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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202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활절새벽예배 드려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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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4월 04일 (일) 08:03:02
최종편집 : 2021년 04월 08일 (목) 16:14:35 [조회수 :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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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2021년 부활절새벽예배

2021년 부활절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가 4일 부활절 새벽 중랑구의 신내교회(김광년 목사)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연합예배에는 최소인원이 참석했고 전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방송(https://youtu.be/kbV8A-wL_ws) 됐다.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를 주제로 한 NCCK의 2021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세월호, 기후위기, 노동자의 위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기억하며 부활하신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생명과 희망이 삶의 현장과 고난의 현장에서 생명과 평화의 역사로 이어질 것을 염원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NCCK 이홍정 총무는 4일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회는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고 탄식하며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진실의 인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윤추구라는 맘몬의 법칙 아래 생산 도구로 전락한 채 위험의 외주화에 희생당하고 있는 일용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위로”할 뿐 아니라 “온갖 차별과 편견의 장벽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 주며 그들이 평등한 사회적 존재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버팀목이 되어야”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의 악순환 속에서 자연의 생명을 대상화하고 착취한 결과로 나타난 인류공멸의 기후위기”를 경고하고는 “특별히 지금 주권재민의 가치 위에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이루기 위해 기꺼이 군부독재의 총칼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의 처절한 투쟁에 기도와 장기적 기원으로 연대해야 할 것”을 천명했다.

 

   
▲ ‘부활의 증언자’- (좌로부터)미얀마성공회의 데이비드 브랑 탄 신부, 세월호가족 2학년3반 김시연 엄마 윤경희씨,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이진형 목사, 영등포산업선교회 손은정 목사

‘부활의 증언자’로 세월호가족 2학년3반 김시연 엄마 윤경희씨,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이진형 목사, 영등포산업선교회 손은정 목사, 미얀마성공회의 데이비드 브랑 탄 신부가 차례로 나서서 “‘부활새벽에 새로운 모습으로 오신 주님’이 세월호의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게 하실 것”이고, “더 이상은 사람들의 어리석은 욕심으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주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게 하실 것”이며, “노동자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되찾게 하실 것”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거리에서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와 인권, 생명을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그 날이 곧 올 것”임을 선포했다.

참석자들은 특별히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기도’ 순서를 마련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의 마지막에 미얀마 성공회의 데이비드 브랑 탄(Aavid W. G. Brang Htan) 신부가 단에 올라 “Z세대 주도로 많은 주민들이 전국적으로 큰 위험 속에서도 길거리로 나와서 쿠데타를 거부하며 민주주의화 평화가 다시 미얀마의 땅에 회복되게 하기 위해 매일 시위하고 있는 모든 주민들을 지켜주시고, 체포된 나라의 지도자들, 특히 옹 산 수지 주정부 고문과 위인 민 대통령을 빨리 석방되게 도와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쿠데타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덟개 큰 부족들이 한 마음이 될 것”, “카친족과 카렌족 지역에 발생한 전쟁으로 인한 난민들을 보호해 주실 것”, “미얀마 연방 민주 국가가 빨리 설립될 것”을 구하기도 했다.

교회협은 이날 드려진 부활절을 미얀마 민주화와 평화를 위한 연대의 마음으로 미안마 교우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설교 - 육순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일치위원장)

앞서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육순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일치위원장)는 “부활은 잠깐 죽었다가 되살아난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존재로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고정관념,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새로운 존재’이신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하단 설교문 전문 참조)

그러면서 그는 “부활을 믿는 것은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하고는 “코로나19를 오게 한 그 탐욕과 무절제한 삶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웃을 이용하고 소외시키던 승자독식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무한정 자연을 활용하고 이용하고 착취하던 옛 질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년 부활절을 기해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함께 남과북의 통일을 염원하는 공동 기도문을 발표해왔던 전통이 있었으나 올해는 북측의 합의가 없어 남측이 작성한 초안만 발표됐다.

