만, 그들은 시바에게도 정성을 바칩니다. 낡은 것이 무너져야만 새 것이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있는 현실의 질서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고, 하나님이 열어가시려는 새 세상 질서에 대해 ‘예’라고 말할 때 비로소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 믿음의 분량대로
바울 사도는 죄인인 인간이 구원을 받는 길을 로마서 1장부터 11장까지 설명한 후에, 구원받은 성도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12장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성도들의 삶은 ‘예배로서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즐기는 그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 바치는 예배가 되도록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 사실을 망각합니다. 그런데 교회 공동체는 바로 이런 망각을 깨뜨려주는 곳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통해 구원을 맛본 이들의 모임입니다. 또 아직 그런 깊은 체험에는 이르지 못했다 해도 구원을 갈망하는 이들의 모임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또한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시고 자비하신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삶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우리가 자기 중심이라는 그늘에서 빠져나와 참된 사랑의 빛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교회에 끈질기게 머물러 있을 때 우리는 조금씩이나마 세상적인 삶의 방식으로부터 벗어나 예배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교회를 떠받치는 두 기둥은 서로에 대한 소속감이고, 각자가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은사를 토대로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욕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더불어 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함께 살다 보면 누군가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의견이 대립될 때도 있고, 보이지 않는 시기심과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려 지내게 되고, 점점 다른 이들과 하나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에 대한 소속감은 허물어지고, 이웃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은 실종됩니다. 이쯤 되면 하나님의 교회는 짓다 만 건물처럼 을씨년스럽게 변하고 맙니다. 항상 감격과 기쁨과 화기가 넘쳐야 할 공동체에 냉기만이 감돌게 됩니다. 로마 교회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앞서 구원을 체험한 비유대교적 배경을 가진 기독교인들과 나중에 교회에 들어온 유대교 배경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보이지 않는 전선을 형성한 채 대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장벽을 허물기 위해 당신의 생명을 바쳤지만, 그를 믿는다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일으켜 세웁니다.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문제는 주도권 다툼입니다. 바울은 그런 로마 교인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이렇게 충고합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마땅히 생각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분수에 맞게 생각하십시오.”(3)

마음의 병통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큰 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불쌍한 사람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너희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하고, 또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눅22:26) 하셨습니다. 누가 이렇게 살 수 있습니까? 자신을 하나님을 향해 늘 열어두고 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현존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 앞에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함을 슬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를 손가락질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주님의 명령 앞에서 자신의 의지를 침묵시킵니다. 그는 조용히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감당할 뿐입니다. 그는 마음의 장벽을 의식적으로 무너뜨리면서, 낯선 사람들, 그리고 감정적으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던 이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밉니다. “거만한 사람을 쫓아내면 다툼이 없어지고, 싸움과 욕설이 그친다.” 잠언 22장 10절 말씀입니다. 쫓아내야 할 거만한 사람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 속에 있습니다.

• 서로 지체되기
바울 사도는 교회를 몸에 빗대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에는 많은 지체가 있지만 결국은 하나라는 거지요. 이런 생각은 사도께서 고린도전서12장에서 더 상세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몸은 여럿이지만 하나(多卽一)이고, 하나이지만 여럿(一卽多)입니다. 여럿이기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하나이기에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교회도 그래야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형성한 교회를 하나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라는 중심을 통해서 모두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흰개미 집단의 서식지인 흰개미탑은 일종의 고립적인 복합동물(複合動物)이랍니다. 거기에는 뇌, 위, 간장, 종의 번식을 보장하는 생식기는 물론이고 식량을 끌어 모으기 위한 손발도 있고 입도 있다는 것이지요. 과학자들은 도대체 이 흰개미 집단을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그 신비한 힘이 무엇일까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페로몬pheromone’이라는 화학물질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페로몬은 전문화된 특정의 세포가 생산해내는 화학 메신저messenger 내지 호르몬hormone으로서, 신체 구석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다른 모든 세포의 활동을 원활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흰개미의 페로몬은 주로 여왕개미가 생산해내는 데, 이것은 곧 다른 흰개미에게 전달되고 이들이 개미탑 전체로 이동해감에 따라 마치 생체 내에 혈류가 흐르듯이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합니다.(라이얼 왓슨, <<생명조류>>, 146쪽 참조)

