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장을 하든, 합리적으로 하면 된다.

1.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동성애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부인하는 첫 단계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다.

「성경이 동성애에 답하다」라는 책에 나오는 主要요지 중 하나이다. Ⓐ의 부정문은 이렇다.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한 적이 있다는 주장은, 동성애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부인하는 첫 단계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다.

①고대에는 동성애, 이성애란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동성애란 어휘는 1869년 독일어, 1892년 영어로 각각 처음 사용되었다. 따라서, 동성애라는 용어는 성경에 <당연히> 나오지 않는다.

②저자 케빈 드영 교수는, 성경에는 동성애라는 말이 나오지 않지만, <성경은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③이와 같은 주장에 대한 미국식 反論은 이미 소개되어 있다.

<Ⓒ“성경안의 동성애”와 “현대의(또는 성경밖의) 동성애”는 다르다.>

④문제가 해결되었을까? 아니다. 결과적으로 문제는 “성경과 동성애”가 아니었던 셈이다. “누가 진짜 그리스도인이냐”가 핵심이다. 그 관점에서 Ⓐ는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은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가 어떻게 Ⓓ로 변한 것일까? 일종의 “뇌의 착각”이다. 뇌가 착각을 하면, 이성이 이를 합리화한다. 이것을 미리 알고 카피 문구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 매우 유감스럽다). 따라서, Ⓒ는 Ⓓ에 대한 적절한 反論이 아니다. Ⓓ에 대한 적절한 反論은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한 적이 있다는 주장은, 동성애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부인하는 첫 단계이다>이다. 즉, Ⓐ와 Ⓓ의 반론은 Ⓒ가 아니라 Ⓑ이다.

2. 삼위일체도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사용하니, 동성애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① 프로테스탄트교회, 카톨릭교회, 동방정교회는 사도 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381년)를 사용해서 신앙을 고백한다. 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는 1054년에 서로를 파문하고, 공식적으로 분열되었다. 1965년 (1054년의) 파문은 철회되었다.

② 삼위일체 교리는 많은 종교회의를 거쳤고, 381년 콘스탄티노플 종교회의에서 삼위일체 교리가 확립되었다. 성경에 나오지 않는 “동성애”를 교리 안으로 끌고 들어오기를 원한다면, 종교회의(공의회)를 하면 된다.

3. 분석철학을 비판할 때,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만 내용이 없는 일종의 언어 유희이다”라고 말한다. 현상학을 비판할 때 “심오한 듯 하지만, 흐리멍텅하다”라고 말한다. 나는 현상학의 범위 안에서 신학을 공부하였지만 (박사 학위 하나 없는 무명소졸이지만) 종종 분석철학을 사용하였다.

현상학과 분석철학은 실존주의와 언어철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철학과 과학은 구분되지 않은 채 발전해왔고, 근세기 들어 철학과 과학은 뚜렷이 구분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철학은 위기를 맞게 되었고, 그 위기를 극복한 20세기 철학의 2대 사조가, 현상학과 분석철학이다. (1970년대 이후 현상학과 분석철학을 모두 부정하고 나선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한다) 지리적으로 보면, 독일·프랑스의 현상철학, 영국·미국의 분석철학으로 나눠진다. 이 두가지 철학이 과학주의와 전체주의(히틀러, 스탈린)에 맞서서 철학의 자리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학은 어떨까? 신학은 과학으로부터 도전받지 않았겠는가? 즉, <동성애가 교회에 도전한 것이 아니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19세기 신학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심리학과 사회과학이 만들어 낸 동성애 프레임은 이미 낡은 프레임이다. 일례로, 최신 뇌과학은 이미 “프로이드”를 넘어섰다. 의학자들이 의학용어로 “동성애”를 사용하는가? 성전환자와 양성애자들은 동성애자임을 거부하고 있다.

19세기,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신학에 도전장을 내었고, 현대 심리학과 사회과학이 만들어 낸 낡은 ‘동성애 프레임’에 ‘21세기 교회’가 발목이 잡혀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동성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그 의미가 매우 흐리멍텅하다.

동성애라는 것은 이성애가 존재하기 때문에 추론이 가능한 것뿐이다. “생물학적 성”과 “뇌”는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작동하는가? 흐리멍텅하게 말고, 정확하게,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있다면 벌써 노벨상을 수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동성애란 말을 가지고 심각한 주장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게 될 뿐이다.

4. 하나님은 헬라철학에 정통한 바울을 유럽으로 인도하셨다. 유명론과 실재론이 중세 신학의 토양 아니었던가? 그 유럽을 보자. 최근 유럽의 기사를 보면, 헝가리와 체코가 유럽연합으로부터 “성소수자 인권문제”와 관련하여 질타를 받았다.

이런 연유로, 동성애 때문에 유럽 교회가 무너졌다는 주장은 다단계 약장수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시험 전날까지 밤새워 만화책을 보고 히히낙낙한 학생이 그 다음날 시험을 망쳤는데, 그 이유가 선생님이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같다. 작금의 한국 교회의 목사들이 다단계 약장수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舊공산권, 이슬람권과 아프리카권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아마도, Euro나 USA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교회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성찰해야 하는 단계이다. 즉,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차차선이라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