교회협은 공동기도문(초안)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주민의 안전을 염려하고 남과 북이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정신을 되살려 소모적 갈등의과 대립의 역사를 멈추고 자유왕래와 평화를 누리는 통일 국가로 거듭가게 해 주실 것을 기원했다.

한편 한국교회 68개 교단으로 구성된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주관하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4일 오후 4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예정되어 있다.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별로 각 지역에서 일제히 드린다.

이외에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공동준비위원장 김형원 손은정 목사)가 ‘코로나19와 부당해고로 고난 받는 노동자들’을 주제로, 4월 4일 오후 3시 유튜브로 드릴 예정이다. 

 

 NCCK부활절예배 순서지.pdf

   
 
   
▲ 사회 - 김광년 목사(신내교회)
   
▲ 성경봉독 - (우로부터) 정승원 청년(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회연합회 회장), 김창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황규홍 사관(구세군한국군국업무국장)
   
▲ 특송 - 메조 소프라노 이현승 "살아계신 주"
   
▲ 설교 - 육순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일치위원장)
   
 
   
 
   
▲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 (우로부터) 최소영 목사(한국기독교협의회 여성위원장) 변창배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사무총장) 김정수 목사(대한기독교서회) 김경민 총장(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 미얀마성공회의 데이비드 브랑 탄 신부가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 성찬식 - 집례 이경호 주교(대한성공회 의장주교), 한주희 사제(대한성공회 동대문교회)
   
▲ 분급
   
 
   
▲ 금관5중주 브라스마켓
   
▲ 코이노니아 -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
   
▲ 축도 - 이철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202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활절 메시지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화해와 평화의 역사가,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인류와 자연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도 주님이 걸어가신 구원의 길을 걸으며 다시 사순절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였습니다. 비대면 소통방식을 통해서도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내적 조명에 힘입어, 자기 비움의 영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충만한 은총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성장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멈춰야 할 때입니다. 이제까지 한국교회의 삶과 사역을 깊이 성찰하며 생명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생명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의 좁은 길을 걸어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부활절은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고 선언하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의 성취를 희망하며, 우리에게 은총으로 주어진 “값비싼 친교”를 회복하는 화해의 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관통한 부활의 신앙은,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 사이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하는 “값비싼 친교”요, 새로운 존재로의 갱신입니다.

우리는 역사의 부활을 희망하며, 부패하고 불의한 권력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힌 진실과 평화가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반드시 역사 속에 부활한다는, 성금요일의 신앙, 부활의 신앙을 살아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진실과 평화를 어둠 속에 가두는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시고 참 생명의 빛으로 부활하셨듯이, 우리들은 부활의 신앙으로 감추어진 진실과 평화의 빛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공의와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의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 창조의 보전을 통해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만나며, 고난 당하는 생명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길어 올려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고 탄식하며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진실의 인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대해야 합니다. 이윤추구라는 맘몬의 법칙 아래 생산 도구로 전락한 채, 위험의 외주화에 희생 당하고 있는 일용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을 위로하고, 구레네 시몬처럼 그들의 짐을 함께 지며 노동의 정의를 세워가야 합니다. 온갖 차별과 편견의 장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며, 그들이 평등한 사회적 존재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분열과 갈등의 현장을 찾아가 화해하시는 하나님,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평화를 선포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의 악순환 속에서, 자연의 생명을 대상화하고 착취한 결과로 나타난 인류공멸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인류공동체와 함께 연대해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 패권구도 속에서 신냉전 국제질서가 구축되면서, 동맹의 틀에 갇힌 채 분단냉전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며 평화에 목말라하는 한반도의 민(民)의 생명의 안전을 위하여, 평화를 만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지금 주권재민의 가치 위에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이루기 위해, 기꺼이 군부독재의 총칼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의 처절한 투쟁에 기도와 장기적 지원으로 연대해야 합니다.

