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교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목사 자격까지 박탈해야 한다(27.3%) ②목사 자격은 유지하되 징계해야 한다(25.3%) ③축복은 목사의 고유 권한이므로 누구를 축복하든 징계해서는 안 된다(29.5%).

나는 이동환 목사가 무죄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동환 목사는 유죄다.

1. 과거에 위대한 신학자들은 동시에 위대한 법학자였다. 해석학에 관하여 작금의 시대에 목사와 판사중 누가 실력이 있을까? 우리 스스로 반성해 볼일이다. “법사상사”(최종고저, 박영사)의 한 단락은 “예수”에 관하여서다. 대략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① 예수의 궁극적 관심은 세상의 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구현에 있었다. 그래서 예수는 기존의 법질서와 그에 안주하는 법률가들에 대하여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②예수는 법률가에 의하여 당시의 실정법에 의하여 사형에 이른 것은 역설적이다. ③예수는 실정법을 넘어서 정의와 사람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④그가 실정법에 의해 재판을 받고, 死刑囚가 되는 데에서 그의 법에 대한 태도가 나타난다. 즉, 그는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 재판장(빌라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의 대답’으로 대함으로써 진리가 결코 말로 대신할 수 없는 ‘주체성’(생명)임을 보여주었다. 법에 관하여서 그는 당시의 ‘악법’에 대항하여 재판을 거부하지 않고 스스로 死刑의 길을 택하면서도, 진리와 正法에 대한 신뢰를 끝까지 견지하였다. ⑤이러한 예수의 법사상은 고대·중세의 그리스도교적 법사상에 계속적으로 영향을 주었고, 특히 16게기 종교개혁자들에 의하여 새롭게 설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위대한 법사상이 고대 히브리법사상에서 발원되었다는 것은 놀랍고, 그것이 서양문화와 접촉되어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하겠다(p.17-18요약)

이런 책을 읽고 공부하여 고시 패스후 판사가 된 이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재판할까?

2. 텍스트는 분명하다. 텍스트를 흔들지는 말자. ① 성경이 동성애에 많이 가르치고 있지 않는 것은 fact이다. 심지어 한글 개역에서는 “동성애”라는 단어는 검색되지 않는다. ② 교회는 오랜 세월 동안 동성애를 죄라고 가르쳤다. ③ 그 가르침(동성애는 죄이다)의 성서적 근거는 분명하다.

3. <동성애는 규범적 개념>이고, <성소수자는 자연과학적 개념>이다. (나는 하와이조차 가본 적이 없지만) 미국 교회는 동성애로 인한 교회 갈등 문제를 <성경해석>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면, <성경 안>에서 <규범>과 <자연과학>이 충돌된 것이다. 우리가 미국교회로부터 얻어야 하는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지적대로, 자연법칙과 규범이 구분되지 않는 사회는 닫힌 사회가 된다. 즉, 교회는 규범과 자연과학을 구분해야 한다.

재판의 맹점은 이렇다. ①“찬성” 또는 “동조”를 입증하는 것이 가능할까? ②“natural 성소수자”와 “후천적 unnatural동성애(자)”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 ③단언하건데, 이 두가지를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다.

4. “목사의 축복”을 찬성과 동조행위의 근거로써 삼는 것은 反교회적이고 反교리적이다.

①초대교회의 수난 가운데서도, 교회는 배교자들이 행한 성례를 무효화하지 않았다(도나투스주의 논쟁). 성직과 성례는 개인의 성품과 품행보다 우선하고, 우리가 제정한 장정보다 우선한다. ②교리【32】적으로 성례를 합당하게 받는 이에게만 유익한 결과와 효력이 있고 합당치 아니하게 받는 이는 사도 바울이 말씀한 바와 같이 자기에게 정죄함을 받는 것이다. ③감리교회의 교리에 의하면 성례는 “성찬”과 “세례” 둘이다. 그러나, 베드로의 사도적 전통 아래에 있는 정통교단의 안수받은 목사가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행하는 축복기도”는 범교회사적으로 ‘성례’의 범주에 포함되어왔다. 다른 교단의 목사들이 행하는 축도는 거룩한데 감리교회 목사들이 행하는 축도는 사사롭다고 우리가 주장할 수 있을까?

5. 찬성과 동조에 대한 성격적 해석(2010.10.31. 감리교회 게시판에 작성한 글을 옮겨온다)

베드로가 근친상간을 한 롯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하여, 베드로가 근친상간을 찬성하고 동조한 것은 아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남자들이 롯의 집에 와서 ‘두천사’를 내 놓으라 했다. 그들은 同性을 성폭행하려 한 것이다. 롯은 그들을 막았고, 그들에게 두 딸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異性에 대한 성폭행이요. 두 딸에 대한 아버지의 (성)폭력이다.