흰개미탑과 교회를 막바로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뜻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전달되고, 구성원들이 그 뜻을 마음을 다해 수행함으로써 든든하게 서가는 겁니다. 어느 한 군데서라도 소통이 막히면 그리스도의 뜻이 그 공동체를 지배할 수가 없습니다. 신앙은 물론 하나님과 우리들 각자의 긴밀하고도 내적인 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이라는 것은 교회 공동체라는 더 큰 몸에 속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교회에 속해서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할 때 믿음도 자라고 그리스도의 몸도 자랍니다. 이것을 바울 사도는 ‘서로 지체’가 되었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로 함께’는 믿음의 본질에 속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혜는 하나님의 선물인 은사를 동반합니다. 은사는 그러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어로 은혜는 ‘카리스 charis’인데, 은사는 ‘카리스마 charisma’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눈빛이 날카롭고 무게감이 있어 보이면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합니다만, 사실 카리스마는 하나님께서 모든 성도에게 주신 은사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단일하지만 그 은사는 다양합니다. 본문에서는 예언, 섬기는 일, 가르치는 일, 권면하는 일, 나누어 주는 일, 지도하는일, 자선을 베푸는 일 등 일곱 가지를 들고 있지만 사실 은사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합니다. 그 사람의 그릇에 따라서 하나님은 다양한 은사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는데 은사를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은사가 하나님의 선물이라면 거기에는 우열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다 똑같이 소중합니다. 이걸 인정할 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은사는 받은 당사자를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가지고 성도들을 섬기고, 또 일으켜 세우는 일에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성도는 누군가를 위해 선물이 된 사람입니다. 우리가 이런 섬김과 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 때 우리는 세상에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됩니다. 욕심과 이기심이 지배하는 낡은 세상을 무너뜨리고 이해와 돌봄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힘은 바로 ‘서로 지체’가 되는 데서 비롯됩니다.

• 순수함과 기쁨으로
마지막으로 바울 사도는 은사를 사용할 때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언이면 믿음의 정도에 맞게 해야 합니다. 섬기는 일, 가르치는 일, 권면하는 일은 힘껏 해야 합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신앙을 지도하는 이들은 열성으로 해야 하고,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날마다 하나님의 은총 앞에 자신을 세워야 합니다. 내 힘으로, 내 의지로, 내 교양으로 그런 일을 하려면 지치고 낙심하게 되고, 또 누군가를 반드시 원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 아무리 좋은 동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시작했다 해도 욕심이 앞서면 나쁜 결과를 빚게 마련입니다.

살다보면 마음이 울적해지고, 매사가 시들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이웃들을 너그럽게 대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도로 부르실 때입니다. 뭔가로 달아오른 우리 마음을 침묵과 고요 속에 넣어 식혀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아를 말끔히 비워낼 때 우리는 기쁘고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더 넘치게 얻게 하려고 왔다.”(요10:10) 저는 요즘 이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들 속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 계십니다. 참 좋습니다. 사람은 누군가의 동료가 됨으로써, 그리고 남들을 보살핌으로써 성숙해집니다. 오늘부터 새롭게 구성되는 선교회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아내기 위한 최소의 조직입니다. 모든 이들이 각자 받은 은사를 가지고 서로를 풍요롭게 하라는 주님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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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211.202.232.40)

2006-11-27 18:59:38

김기석 목사님 한번 뵙고 싶습니다.

그동안 목사님 곁에서 잘 훈련받은 좋은 일꾼을
대전외노센터에 보내주시니 감사합니다.

미력하나마 하나님 나라를 이땅위에 일구는데 동역하겠습니다.
시간을 내어 한번 찾아뵙고 인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설교말씀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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