혼돈과 무질서 속에 맞이하는 2021년 부활절에, 그리스도의 수난 당하시는 사랑과 부활의 영성으로 국적과 인종, 종교와 이념, 성별과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서, 혐오와 차별이 아닌 환대와 연대의 정신으로, 가장 고통 당하는 이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교회가 됩시다.

‘질그릇 속에 담긴 보화’ 같은 존재의식을 가지고, 코로나19 재난이 가져오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이웃과 세상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참여합시다.

자기 의에 충만하여 선과 악을 가르는 심판자의 위치에 서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며 속죄양을 삼는 신앙의 오만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을 부인하고 맡겨진 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세상의 생명을 섬기는 머슴으로 살아갑시다.

한국교회의 부활절이, 교권주의적 획일화를 극복하고 다양한 색깔과 모습으로 새 희망이신 부활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백화만발한 하나님 나라 정원의 희망과 기쁨의 잔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이경호
총무 이홍정

 

 

2021 부활절 남북(북남) 공동기도문 (남측초안)

생명의 하나님! 남북(북남)의 그리스도인들이 한마음으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새로운 소망을 품고 오늘의 고난을 이겨나가게 하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치유의 하나님! 지구촌은 지난 2020년 벽두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19라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였던 질병의 확산으로 혼돈과 무질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북과 남)은 물론 전 세계가 혹독한 아픔과 시련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옵기는 남과 북(북과 남)의 형제와 자매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거주하는 모든 백성들의 생명의 안전을 지켜 주시옵고, 자연세계를 온전하게 치유해 주옵소서.

역사의 하나님! 금년 2021년은 일본 식민지에서의 해방의 환희와 동시에 통한의 남북(북남)분단 76년, 남북(북남)이 민족의 숙원인 하나의 국가를 수립하지 못하고 개별 국가로 유엔에 동시 가입한지 30년에 이르는 해입니다. 하오나 우리는 여전히 전쟁을 연습하며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바라옵기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화해의 능력에 힘입어 이제는 이토록 안타까운 분단의 역사를 단호하게 청산하고, 민족사의 단절을 평화공존과 통일로 극복하므로 한(조선)반도 위에 하나 된 민족사의 위대한 부활이 새롭게 펼쳐지게 하옵소서.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 남과 북(북과 남)이 30년 전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화해’, ‘상호불가침’, ‘교류협력’ 등에 관한 남북(북남)기본합의서에 합의하면서 한(조선)민족의 미래에 대하여 희망 가득 담았던 아름다운 역사의 시간을 기억합니다. 기도하옵기는 남북(북남)이 잊혀져 가는 남북(북남)기본합의서의 기본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리게 하옵소서. 남북(북남)이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멈추고,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하면서 서로 평화를 누리며, 감동적인 사랑과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경받는 통일국가로 거듭나게 하여주옵소서.

소망의 하나님!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정전 이후, 68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비무장지대에 외롭게 멈춰서있는 녹슨 철마가 이제 다시 남북(북남)의 사랑과 희망, 웅비와 번영의 미래를 가득 담아 남북(북남)을 연결하고 대륙을 행하여 힘차게 달리게 하여주시옵소서. 간구하옵기는 남북(북남)이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에 힘입어 하루속히 분단이라는 비탄의 역사를 정리하고 진정으로 화해하고 동포애를 나누면서 환희 가득한 통일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게 하옵소서.

2021년 만물이 소생하는 봄, 부활절을 맞이하여 남북(북남)의 하나님의 사람들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새로운 미래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다시 사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21년 4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202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활절 새벽예배 설교문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신명기 30:1-4, 로마서 8:22-25, 마가복음 16:9-16)

육순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일치위원장)
 