우리 중에 누가 감히 롯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말할 수 없는 것을 베드로는 말했다. 아니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모압과 암몬은 예수님의 족보 안에 있다. 그들도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다.

하나님의 계획을 나의 ‘우물 眼’으로 바라보지 마라. 나의 ‘우물 眼’은 하늘의 별을 다 헤지 못한다. 이제, 진짜 대답해보자. 성소수자는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는가? 同性애가 창조질서를 거스른다? 누가 모르는가! 그러면 異性애는 창조질서를 모두 따르는가? 이런 어리석음이 어디에 있는가! 생물학자가 남성과 여성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성’에 대하여 구별한다면, 생물학적 성소수자는 창조 질서를 거스른 것인가? 하나님 스스로 창조 질서를 거스른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실수를 하신 것인가?

근친상간도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었던 것인가? 나는 성경을 읽는 사람으로서 ‘그렇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성애가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다고?! 나는 역시 ‘그렇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경은 18금이지만, 카마수트라가 아니다. 성경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계획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가끔씩 생각한다. 에스라는 왜 이것을 그냥 놔뒀을까? 누구보다도 열렬히 이런 것들을 미워했을 에스라의 마음을 따라잡으려고, 나는 눈을 감는다. 동성애를 반대하려면, 남자가 남자로 사는 것이 행복하고, 여자가 여자로 사는 것이 행복해야 한다.

감리교회, 동성애를 반대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동성애를 막을 준비는 어려워서 하지도 못하고, 애먼 목사들 때려잡지 말고, 한줌도 안되는 성소수자를 때려잡지도 말라. 목사들이 성도들을 그런 일에 동원하는 것은 못된 일이다.

2년은 과하다. 그러나, 감히 추측하기는, 누군가는 면직을 <막기 위하여> <정직>을 택하고, 누군가는 면직을 <내려놓기 위하여> <2년>을 택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자신의 재판은 공정하기를 바라지만, 다른 사람의 재판은 그렇지 못하다. 동성애가 <항문성교>로 이해가 되는 지금, 사실 무엇을 말하는 것조차도 어렵다. 나는 생물학적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멸시하는 것이 죄라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 성소수자는 보호해야하고, 죄의 영향력 안에 있는 동성애와 이성애는 배격해야 한다. 생물학적 성소수자를 부정하는 것은, “창조신앙”을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앞선 세대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 또한 무거운 죄라고 생각한다. 한사람이 짓는 죄보다, 세대가 다른 세대를 향하여 저지르는 집단적인 죄가 훨씬 더 크고 무겁다.

성소수자가 하나님의 질서 안에 존재한다면, 나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특별한 용기와 지혜와 능력을 주셨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설사, 교회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직접 보호해주실 것이다.

나는 우리의 선배들이, 어르신들이, 차가운 길거리 대신, 따뜻한 교회와 따뜻한 가정에서, 그들의 여생을 행복하게, 복되게, 자녀들과의 좋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들은, 나에게 더 가까운 이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비겁하다고 꾸짖는다면, 나는 그 꾸짖음을 달게 받아들이겠다. 또, 누군가가 나의 비겁함 대신 용기 있는 길을 간다면, 나는 박수를 보내겠다.

6. 신학은 목사들끼리 하고, 성도들에게는 성경을 가르쳤으면 좋겠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믿고, 성경을 배우기 위하여 교회에 오는 것이지, 목사의 신학과 정치이념을 배우러 교회에 오는 것은 아닐테니까 말이다

이십여년 목회 기간중 십수년간 감리교회는 파행중이다. 그러나보니 사람들은 너도나도 法法한다. 목사들이 실력이 없으니, 똑같은 해석학을 배우고도, 사회법 운운하며 수치를 모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감리교회의 질서>는 <법이 중심>이 아니라 <감독의 권위가 중심>이다. 우리는 감리교회 목사가 맞지만, 감리교회의 <온전한 질서>안에 목회하고 있지는 못하다.

나는 이동환 목사를 가장 엄하게 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동환 목사가 감리교회내의 질서 안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부족하지만, 내가 지난 여름부터 감리교회 게시판에서 글을 쓰며, 함께 돌을 맞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감리교회의 체제 안정을 위한 글을 쓰다보니 본의아닌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심지어 거의 미친놈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글도 봉두난발격이다. 우리의 육은 매일 죽어야 하고, 우리의 영은 매일 살아야 한다. 육은 우리를 병들게 하고, 영은 우리를 새롭게 한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새로워지고 거듭났으면 좋겠다. 本心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