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말 그릇

<리더의 말그릇>, 김윤나 저, 카시오페아, 2021

공동체나 조직에 속해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된다. 그리고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갈망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 책은 오늘날 변화하는 시대 속에 조직의 구성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대화를 할 때 발생하는 어려움은 대체로 소통의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리더, 그리고 그 생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워하는 부하 직원의 모습을 우리는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두 사람 모두 답답해할 수 있다. 

올바른 소통의 첫걸음은 가장 먼저 리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리더)의 말에 대한 상대의 반응이 아닌 내가 진정 상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의 동기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감정적으로 휩쓸려 회의나 대화를 망쳐버릴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억눌리고 소외된 욕구들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욕구를 아는 것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욕구와 감정을 내면에서 정리하여 느끼는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여 소화시키고 버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연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담이나 일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정리해보라는 말은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날 코로나뿐만이 아닌 시대적 요청으로 비대면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어느 조직에서나 일반화가 되었다. 저자는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정확성’, ‘안전성’, 그리고 ‘공감력’이라고 말한다. 정확하고 정교한 언어로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서로가 공격하지 않는다는 안전함과 동시에 보고서에 쓰여 있지 않은 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오늘날 리더가 말그릇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이 책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 즉 나와 함께 일하는 조직원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목표를 높이고, 소통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만드는 요구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더 높은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요즘 시대에 과거의 ‘나를 따르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오히려 ‘너나 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 세대가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면 요즘 세대는 인터넷 검색부터 한다. 이전 세대는 일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배웠다면 요즘 세대는 의미가 있어야 일을 시작한다. 또 혼나지 않으면 잘하고 있다고 믿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세대는 칭찬을 받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다. 
이러한 현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오늘날 회사(조직) 내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흐름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기억하며 리더 자신이 먼저 이런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대화의 방식이나 요령보다는 리더로서 말그릇이 큰 사람이 되고 싶어지도록 만든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 진심어린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바램은 어느 공동체에나 필요한 일이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나의 진심을 잘 전달하도록 마음의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을 추천한다.  

김수민 목사(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