할렐루야!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가 오늘 예배하는 우리 모두와 한국교회, 그리고 이 땅 위에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따뜻한 봄 기운이 온 땅에 가득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코로나라고 하는 차가운 어둠에 묶여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만물의 영장임을 과시하던 인간은 한없이 무력해졌습니다.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 부활의 소식을 전해야 할 우리 시대 교회는 빛이 없는 등불처럼, 맛을 잃은 소금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금 그 부활의 소식을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준 메시지는 우리의 탐욕과 욕망의 걸음을 멈추라는 것, 뿌리로부터 자신을 성찰하라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로 돌이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부활의 소식을 접하며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돌이킵니다. 오늘 우리 시대가 처한 모든 상황이 밖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고 키운 것임을 고백합니다. 무엇보다 ‘생명이신 하나님 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할 우리가 ‘맘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지 못했고, 이웃을 내 몸처럼 대하지 않았고, 자연과도 더불어 함께 살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이 욕망 가득한 이기적인 삶을 돌이켜 주님 앞에서 섭니다. 그리고 돌이켜 선 그 자리에서 우리의 다짐을 담아 부활의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에 부활의 소식을 전하고 희망을 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현실이 힘들뿐더러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만이 아니라 2천 년 전에도 부활의 소식은 믿기 힘든 소식이었습니다. 당대의 최강대국 로마의 식민 통치 아래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은 낯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활의 소식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을 보면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조차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그들은 부활의 소식을 믿지 않았을까요?
 
  오늘 마가복음을 보면 부활의 아침에 예수께서 맨 처음 그 모습을 보여주신 것은 일찍이 일곱 귀신을 내쫓아 주셨던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예수 부활의 소식을 전했을 때 그들은 그 소식을 믿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가 우선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여성 마리아의 증언이었기 때문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무려 일곱 귀신에 사로잡혀 고통의 삶을 살던 사람이었고, 그것도 여성이었습니다. 제자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마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해고 노동자들, 이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소리도 이제 그만하라며 외면합니다. 인명 살상이 진행되는 미얀마의 아우성을 지구촌 강대국들은 깊이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여성의 지위가 나아졌다고는 하나 한국교회 교단정치만 들여다보아도 여전히 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자리 잡은 편견, 자기중심주의가 부활의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2천년 전 막달라 마리아의 증언이 제자들에 귀에 들리지 않았던 이유, 그녀가 전한 부활의 소식을 믿지 않았던 이유, 아니 오늘 우리에게 부활의 소식이 믿을만한 소식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바로 우리 안의 오래된 편견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기에 제자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오늘 마가복음 16장 12-13절은 이렇게 전합니다. “그 뒤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시골로 가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그 두 사람도 돌아와서 다른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으나 그들은 그 말도 믿지 않았다.”(막 16:12-13) 부활하신 예수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입니다. 여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부활은 잠깐 죽었다가 되살아난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존재로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부활은 소생이나 과거로의 회생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의 근원적인 변화입니다. 

  우리는 우리 뇌의 스키마 작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쉽게 다른 모습,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보려면 이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고정관념,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새로운 삶의 차원으로 다가오신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변화되지 않으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신, 곧 ‘새로운 존재’이신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부활을 믿는 것은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것은 메마른 씨앗에서 사과나무를 보는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것은 말라붙은 가지 끝에서 꽃의 향기와 벌의 날개짓을 보는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것은 깊고 진한 어둠 속에서 동터오는 태양을 보는 것이고 대낮에 하늘을 우러러 은하수를 보는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것은 이미 죽은 것처럼 사는 것이고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결국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과 이웃을 보는 것,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옛 사람과 결별하고, 옛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낡은 질서와 결별할 때 나는 새로운 존재가 됩니다. 그때 ‘다른 모습’. ‘새로운 존재’로 나타나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보입니다.      

