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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자와 무시하는 자
최재석  |  jschoi4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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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5월 25일 (화) 09:30:04
최종편집 : 2021년 07월 17일 (토) 18:02:24 [조회수 :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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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고 교회를 박해한다고 말한다. 반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타종교를 사탄의 세력으로 간주하면서 그것을 한국 땅에서 몰아내고 싶어한다.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들의 뿌리가 같다. 한 나무에 두 가지 열매가 달린 것이다. 한 나무에 두 가지 열매가 달렸으니,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처럼 기이하고 흥미를 끌 만하다. 오늘은 그 두 가지 열매를 구경하려고 한다.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

당국에서 대면 예배를 금지하던 초기에 일부 교인들은 코로나 19의 사망률이 독감의 사망률보다 낮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통계에 근거해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코로나 19의 사망률을 부풀려서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한다고,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의도적으로 제한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들의 말이 그럴듯해 보이자 많은 사람이 그들의 글을 여기저기 퍼 날랐다.

그러나 그 병이 단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병이 아니고 세계적으로 퍼진 새로운 역병이고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코로나 19의 위험을 인정하는 때에, 그들이 독감과 코로나 19를 비교하면서 코로나 19가 독감만큼도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하루에 수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지금 그들의 말은 가짜 뉴스였던 것이 분명해졌다. 

실상 그들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는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문재인을 빨갱이라고 몰아세우는 사람들이 문 정권을 공격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런데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교인들이 그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서 그것을 열심히 퍼 날랐다. 거기에는 전광훈 목사에게 동조하는 보수적인 교인들이 큰 몫을 했다. 

한편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순수하게 하나님 사랑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방해하는 자들은 사탄의 세력이라고 보고,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교회가 대면 예배를 드림으로써 교인들에게 코로나 19가 전염된다면, 그래서 교인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사망자까지 나오게 된다면, 교회는 교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예배의 자유를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런 때 계속 종교의 자유를 고집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자기중심적인 행태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할 뿐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는 일이기도 하다.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는 사람

기독교인들 가운데에는 종교적 자유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19일 석가탄일에 어느 여신도는 불자들이 석가탄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모여 있는 봉은사의 대웅전에 신발을 신은 채로 들어가서 난장판을 벌였다. 그리고 10여 명의 젊은이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조계사 경내에 들어가서 찬송을 부르고 회개하라고 외치기도 하면서 사찰의 행사를 방해했다.

이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내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다면, 남의 종교의 자유도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인들이 자기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남의 자유를 방해한다면 이것은 무책임한, 심히 이기적인 행태이다. 한국의 교인들이 이 정도로 분별력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때 황교안 야당 대표가 불교의 행사에 참석했다가 합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된 일이 있다. 그것을 문제 삼자 그는 합장을 해야 하는 줄 몰랐다고 구차스러운 변명을 하면서 다음부터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60이 넘은 지식인이, 야당의 대표까지 하는 사람이 그 행사장에서 합장해야 하는 줄을 몰랐다는 것을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실상 그는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교의 행사에 참석했다. 그런데 철저한 보수 신앙인인 그는 불교를 싫어하기 때문에 합장하지 않은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불교 사찰에 가서 난동을 부리지는 않겠지만, 석가탄일에 조계사에 가서 행사를 반대하며 회개하라고 외친 사람들과 심정적으로 통하는 사람이다. 보수진영의 교파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 

만약 크리스마스에 불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교회 뜰에 와서 길을 막고 서서 행패를 부린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예수님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라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한국 교회에는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나만을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아주 많다. 

이런 사람들은 이 땅에 깊이 뿌리 내린 불교를 싫어할 뿐 아니라 이슬람이 들어오는 것도 한사코 반대한다. 한때 제주도에 들어온 모슬렘을 난민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보수 교단에서는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말고 내몰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모슬렘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받아들이지 않는 반헌법적 태도를 취한다. 우리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명시하면서 국교가 없다고 말한 것은 모든 종교가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헌법 조항을 무시하면서 마치 기독교가 한국의 국교인 것처럼 처신하는 교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 반헌법적인 태도를 취하는 교인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사람들이다. 


마치면서

지금 문재인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상 정부에서는 기독교를 박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 정부가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고 당국에 협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교회를 박해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순수하게 예배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문 정부를 빨갱이 정부로 치부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의 주장에는 정치적 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신앙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보수적 신앙을 지닌 교인들이 그들의 가짜 뉴스에 속거나 동조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선교 초기에 전도를 위해서 이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린 불교와 기독교를 차별화했다. 그 가르침을 이어받은 목사들이 마치 기독교가 한국의 국교인 것처럼 교인들에게 불교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 그들은 선민의식을 가진 유대인들이 이교도들을 적대시했던 것처럼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대한다. 

타종교를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 대화, 공존, 평등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외면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이다. 종교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기독교뿐 아니라 불교든 이슬람교든 모든 종교가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른 종교를 적대시하는 사람들의 행동은 반헌법적이다.

타종교를 무시하는 사람들과 코로나 19 상황에서 종교의 자유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외견상 아주 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보수에 뿌리를 내린 나무에 열린 두 가지 열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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