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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을 한가득 담고 있는 요셉
김화순  |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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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12월 20일 (일) 22:28:58 [조회수 :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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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가부장제의 내음이 짙은, 지독히도 남녀의 구분과 예의범절을 따지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하며 살았고 집안에서 받는 대우도 남자 형제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먹는 것, 입는 것, 공부하는 것까지도 눈치를 보며 억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뚜렷한 원인도 모른 채 서러움과 슬픈 감정을 간직한 어른이 되었다.

살다 보니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에 대한 미움의 감정보다는 그분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배운대로 아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서러움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결혼을 하고서도 규정되어진 남녀의 역할 차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삶의 균형에 대한 조정과 합의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 몸살을 앓았다. 사소하지만 무거웠던 갈등을 풀어내기까지 얼마나 곤한 밤들을 보냈는지 오죽하면 ‘남자로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우스운 생각을 종종 해보았다. 

그래서일까. 지극히 평범한 남성임에도 가부장제의 특권을 누리고 즐기는 이기적인 태도가 아닌, 차이에 대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삶을 이끌어가는 남성들을 보면 멈춰 서 뒤돌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의 폭넓은 관점과 태도에 존경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무수한 가부장제 속의 남성들 가운데 예수의 아버지이며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에게 놀라게 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요셉은 약혼자였던 마리아의 순결을 지켜주었고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말없이 준비한 겸손의 사람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남성들에게 자신을 낮춘다는 것,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의 진정한 본을 보여주는 좋은 지침이 된다. 

아마 요셉도 처음에는 마리아를 이해하지 못하는 보통의 남자였을 것이다. 체면을 중요시 여기고 마리아가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속으로 조용히 정리하려는 그저 평범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천사의 명령을 따라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았다. 로마 황제의 호적조사로 베들레헴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아기 예수를 낳게 된다. 그리고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두 죽이라는 헤롯의 명령을 피해 이집트에서 머물게 된다.

이 간단해 보이는 요셉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참으로 숭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요셉이라는 평범한 한 남성이 어떻게 위험으로부터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보호하였는지, 신실한 믿음 안에서 어떻게 가정이라는 틀을 엮어갔는지를 보여주는 사랑과 배려의 이야기이다. 예루살렘 성전에 남아 공부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뒷바라지한 위대한 헌신의 이야기이다.

아내의 신앙과 결정을 존중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될 아들을 위해 가장의 의무를 다한 요셉은 비록 남성이었지만 겸손과 희생의 상징이 된다. 가부장제의 한 가운데를 살면서도 아내와 자식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비워낸 요셉은, 이 시대의 억지스러운 권위를 부끄럽게 한다. 

별것도 아닌 문제와 갈등 때문에 가족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힘들어할 때, 먹먹한 가슴을 위로해 줄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요셉이 보여준 사랑과 헌신을 떠올리며 겸손의 자리로 옮겨 앉아 보자.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행복은 시작될 것이다. 

김화순/중앙연회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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