  그래서 열 한 제자들은 음식을 먹을 때 나타나신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음식을 나누고 함께했음에도 불구하고,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는 그들의 믿음 없음과 마음의 완고함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들의 편견과 고정관념, 낡은 틀이 부활하신 예수를 보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탄식이 있습니다. 새로운 존재가 되지 못한 인간, 변화하지 못한 세계는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모습으로 오시는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볼 수 없으므로, 옛사람, 낡은 질서 안 갇혀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모든 피조물이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의 탄식은 한 사람의 탄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인간의 탄식은 인간의 탄식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서는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나왔다고 증언합니다. 아담은 “이는 내 뼈 중 뼈요, 살 중 살”이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너와 내가 분리될 수 없다는 것, ‘너는 곧 나’라는 고백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분리할 수 없는 존재로 지어졌습니다. 또 성서는 인간은 흙에서 왔다고 증언합니다. 이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왔다는 증언입니다. 인간과 생태계는 분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은 유기적인 관계입니다. 오늘의 팬데믹 상황은 피조세계가 얼마나 상호의존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어떻게 이 상호의존 질서를 파괴하고, 자신마저 고통스러워졌는지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늘 로마서에서 인간은 “모든 피조물”의 한 구성원이며,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고 일깨워 줍니다. 그런데 여기 바울이 말하는 ‘진통’은 해산의 진통을 뜻합니다. 모든 것이 파멸하는 절망의 진통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낳는 희망의 진통입니다. 몸의 속량을 기대하는 진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이 팬데믹의 고통이 희망의 진통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멈추어 서서, 우리 안의 욕망을 돌아보고, 하나님께로 돌이키고,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오늘 구약 신명기 말씀은 새로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앞 둔 모세의 고별설교입니다. 모세는 여기서 이스라엘의 미래에, 그들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재난과 재앙이 닥쳐올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혹 탐욕과 불순종으로 그런 재난 상황 속에 빠져들 때 그들이 선택해야 할 길을 명료하게 알려줍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살던 삶을 돌이키라는 것입니다. 저주받은 것 같은 고통에 던져질지라도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하나님도 마음을 돌이키신다는 것입니다. 신명기 말씀을 개역개정으로 다시 한 번 봅니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로부터 쫓겨간 모든 나라 가운데서 이 일이 마음에서 기억이 나거든 너와 네 자손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와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것을 온전히 따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마음을 돌이키시고 너를 긍휼히 여기사 포로에서 돌아오게 하시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흩으신 그 모든 백성 중에서 너를 모으시리니 네 쫓겨간 자들이 하늘 가에 있을지라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거기서 너를 모으실 것이며 거기서부터 너를 이끄실 것이라”(신 30:1-4)

  오늘 말씀은 이스라엘을 향한 회개의 요구도 강렬하고, 하나님의 회복의 의지도 강렬합니다. 즉 우리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전환하기만 하면 우리의 삶은 반드시 회복된다는 말씀입니다. 여기 회개, 돌이킴은 우리의 몫이고, 회복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돌이킴, 회개와 결단이 선행해야 함을 본문은 말씀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부활절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 따르면,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다른 모습, 새로운 존재로 다가오십니다. 예수를 만나 일곱 귀신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존재가 되었던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았으나, 옛사람 그대로, 낡은 질서에 묶여 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눈의 비늘이 벗겨지지 않았고, 돌이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돌이킴이 필요합니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무슨 결단입니까?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코로나 19를 오게 한 그 탐욕과 무절제한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이웃을 이용하고, 소외시키던 승자독식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무한정 자연을 활용하고, 이용하고, 착취하던 옛 질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자연과 하나였던 상생의 질서, 하나님의 창조질서에로 돌아가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더 이상 무한경쟁에서 승리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삶으로 돌이켜야 합니다. 결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공존과 상생의 새로운 일상을 결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돌이키는 결단의 자리에서 비로소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시는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부활의 봄입니다. 겨우 내 움츠렸던 나무에서 새순이 돋습니다. 새순은 신비롭게도 가지의 가장 약한 곳을 뚫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힙니다. 우리는 이 생명의 신비를 기억하며, 우리 시대 가장 약하고 여린 순 같은 모습으로 피어나는 부활생명을 주목합니다. 그 희망을 주목합니다. 우리 시대 가장 약한 곳, 가장 낮은 곳, 가장 아파하는 자리에 다른 모습으로 오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하나님께로 돌이켜, 새로운 존재, 다른 모습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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