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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보다 더 고운 헤어짐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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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5월 09일 (일) 23:43:48 [조회수 : 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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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은 슬프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의에 의해 헤어짐을 경험했거나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깊은 상실의 고통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상실의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별하는 관계의 상실, 사고나 질병에 의한 신체적 기능의 상실, 물건이나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물질적 상실, 역할의 상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상실 등 모든 종류의 상실을 필연적으로 경험한다. 결국 인생이란 상실과 그에 따른 슬픔과 애도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슬픔은 중요한 대상의 상실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이다. 슬픔은 사람이나 물건이든, 중요한 대상의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감정이면서 동시에 혼란스러운 감정이다. 상실에 따른 반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슬픔을 겪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슬픔은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성격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슬픔이 표출된다. 슬픔에는 죄책감, 수치심, 분노, 외로움, 불안, 공허감, 절망, 무기력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죽음을 포함하여 가깝고도 의미 있는 대상과의 관계의 상실은 살아가면서 겪는 슬픔 중 가장 큰 슬픔의 경험일 수 있다. 관계의 상실은, 한 사람이 정서적으로 특별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들 안에서 이야기하고, 함께 공유하고, 삶의 주제들을 만들어가고, 때로는 싸우며, 그리고 그 밖의 요소들을 함께 나누기 위한 기회들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헤어진 연인을 살해했다는 끔찍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 사회가 상실과 애도, 슬픔을 다루는 방식이 아직은 서투르다는 생각에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관계는 소유가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위해 존재하는 방식이며 상대방이 있어 가능한 것임을 잊고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슬프다.

상실에 대한 슬픔의 감정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측면도 있지만, 상실의 형태나 심각도에 따라 개인마다 독특한 반응으로 나타난다. 상실의 경험 속에는 함께 나누는 일, 떠나보내는 일, 그리워함,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는 것 등이 내재해 있다. 깊은 상실의 경험은 아프고 힘들다. 하지만 이 경험은 단지 소중한 대상으로부터 분리되고 잃어버리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잃음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기회를 갖게 한다. 애도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복합적 감정들은 외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되려 건강한 성장과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진정한 애도는 섣부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슬픔과 애도의 과정은 적어도 3년의 시간이 있어야 안전하게 마무리된다. 애도자를 돌보는 사람은 애도자의 슬픈 감정이 유연하게 흘러가도록, 충분하고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애도자의 손으로 직접 슬픔의 문을 열고 나와 더 나은 만남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인내하며 기다려 주어야 한다.

슬픔은 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슬픔은 삶에 필요한 중요한 어떤 것이다.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슬픔 속에 있는 그 사람과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하나님의 나라가 경험되어진다. 만남이 값지고 소중하다면 헤어짐 또한 곱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헤어짐이든 헤어짐은 끝이 아니다. 영원에 잇대어진 그곳에서의 조우를 기약할 일이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감리회선교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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