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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후교회
유미호  |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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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3월 09일 (화) 00:04:26
최종편집 : 2021년 03월 10일 (수) 13:09:27 [조회수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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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후교회

<기후교회>, 짐 안탈 저, 한성수 역, 생태문명연구소

   
 

우리는 지금 기후 위기 비상 상황에 놓여 있다.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10ppm을 넘는 등 지구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 세계가 지구 온도상승 1.5를 공동목표로 정했지만, 금세기 말이면 최소 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이 예상보다 70년이나 빨리 녹고 있을 뿐 아니라 폭염과 폭우, 홍수와 태풍, 가뭄과 산불, 해수면 상승과 종의 멸종에 식량위기와 감염병까지 각종 재난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상황에만 있지 않다. 상황 자체를 여전히 부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벌여놓은 일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로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적당히 거리두기 하며 침묵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삶에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주어야 지구온도상승 속도는 낮아질 것이고 더 큰 재난, 파국도 면할 수 있다.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위기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정해야만 지금껏 지구에게 행한 일을 회개하고 ‘지키고 돌보라’고 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적절히 응답할 수 있다. 다행히 호주 산불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 긴 장마 등으로 인해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는 이들이 늘었는데, 상황이 위급해져 불안과 우울함에 빠져 있거나 두려움에 절망하여 앞서 포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 위기가 커질수록 세상에 희망을 선포해야 할 이는 그리스도인이다. 환경운동가이자 목회자로서 ‘기후교회(한성수 옮김, 생태문명연구소)’를 쓴 짐 안탈은 “기후위기를 주님의 제자로서 마주하면, 진리를 알게 되고 그 진리가 자유롭게 할 것(요8:32)”이라고 말한다. 주님 주시는 희망은 그 누구도 빼앗거나 후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위기가 그 어떤 것보다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한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풍랑과 같은 기후위기지만, 담대히 마주하면 위기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생명들을 이웃으로 품고 사랑하게 될 것이고, ‘물 위를 걸으라’ 하시는 주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또 주님 의지해 위기를 건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기후위기의 한 복판에 서 있지만, 우리 모두가 “나는 누구이며 어디 있는가? 우리의 이웃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기후위기 시대 주님은 나와 우리 교회를 어디로 초청하고 있는가?” 하고 따로 또 같이 진지하게 묻고 답함으로, 우리 모두에게 새 하늘과 새땅의 희망을 건네주길 소망한다.

이제 우리는 기후위기를 피하고는 주님을 따른다는 것이 불가능한 지도 모른다.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 나와 우리 공동체를 부르고 계신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금 주님은 기후위기 앞에 고통 받으며 사라져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하나님의 자녀된 나와 우리 공동체를 부르시고 계신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아직 기회가 남아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내어 함께 해보라고 청하신다. 죽음이 아닌 생명의 길, 즉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바꾸어 그에 맞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 실행하면 우리와 우리 후손이 잘 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계신다.

교회뿐 아니라 함께하는 크고 작은 신앙공동체들 안에서 때로 하나님의 피조물들과 함께 아파하고, 때로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지금의 기후위기를 함께 공부해보자. 공부하며 우리 공동체만의 기후행동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선포해보자. 그러면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는 생명들을 두려움 없이 지키거나 용기 있게 증언하는 이들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때론 화석연료라는 모든 산업기반 구조의 확대에 저항하며, 재생 가능 에너지를 우리 공동체 안에 수용하기 위해 시간과 재정을 내게 될 수도 있다. 때론 하나님의 선물인 피조물을 존중하면서 지속해가는 삶을 살고, 또 그 삶을 보편적으로 살아내는 사회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기도요, 삶의 우선과제로 삼을 수도 있다.

우리 안에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그 너머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기후교회’들이 날마다 세워져가길 꿈꾼다. 기후위기 앞에서 성령으로 거듭나는 크고 작은 신앙공동체로서의 ‘기후교회’가 세워지고, 그들을 통해 성장 대신 탄력성을, 소비 대신 협력을, 발전 대신 지혜를, 중독 대신 균형을, 과잉 대신 적당함을, 편리 대신 비전을, 무시 대신 책임성을, 자기중심적 두려움 대신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을, 시민불복종과 제자도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임이 늘어가길 기대한다.

부족한 목표와 전략으로 발표되었지만, 2050년까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에 맞먹는 환경보호 활동을 펼쳐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려는 ‘2050 탄소중립’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10년이 중요하다.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10년이란 기회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기후위기의 순간에 온전히 머문 결과가 어떤 것으로 나타나든, 지역사회 내에 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의 것으로 비상하게 교육하고 실천하는 일이 이어지길 소망한다. 함께 연결되어 두려움과 절망, 주저함 모두 벗어던질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용기 내어 기후불의에 저항하면서 나와 우리 후손과 비인간 피조물까지도 사랑해냄으로, 기후변화를 늦추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여는 그리스도인 되길 소망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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