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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11월 21일 (화) 00:00:00 [조회수 : 2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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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조국의 현실을 실감케 하는 수능시험도 끝난지라 기숙사생들과 회식을 한 영이 가족은 일층에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데, 숯불 돼지갈비 회식에 참석하지 못한 철수 이사장이 빙그레 웃으며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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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무선거 불법논쟁의 와중에
잠시 쉬었던 이승칠님의 배꼽없는 여자가 다시 시작된다. 당당뉴스 독자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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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우리 사위 회식에도 빠지고 싱긋이 미소까지 지으며 들어오는 것을 보니 무슨 바람이 났나 보네?”
“예, 제 바람은 봄바람이라 벌써 지난 추억이 되었습니다. 허나 거의 30년 만에 중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여자가 생리일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하듯 대학 때까지는 철수는 한 달에 한번의 동기모임을 기다릴 정도였으나 신학대학원에 간 이후로는 30년 동안 한번도 참석해 보지 못했던 것이다.
“세상 친구들 만나보니 기분이 어땠어요?”
서울에 온 후로 희조와 은주를 한 달에 두세 번은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이 남편보기에 미안해서 일부러 동기회에 참석할 것을 권유한 영이는 궁금하여 소매를 당기며 낮은 소리로 슬쩍 물어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동기들은 변하지가 않았다는 기분이 들었어. 육체미 선수였던 내가 목사가 된 것이 제일 변한 일이더군.”
“어머! 형부. 육체미 선수 출신이예요? 한나라당 강대표도 육체미 선수출신이라던데… 한번 만져봐도 되나요?”
족자 이모가 슬그머니 철수 곁으로 다가오려는데 새댁이 땅콩과 쥐포 접시를 상위에 살며시 놓았다.
“애기야, 이리 와서 이모에게 배 자랑이나 하거라. 족자야, 형부 가슴을 만질 것이 아니라 백발백중 사격술의 조카 작품이나 만져 보거라이. 시작이 절반이니 10년 동안 중단 없는 전진을 하자.”
임신 4개월로 제법 아랫배가 참하게 솟아 오른 새댁 옥다선은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남편 삼돌을 쳐다보며 얼굴을 붉힌다.
“허리 사이즈가 26 반이란 원칙을 고수하는 처녀 대통령 후보가 ‘저도 이제 나이가 드니 반 인치 늘어날 것 같애요’라고 대답했으면 명박 오빠를 10포인트나 앞 설수가 있었는데… 언제나 2% 모자란 대답을 하니 답답해서 미치겠네.”
노처녀끼리 통하는 구석이 있는지 박사모에 가입한 후론 증권시세보다 풍향계 시세를 열심히 점검하는 맹렬 당원이 된 족자가 새댁의 배에서 손과 귀를 떼며 불평을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미치고 싶을 때는 이거나 묵으라.”
족자의 입에 쥐포를 넣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영이는 답답한 가슴을 달래기 위해 자신이 내어 놓은 쥐포를 숨도 쉬지 않고 먹던 35년 전의 삼돌 엄마가 그리워지나, 이제 자신이 삼돌 엄마가 된 삶의 빠름이 놀라울 뿐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처럼 깨끗하게 늙어간다고 고건 후보 팬이고 언니는?”
“딱새의 후계자 손학규 후보!”
“형부는요?”
“박력의 화신 이명박 후보!”
“삼순 전도사님은 요~”
“그래도 온건한 개혁주의자 김근태 후보!”
“우리 집안은 가지각색이군. 역시 다원주의 분위기가 흐르는 사랑의 가족이예요.”
족자는 자신의 편인 박사모가 하나도 없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쥐포를 하나 더 집는다.
“아빠, 왜 교회에선 다원주의자들을 싫어하나요?”
며칠 전부터 라합뉴스 헤드에 ‘항거하는 영등포 라합’의 소식이 실리자 전국 라합이 ‘묵사를 묵사발을 내어라!’는 격려의 글들이 올라와 용기와 걱정을 한꺼번에 안고 있는 삼순이가 질문을 한 것이다.
“내가 오늘 동기회에서 느낀 것은 나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는 목사였음으로 세상 친구들을 멀리하는 교만이 완전히 무너지는 날이었어. 높은 지위에 있던 판사나 인기 있는 의사가 스님이나 목사가 되어 화제가 되곤 하는데, 그들은 자신의 숙달되고 안정된 직업 속에서 탐심을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방향을 바꾼 것이란 속마음이 더 중요한 사실이었어.
내가 믿는 신만이 유일하다는 사상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 하나님이 예비해 주신 업이므로 탐심이란 원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 진실한 사람인 것 같아.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 속에는 다원주의 사상을 이미 선포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해. 나는 개척교회 출신이라 남들이 크게 문제를 삼지 않지만 보통 다원주의 사상을 가진 목사님들은 보수적인 교회에서 버티기 힘든 실정이야. 곧 4대가 모여 살 우리 지붕 아래는 다원주의자들의 구성체나 가족이란 사랑애로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잖니. 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사랑이 부족함을 애통해야 해.”
성직자의 길로 들어선 딸의 질문이기에 철수는 오랜만에 근엄한 표정으로 대답을 해 주었기에 쥐포를 씹고있던 입들이 잠시 정지를 하였다.
“이것으로 오랜만의 가족 일부 예배를 마칩니다. 삼순아, 며칠 전에 내가 너희 영등포 홈에 가보니 감독이란 분들이 목은 희고 몸통은 자주색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던데… 혹시 감리교는 색맹단체 아이가?”
“아~ 할머니가 보신 것은 감독님들의 유니폼과 같은 거예요.”
“나도 유니폼은 알지만 소망 목사님이 자주색 입은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고 색맹 금실이도 자주색 때문에 밤을 세운 것 아니가. 무슨 말인지 알겠제.”
남들은 나이 들면 치매현상을 보인다는데 할머니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기에 개혁파 삼순이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당황해 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족발집 30년이면 씨.이.오가 된다.”
개혁파 딸을 위로하기 위해 영이가 구호를 외치자 족자도 덩달아 한 수를 읊는 솜씨는 미드웨이 항공모함 거인들을 상대로 시위협상을 하던 달맞이 동네의 후예다웠다.
“한씨 집안 맏며느리 3개월이면 나이롱 뻥 도사가 된다.”
하루가 다르게 다원주의 가족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새 세대 새댁의 구호에 모두들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하는 것은 각 자의 자제된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멋진 합창이 된다는 다원주의의 기본정신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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