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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차례와 기독교 신앙
임종석  |  seok94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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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9월 29일 (화) 21:26:03
최종편집 : 2020년 11월 10일 (화) 01:50:11 [조회수 :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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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는 저희 부부도 다른 부모님들처럼 자식들한테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들네가 온다네요. 집사람의 전화를 받은 며늘아기가 긴 연휴라서 답답하기도 하니 온다 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누가 됐건 한다 하면 그러지 말라는 말을 잘못하는 집사람이 두어 번 말을 해도 듣지 않자 그럼 휴게소 같은 데도 들리지 말고 곧장 오라 했다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라서 시간에 쪼들리며 사는 아이들인데, 연휴가 길면 얼마나 길다고 답답하니 가겠다했겠어요. 정말 답답하면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친정에라도 가면 될 일이지요. 시댁이 싫어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게 세태인데, 그런 시집이 친정보다 좋아서겠어요, 편해서겠어요. 그러나요, 살아가며 미운 정 고운 정 쌓아 가는 동안 사랑을 키우는 것이 낳아 기르지 않은 부모자식간의 사이가 아니겠어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방역의 주체가 되어 방역에 힘쓰자고 큰소리를 쳐 온 저이다보니 조금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기특하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을 보니 이것이 저의 한계인가 봅니다.

그런데, 왜,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많은 가정에서 분란이 일게 하는 거 있잖아요. 아, 그래요. 차례(茶禮), 차례 말인데요, 추석이 다가오니 왠지 그게 생각났어요. 아니, 아니에요. 왠지가 아니라 좀 오래 전 일인데요, 이웃 교회의 장로님 한 분으로부터 들은 말이 생각난 거예요.

오래된 일이라서 정확한 워딩은 생각나지 않는데, 대충 이런 거였어요. ‘나는 문상을 가면 영정사진에 절을 한다. 상주를 기쁘게 하려고 절을 한다.’ 저는 그 말을 듣고 그게 아닌데 하고 생각했어요. 이웃을 기쁘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일이라 생각하고요. 그러나 사람을 기쁘게 하는 그 일이 하나님의 뜻과 배치되는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지요.

아무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싫어하신다면 단연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우리 신자들이 아닌가 해요. 사도 바울도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라고 했잖아요.

식상해하실 것 같아 죄송하지만, 십계명의 제2계명을 보세요.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더 말해 뭐하겠어요. 그러나 그건 제 생각일 뿐, 그렇다면 부모님 사진도 우상이냐고 하실 분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우상, 맞아요. 여기에서의 사진, 그러니까 영정사진은 우상이 맞습니다. 옛날에는 위패를 모셔놓고 제사를 드렸는데요, 위패는 우상임이 틀림없고, 위패대신 쓰인 영정사진도 우상이 맞습니다. 영정 아닌 보통 사진이라 해도 숭배의 대상으로 하여 절을 한다면 그건 우상이 됩니다. 인격을 가지지 않은 것을 숭배한다면 그것은 모두가 우상이 되는데, 사진에는 인격이 없지 않습니까.

말이 약간은 곁길로 나간 면이 없지 않는데, 제가 여기에서 정작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영정사진이 우상이냐 아니냐, 그것에 절을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크리스천으로서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이 신앙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그게 신앙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사는 음식을 차려놓고 절을 하는 것이잖아요. 좀 무식하게 들릴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그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 제사라 하는데 아니라고는 누구도 못할 것입니다. 거기에 조상을 숭배하는 뜻이 담겨져 있지요.

그런데 그런 제사를 지내는 분들은 조상님들의 영혼이 오셔서 진설해 놓은 음식을 잡수시기도 하고 자손들이 드리는 절을 받으시기도 한다고 믿는 거잖아요. 그러나 성경은요, 아무리 영이라 해도 저세상과 이 세상을 마음대로 넘나들지 못한다고 해요. 이러고저러고 할 것까지도 없이 누구나가 다 아는 누가복음에 나오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 이야기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요.

누가복음에는요, 저세상과 이 세상뿐 아니라 부자가 죽어서 간 지옥과 나사로가 죽어서 간 천국까지도 서로가 왕래할 수가 없다고 되어 있어요. 그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에서는 저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오려면 다시 살아나기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도 읽어내지 못할 것도 없기는 하지만, 차례를 받을 만큼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니, 한 번 죽어 저세상으로 간 사람의 영혼이 이 세상으로 와서 차례나 제사를 받는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제 차례를 포함한 제사도 그 격식뿐 아니라 정성 면에서도 많이 약화된 것 같아요. 형식적이 된 면도 없지 않은 것 같고요.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안돼서 점차로 차례나 제사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에요. 그에 대한 논쟁까지도 자취를 감춰 가고 있잖아요. 그러니 제가 여기에서 이러쿵저러쿵할 것도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아닙니까. 듣기 거북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우상숭배는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니, 그와의 결별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바로 그것을 각오하고 결단을 내릴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주제 넘는 말이라고요? 저도 그런 면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죄송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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