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되지 않기 위하여!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저, 웨일북, 2018년

필자는 40대 문턱을 바라보는 젊은 목회자다. 누군가는 40이면 ‘판단이 흐리지 않다’(불혹, 不惑)고 했던가? 그러나 이 바닥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신참(?), 초보목사이다. 그래서 그런지 선배 목사님들은 언제나 나를 위태롭게 바라본다. “신 목사, 오래보고 가야지 그렇게 달려들면 안 돼!”, “내가 평생 목회해보니까 지금은 이걸 배워야 해!” 관심과 충고는 고맙다. 그런데 왠지 거리를 두고 싶다. 왜냐하면 똑같은 말을 계속하고 계시기 때문에.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는 90년대 생이 몇몇 있다. 이미 성인들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답답한 구석이 자꾸만 눈에 띈다. 참 괜찮은 친구인데 치명적인 아쉬움이 보이니, 인생선배로서 안! 타! 까! 워! 견딜 수 없었다. 내가 원래 잔소리가 심한 편은 아니지만, 더 잘되라고 한마디 해 주었다. 그런데 내 소중한 충고가 자갈밭에 떨어지고 말았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하여, “90년대 생이 온다”를 펼쳤다. 

[신인류의 출현]
신인류가 등장했다.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90년생에게서는 내가 기대했던 리액션이 돌아오지 않는다. 엉뚱하게 퉁퉁 튄다. 버릇도 좀 없는 것 같다.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어 하고, 엄청 재미있는 것을 따분해 한다. 즉흥적이고, 돌발적이다. 말을 이상하게 바꾸고, 줄이고, 변형해서 사용한다. 알아듣기 힘든 게 많다. 세종대왕이 가슴 아플 것이다. 무엇보다 꿈과 희망과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쓸데없이 당당한 태도 앞에서 왠지 내가 주눅이 들 때도 있다.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

[이들과 함께 일한다고?]
이들을 사적으로 볼 때는 그나마 다행이다. 직장에 이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이 신입들과 공생해갈 수 있을 것인가? 위계질서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체계도 없고, 통제에도 잘 따라오지 않는 것 같다. 라테는 까라면 깠는데, 이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왜죠?”,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현실은 현실이다]
저자는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들의 변화를 설명해줄 뿐이다. 90년생은 단지, 10년 터울을 가진 특정 연령층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필자가 어린 시절, 오렌지족, X-세대 등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를 대표했던 것처럼, 이제 사회·문화적인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는 늘 진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기존 세대는 빠른 변화가 불편하게 여겨지고, 새로운 세대는 변화를 가로막는 이전 세대들이 답답하게 여겨질 것이다. 이것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 현실이다. 

[핵심은 “소통”]
얼마 전, 90년 대 생으로부터 기가 막힌 소리를 들었다. 요즘 2000년대 생들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렇다! 위는 아래가, 아래는 위가, 그리고 우리는 위에도 있고, 아래에도 있다. 우리는 다 그렇게 중간에 끼어 살아간다. 그때마다 계층을 나누어 편 가르기를 해서는 곤란하다.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우리는 그 시대와 대상에 적응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 될 리가 있으랴? 섣부르게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자는 게 아니다. 그냥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저들은 왜 다르게 접근할까?’, ‘나도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 이런 생각으로부터 출발해보자는 것이다. 핵심은 소통에 있다.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은 꼰대다.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방식은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신동훈 목사(마포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