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용택 번역, 이너북, 2019

시방 우리는 무기력감과 의욕상실이 팽배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코비드19 팬데믹으로 부터도 그러하고, 또 일정부분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으로부터도 그러하다. 

내일 아침 설교를 해야하는데, 늦은 밤이 되어도 설교가 완성되지 못한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본문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지 않고 있으며,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바로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몸도 움직이지 않는다. 우울한 감정만 든다. 업무상 중요한 시점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는 이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적 인간, 그리고 목회자와 그리스도인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 무기력과 의욕상실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라는 책은 무겁지 않은 책이지만, 우리에게 번쩍이는 깨달음을 준다. 

저자 오시마 노부요리는 25년간 심리 치료를 해온 심리 상담 전문가다. 그는 FAP 요법(Free from Anxiety Program 불안으로부터의 자유)을 개발해 트라우마를 비롯한 수많은 심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과 치유를 주제로 약 30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 국내에 소개된 주요 저서로는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되기 시작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오늘도 참기만 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등이 있다. 

저자는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에선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무기력감과 의욕상실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석하며, 그 원인에 따라 어떻게 이 무기력감과 의욕상실을 극복할 것인가를 자신의 임상실험에 근거하여 말하고 있다. 그는 사회생활, 인간관계, 가족관계에서 무기력과 의욕상실에 빠진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그 사례를 들어 이 책을 전개해 나간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기력과 의욕상실의 원인으로 자신의 마음과 의지의 약함 등이 문제라고 자신을 탓하는 경향이 많이 있지만, 사실 무기력감과 의욕상실의 더 많은 부분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을 탓하는 것은 무기력과 의욕상실의 근본원인에 대한 바른 진단이 아니므로, 무기력과 의욕상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목차를 보자. 
머리말_ 무기력해지는 원인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제1장 무기력 상태는 이렇게나 위험하다/ 01 무기력증이 지속되면 자포자기한 상태가 된다 : 

심리학에서는 의욕이 없어서 행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또는 학습된 무력감, 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부정적인 경험이 지속된 결과, 무슨 일을 하든 무의미하고 쓸모없게 느껴져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 상태, 즉 어떤 대상에도 희망을 품지 못하고 자포자기해진 상태를 뜻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끊임없이 질책을 당하다 보면 뇌의 상태가 전기충격이나 잡음에 노출될 때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 “넌 참 못났다.”라는 언어의 전기충격을 지속적으로 받다 보면, 스스로 ‘못난 자신’을 재현하고자 자신을 못났다고 믿어버리고 실제로 못난 사람이 되고 만다.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이 야기하는 피해는 정신적인 면에 그치지 않는다. 학습된 무기력이 신체 건강과도 관련되어 있음은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대표적인 예가 알레르기나 위궤양과 암의 발병이다. 

02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기면 무기력해진다 / 03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 06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무기력해진다 / 07 무기력증을 치료하는 방법 / 08 내가 무기력한 건 내 탓이 아니다 / 

제2장 내 안에 무기력을 만드는 감정이 있다 : 무기력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능감’이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리고 만능감으로 인해 어그러진 유쾌/불쾌 코드를 바로 잡아 의욕을 되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 04 옳고 그름을 판단할수록 의욕을 잃게 된다 / 05 호르몬 분비도 습관처럼 굳어진다 / 06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앞서 걱정한다 / 09 만능감이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 10 나도 만능감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 12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발작을 일으킨다 / 13 무시당한다는 생각은 분노를 폭발시킨다 / 14 남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감각이 왜곡된다 / 15 논리적인 사고를 멈출 때 변화가 일어난다 

제3장 질투와 간섭을 받으면 무기력해진다 : 당신이 상사에게서 매우 기분 나쁜 말을 들었다고 하자. 당신은 커다란 불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친구에게 이야기했을 때 당신에게 불쾌한 데이터가 친구에게는 유쾌할 수도 있다. 남의 불행은 꿀맛이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순간에 당신의 데이터가 왜곡되는 셈이다. 그 데이터는 친구에게 유쾌한 것이기 때문에 당신의 불쾌함은 친구에게 이해 받지 못한다. 이해 받지 못한다면 당신의 불쾌함은 쭉 지속된다. / 03 발작은 발작으로 제압한다 / 04 타인의 살뜰한 조언이 내 행동을 제약한다 / 05 친한 관계일수록 부러움 섞인 질투를 느낀다 / 06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도 질투심이 생긴다 / 07 내 불행을 보고 은근히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 / 09 상대방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 

제4장 부모와 자식관계에서 무기력이 발생한다 : 부모와 자식의 친밀함 정도가 어떠한 원리로 자식을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그 원리에 관해 설명한다. 그리고 부모와 올바른 관계를 성립할 수 있도록 ‘편지 쓰기’ 방법을 제안한다. / 02 어머니가 만들어낸 외모 콤플렉스 / 03 부모는 자식의 자유로움을 질투한다 / 

맺음말_ 버그를 제거할 수 있는가? : 무기력 상태에 빠진 사람은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마음속에 ‘버그’가 발생한 것과 같다. 버그는 컴퓨터 용어로, 시스템 속에 숨어있는 오류를 말한다. 단 하나의 버그가 컴퓨터를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처럼, 마음속에 숨어있는 단 하나의 버그 역시 사람을 사람답게 행동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은 작금, 무기력감과 의욕상실에 빠져 있는 우리 목회자와 그리스도인 일반에게도 우리 속에 숨어있는 버그를 찾아내 그를 지우는데 도움을 준다.

홍기석 목사(로마연합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